Good REASON vs. Good EXCUSE. TOMS code
비즈니스 성악설, 브랜드 성선설, 명분이 있는 '브랜드'는 착한 '비즈니스'를 만든다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2 슈퍼내추럴 코드 (2009년 11월 발행)

지구촌에 100명이 산다면 1명은 AIDS에 감염되었고, 3명은 노예 상태이며, 14명은 문맹이며, 20명은 영양실조이며, 23명은 오염된 물을 마시며, 25명은 마땅한 피난처가 없고, 30명은 실업 상태이며, 33명은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며, 40명은 신발이 없고, 43명은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고, 48명은 위생시설 혜택을 받지 못하고, 58명은 기생충을 갖고 있습니다. _<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푸른숲, 2002)> 중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에 놀랐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만큼 '세상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The interview with 탐스슈즈 창립자 Blake Mycoskie, 코넥스솔루션(이하 탐스코리아) 대표 강원식, 탐스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임동준, 탐스슈즈 마니아 박지원, 김희원

 

 

한 브랜드가 이들 중 ‘신발’이 없는 사람을 돕겠다고 나섰다. 참으로 선한 목적이다. 그런데 ‘비즈니스’를 통해 그 꿈을 이루려 한다고 한다. 선한 목적, 즉 명분과 비즈니스. 어째 조금은 상충되는 이미지를 지울 수 없다.

 

기업 (명사) : <경제>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

 

비즈니스의 주체 중 하나인 ‘기업’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사전적 의미 때문일 것이다. 과연 선한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대의명분大義名分과 영리를 얻고자 하는 실리추구實利追求의 노선이 양립할 수 있을까?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취하는 것’. 말 그대로 신들의 세상에서나 있을 법한, 유토피아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보인다. 대중의 가슴을 요동치게 할 대의명분을 갖는 것, 게다가 그 고귀한 뜻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이 ‘희생’이 되지 않고 ‘실리’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분명 정치인이나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솔깃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윤(실리)을 추구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두고 있는 기업인들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멋진 명분으로 대의를 이루는 동시에 수익까지도 얻을 수 있다니 말이다. 특히 소비자의 지갑을 두고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이 같은 솔루션을 찾는 것은 말 그대로 초자연적인(supernatural) 해답을 찾는 것처럼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만큼, 발견해 낼 수만 있다면 상당히 매력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같은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경영의 구루들도 마찬가지다. 경영학계에서 구루 중의 구루로 손꼽히는 톰 피터스 역시 그의 저서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비즈니스북스, 2005)》에서 ‘명분 중심의 프로젝트’의 강력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앞으로는 ‘텃밭의 소유권’이 아니라 ‘명분’을 위해 싸우는 기업이 승리한다. 이때 명분을 세우는 것은 보스의 역할이다."
비밀 1: 위대한 리더는 하나같이 명분에 따라 움직였다.
비밀 2: NO 명분 = NO 헌신 = NO 와우 = 비열한 술책이 빈자리를 채운다.”
출처 :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비즈니스북스, 2005)》 중 일부 발췌 편집

 

명분이 없으면 조직원이나 소비자의 헌신도 이끌어 내기 어렵고, 와우(WOW, 톰 피터스가 말하는 WOW란 ‘와우’라는 탄성이 나올 만한 일을 의미한다)도 이끌어 내기 힘들며, 단지 소비자를 유린하는 비열한 술책들만 난무하게 될 것이다. 또한 톰 피터스가 ‘명분’이라는 키워드를 고민하게끔 영감을 준 게리 해멀(수많은 언론으로부터 이 시대 최고의 ‘비즈니스 철학자’로 불리는 경영 전략가) 역시 비즈니스에서 보여지는 ‘명분’의 중요성 혹은 파워에 대해 설명한다. 그의 저서 《꿀벌과 게릴라(세종서적, 2001)》에서는 이처럼 소비자에게 자신의 상품이 아닌 ‘명분’을 팔아 성공가도를 걷는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혁신의 설계 규칙 중 하나는 비즈니스가 ‘비즈니스가 아닌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노련한 혁명 기업은 그들이 가진 강점의 많은 부분이 성장, 수익 혹은 개인적 부의 축적을 넘어서는 어떤 ‘명분’에 대한 충성심으로부터 온다고 설명한다. 그 명분은 그들 ‘자신을 넘어서는 매우 숭고하고 근본적인’ 명분이다.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GE캐피털은 자신들이 암을 치료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버진 어틀랜틱은 고객들이 기억할 만한 순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찰스 슈왑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은 고객들이 가진 재산에 대한 꿈의 수호신이 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출처 : 《꿀벌과 게릴라(2001, 세종서적)》 중 일부 발췌 편집

 

그가 소개한 GE캐피털, 버진 어틀랜틱, 그리고 찰스 슈왑은 전 세계를 무대로 선전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수익 창출이 최우선 목표인 기업들 중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취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명분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한번 더 고민해 보아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접근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새롭다. 그렇다면 이 같은 ‘명분’은 왜 강력한 것이며, ‘명분(good reason? or good excuse?)’이란 무엇일까?

 

 

good REASON vs. good EXCUSE

‘명분’을 나타내는 영어 표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moral) justification, justice, moral duty, good reason, good cause, good excuse’ 등이다. 다른 표현들이 명분이란 의미와 동시에 ‘정의, 의무, 이유가 되는 것’ 등과 같은 다른 의미를 내포하는 것과는 달리, 그래도 우리 정서상 가장 알맞은 표현은 ‘good reason’ 즉 ‘좋은(올바른) 이유’인 듯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는 ‘명분’이란 단어가 때로는 ‘겉치레’ 혹은 ‘허울 좋은 개살구’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good excuse, 즉 ‘좋은 핑곗거리’란 표현도 버릴 수 없다. 실제로 “That is a GOOD EXCUSE!!”라는 표현은 정황상 ① “변명 한번 그럴싸하군!”이나 ② “아, 충분히 이해할 만해.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로군!”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가만 보면 다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이 good excuse라는 표현은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등장하여, 이제는 모든 기업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되어 버린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이나 CRM(Cause Related Marketing)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CSR 활동’은 상황에 따라서 소비자에게 ‘선한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기업 활동’으로 비춰지는가 하면, 때로는 ‘허울좋은 술책으로 고객을 유린하는 기업 활동’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연 두 가지 이미지를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CSR 활동’은 상황에 따라서
소비자에게 ‘선한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기업 활동’으로 비춰지는가 하면,
때로는 ‘허울좋은 술책으로 고객을 유린하는 기업 활동’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정성’에 있다. 사회적 분위기의 흐름을 따라 본질적인 고민 없이 이미 있는 기업에 선한 철학을 뒤집어씌우는 행위에는 진정성(적어도 선한 활동에 있어서는)이 있기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기업 설립 이념 자체가 그렇지 못했던 기업은 모두 ‘가면’을 쓰고서 CSR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뒤늦게 이러한 측면을 고민하게 되었거나 그러한 방향성을 ‘진실로’ 갖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외려 기업의 사전적 의미를 볼 때는 이러한 기업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즉 ‘정통성’보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설립 이념 자체가 그러한 목적성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후에 변질되는 기업들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설립 이념 자체가 선한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라거나 대의명분을 가지고 시작한 기업은 아무래도 (그들이 변하지 않는 한) ‘진정성’에 ‘정통성’까지 갖추는 셈이고, 이는 good excuse보다는 good reason 쪽의 ‘명분’을 가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good reason과 good excuse의 기준은 진정성, 즉 그들이 얼마나 그 이념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지속성’을 갖는가에 관한 것이다.

 

 

Shoes For Tomorrow, TOMS

탐스슈즈의 뜻은 ‘Shoes For Tomorrow’ 즉 ‘내일을 위한 신발’이라고 한다. 이 브랜드는 종전에 언급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그리고 그것에 ‘의해’ 살아 숨쉬는 기업, 다시 말해 태생적으로 명분(good REASON)을 잉태하고 태어난 기업이다. 이 브랜드의 컨셉을 소개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ONE for ONE’으로, 만약 한 사람이 이 브랜드의 신발을 사면 신발을 신지 못해 각종 질병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신발 하나를 선물하는 것이다. 제품이 팔리는 수만큼 빈민국 아이들이 신을 수 있는 신발의 수가 같은 수로 늘어난다. 소비자는 신발을 구매하면서 선한 일을 할 수 있다. 28이 멋진, 선해서 더 멋진(좀 더 적합한 표현은 없을까)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사람이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다. 그는 미국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어메이징 레이스(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2명으로 구성된 11개 팀의 참가자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따르는 임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아르헨티나를 다시 여행하면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에게 조금은 공격적이며, 조금은 당혹스럽지만 그들의 진정성과 정통성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을 물었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들은 이 브랜드의 ‘경제 활동’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비즈니스’ 말고는 없는지를 고민하게 했다.

 

 

FROM THE FOUNDER OF TOMS
The interview with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확실히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혹시 런칭을 준비하면서 벤치마킹이 되었던 사례는 없었습니까?
벤치마킹 사례는 없었습니다. 2006년 아르헨티나를 여행 중이었죠. 그곳에서 뛰놀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가난하지만 따뜻한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 또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신발이 없다는 것이었죠. 아이들의 발은 이미 상처투성이였고 감염 정도도 심각했습니다. 그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신발을 가질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ONE for ONE’이라는 개념을 담은 ‘비즈니스’를 생각해 냈습니다. 그것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지속성’이라니오?
그 아이들을 돕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비영리단체를 설립하여 기금을 모은다거나 일종의 캠페인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도 한두 번의 선행 정도로 끝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큰 도움을 ‘지속적’으로 주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수익 모델로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해서, 미국으로 돌아와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탐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 15만 켤레의 신발을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게 되었죠. 결국 생각해 보면 ‘도움의 지속성’을 위한 고민이 ‘비즈니스의 지속성’까지 만들어 낸 셈입니다.
 
하지만 비영리 단체들도 지속적으로 그들의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탐스슈즈도 어찌 되었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일종의 ‘명분(good excuse)’을 내세우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신발’을 주기로 말입니다. 브랜드든 비즈니스든, 모든 것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만약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기부금을 받아 신발을 제작했을 때, 만약 그 기부자들이 제 활동에 흥미를 잃어서 기부금을 끊거나 다른 자선 단체로 기부 대상을 바꾼다면 그 아이들과의 약속을 못 지키게 되겠죠. 저는 그 약속을 계속 지키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많은 자선 단체들이 있습니다. 각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그들의 활동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죠. 그린피스는 지구 온난화를 위해 열심히 활동한다면 저는 아이들에게 신발을 신기는 것을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것이 제가 한 약속이고 탐스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2006년 6월에 런칭해서 이제 막 3년을 넘겼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부터 이만큼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까?
탐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목표는 단 200켤레를 파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르헨티나에서 직접 만났던 그 아이들에게 약속했던 정도만 필요했으니까요.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저는 아직도 놀랄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탐스를 지속적으로 응원해 주고 ONE for ONE 개념에 동의하는 것을 보면 너무 감동적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저로 하여금 앞으로도 좀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도록 만듭니다. 사명감이 생겼죠.
 
경험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신발을 만들어 본 적도 비즈니스를 해본 적도 없었으니까요. 모든 것을 시작하면서 배워 나갔습니다. 생산 공정, 품질 관리, 재고 관리는 물론, 신발과 패션 산업군 전체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하지만 이 꿈을 향해 함께 달려 줄 열정적인 동료들과 저희들의 활동을 지지해 주는 지지자들이 있어서 이만큼 성장했고, 그래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운이 좋았죠.
 
사람들은 탐스슈즈를 구매하면서 어떠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탐스슈즈를 한 켤레 구매함으로써 디자인도 뛰어나고 훌륭한 상품을 받는 동시에, 지구촌 어딘가에서 신발 없이 지내는 한 아이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개인적 욕구와 이타적 욕구 모두를 해결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돈을 지출하는 것에 매우 신중합니다. 소비의 대상 품목뿐 아니라 해당 기업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경제가 어려운 요즘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굉장히 직접적이고 빠른 선행善行이죠. 세상을 혁신적으로, 좀 더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고 싶은 욕구를 탐스를 구매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앞으로는 또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앞으로 진행될 몇몇 계획들이 있습니다. 최근 저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Podoconiosis(상피병elephantiasis의 일종으로 감염된 신체 부위가 코끼리 발처럼 붓는 질환)라는 병입니다. 이산화규소가 많이 든 흙을 맨발로 딛고 다녀서 감염된다고 하네요. 현재 에티오피아에서는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종아리 쪽이 심각하게 부어오르고 상처 부위가 굉장히 쓰라리다고 하며, 심하면 궤양으로 발전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신발을 신으면 100% 예방된다고 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죠. 그래서 현재 일주일에 5번 정도 현지 유통망을 통해 신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탐스슈즈와 같은 브랜드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탐스슈즈 같은 브랜드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듯합니다. 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요?
완벽한 타이밍이란 없습니다. 뭔가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시작하십시오. 당신의 열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정답입니다. 당신을 가장 흥분시키는 것을 하십시오. 그리고 그 안에 선함 혹은 무언가 세상에 나누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녹여 내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보다 더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신이 허락한 비즈니스의 이유, good REASON

good의 어원은 ‘god’에서 왔다고 한다. 그래서 good morning의 의미는 ‘신께서 함께하는 아침입니다. 신이 허락한 아침입니다. 신께서 이 아침을 도와주세요’이며, good bye라는 헤어질 때의 인사말은 ‘God will be with you’에서 God이 good으로, be with you가 줄여져 bye가 되었으며, ‘신께서 당신과 함께하실 것입니다,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탐스의 이러한 선하고 ‘착한 의지’는 Good(God) Will, 즉 ‘신이 함께하는 의지 혹은 신의 의지’로,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선한 명분은 Good(God) reason, 즉 ‘신이 허락한 이유 혹은 사명, 신이 검증한 명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처럼 신의 숨결이 스며든 탐스의 철학이어서인지 탐스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믿음으로 탐스에 대해 알리고(설파한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린다), 구매를 통해 신의 뜻을 받들고 있다. 한국에서 탐스의 철학에 푹 빠져 있는 두 명의 마니아를 만났다.

 

 

FROM TOMS MANIA
 The interview with 탐스마니아 박지원, 김희원
 
굉장히 색다르고 놀라운 브랜드 아닌가요?
박지원(이하 ‘박’) 처음에는 그냥 샀어요. 디자인이 예쁘고 독특해서 샀다가 나중에 탐스의 철학에 대해 알게 되었죠. 그런데 안 믿기는 거예요. 쉽게 이해되지 않았죠. 그렇게 비싸지도 않은 신발한 켤레를 팔아서 똑같은 신발을 기부하면 돈을 어떻게 버나 싶어서 잘 믿지 못하다가 하루는 이 신발을 신고 나간 날 친구들이 무슨 신발이냐고 묻기에 ‘ONE for ONE’이야기를 해줬죠. 그런데 친구들 역시 ‘웃기지 마라, 말이 되냐’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유튜브를 찾아봤죠. 그랬더니 창업자인 블레이크가 *슈드롭shoe drop을 하는 동영상이 있었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저도 직접 보게 돼서 놀랐지만 친구들은 더 놀랐죠. “세상에 그런 브랜드가 있었냐”는 둥 “당장 사야겠다”는 둥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그 다음부터는 탐스를 신고 나가는 날이면 무조건 탐스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일이니까 자꾸 말하게 되는 거죠.
 
* 슈드롭
탐스슈즈에서 진행하는 신발 기부 활동을 말한다. 팔린 수만큼 빈민국 아이들은 신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진행된 바 있는 이 활동을 통해 현재까지 약 15만 켤레의 신발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다.
 
처음에는 한 기업의 철학이나 문화가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서 우선은 디자인을 먼저 보게 되나 봅니다.
김희원(이하 ‘김’) 그렇죠. 저도 맨 처음에는 디자인에 완전히 매료되었어요. 사실 저는 탐스와는 기구하게 만났어요. 탐스를 처음 본 것은 2006년 겨울, 한 잡지의 해외 브랜드 소개란이었는데 진짜 작은 사진과 세 줄 정도의 소개 글이 있었죠. 당시 저는 신발 디자이너였고 한국에서 뜰 만한 디자인이다 싶어서 솔직히 말하면 그걸 보고 모티브로 해서 상품을 만들어 팔았어요. 그러고 나서 2007년에 탐스가 한국에 정식 런칭을 했더군요. 그때 탐스의 기부 문화를 알고 나니까 너무 미안한 거예요.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이 너무 커서 그 회사를 1년 다니다 나오고서는, 탐스 한국지사 브랜드 매니저를 찾아갔어요. 그래서 임동준 씨를 알게 됐죠. 만나서는 이실직고를 했어요. “탐스가 한국에 런칭하기 전에 탐스를 모티브로 삼아서 상품을 판 적이 있다”고요. 그런데 그 매니저께서 그냥 기분 좋게, 또 너그럽게 말씀하시더군요. “오히려 말해 줘서 고맙다”고요. 그 일 이후로 완전히 탐스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CSR이라든가 기타 여러 가지 모습으로 기업들의 기부 문화가 많이 자리 잡고 있는 추세인데, 탐스슈즈만이 가진 독보적인 코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현실적으로 와 닿게 하는 브랜드잖아요. 다른 브랜드는 수익의 1~2%를 기부한다고 하지만 그게 어떻게 쓰이는지는 제가 알기 힘들죠. 그런데 탐스는 이게 어떻게 쓰일지, 누가 받을지, 어떤 가치가 될지가 떠올려지니까 느껴지는 것이 완전히 다르죠. 명품 브랜드들도 좋은 일 한다고 고가의 제품을 한정판으로 내놓는 행사를 하긴 하지만 먼저 괴리감부터 느껴지죠. 돈이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탐스는 제 용돈을 조금씩 쪼개서 모아 주는 기분이에요. 신발을 사고 나서 택배로 박스를 받았는데 패키지에 블레이크가 아이들에게 신발을 신겨 주는 사진이 있었어요. 처음 보았을 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뭉클했습니다. 예쁘게 신으려고 샀을 뿐인데, 막상 사진을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 거죠. 이런 기분을 갖게 해준 탐스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처음에는 디자인에 끌리고 나중에는 철학을 알게 돼서 더 좋아진 것이군요?
그냥 신발 자체가 너무 예뻐서 샀는데, 패키지에 감동하고 신고 다니다 보니 신발 자체도 너무 편했어요. 심지어 나중에는 이렇게 편한 것에 익숙해지면 힐heel을 못 신을까봐 걱정될 정도였죠. 또 디자인이 심플해서 어떤 옷이든 매치가 잘 되고요. 전반적으로 신발 자체에 만족도가 높아요. 친구들에게 퍼뜨리고 다니지 않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 것 있잖아요. 너무 좋으면 강요 아닌 강요까지 하면서 사라고 말하게 되는 것 말이에요.
사실 아무리 그 브랜드의 철학이나 문화가 훌륭하더라도 디자인이나 기능이 다른 제품이랑 비슷하거나 특색이 없다면 크게 어필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처음 한두 번 정도는 ‘좋은 목적이니까’라며 살 수도 있겠지만, 상품이 별로라면 깊이 사랑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탐스는 문화도 좋지만 신발의 디자인이나 기능까지도 독보적이에요. 그 모든 것이 결합된 것이지 단지 “탐스는 좋은 일 하는 회사야”라는 것 때문에 구매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본연의 제품 자체에 가치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원래 남을 돕거나 봉사활동 혹은 기부 문화에 익숙한 편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적극적으로 어디 가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후원 활동을 하지는 않아요. 봉사활동은 몇 번 가봤지만 제가 정말 좋아서 한다고 말하기는 힘들어요. 제 가슴이 뛰거나 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탐스는 제가 좋아하는 상품을 사고, 동시에 어렵지 않게 남을 돕는 것이니까, 구매 자체로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져서 좋은 것 같아요. 작지만 좋은 일 한 가지를 했다는 위안도 있고요. 탐스는 존경스러운 기업이니까 서포터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비록 상품 구매라는 다소 소극적 행동으로라도 말입니다.
저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인지 그런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아직은 학생이고 돈을 많이 벌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하지만 항상 관심은 많아요. 저 같은 사람에게는 탐스가 아주 반갑고 고마운 존재죠. 어떻게 도와야 할지 방법을 잘 모르는 제게 자연스럽게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잖아요. 그리고 물건을 살 때마다 기부 문화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해줘서 좋아요.
 
꼭 이분법적으로 나누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성악설, 성선설 중 어느 쪽이 인간을 설명하기에 더 합당하다고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는 성악설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어느 정도 악하고, 악한 사람들끼리 살다 보니까 선한 일을 하면서 살아가려 하는 것 아닐까요? 사람은 이기적이고 자신을 위해 살고 싶어하죠. 그런데 그런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기 때문에 가끔은 선한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탐스슈즈를 사는 것도 어느 정도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선한 일을 찾아 나서기는 쉽지 않은데 탐스를 구매함으로써 조금 선해지면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이죠.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도 성악설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착하긴 하지만 이기적인 마음이 있잖아요. 인간은 모두 이기적인 것 같아요. 물론 저에게도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기적인 모습이 있거든요. 항상 너무 모순적이죠. 그래서 마음이 늘 힘든 것 같아요. 악한 마음과 선한 마음이 항상 싸우니까요. 또 양심이라는 것이 있어서 더 힘들죠. 사람은 성장하면서,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속에서 ‘양심이 먼저냐 이기심이 먼저냐’를 가지고 끊임없이 내면에서 싸우는 것 같아요.
 
근원적 이유가 어찌 되었건, 탐스슈즈가 다른 브랜드보다 더 좋은 이유, 그리고 스스로 마니아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선한 행동 때문인 것’은 확실한 것이네요?
그렇죠. 저는 나이키도 좋아하고 디젤도 좋아하고, 폴로도 좋아해요. 하지만 마니아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탐스도 그러한 철학이 없었으면 수많은 신발 중에 하나였겠죠. 캔버스화 종류고 약간 플랫한 느낌의 신발. 하지만 그 철학 때문에 제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아이들을 낳아도 신겨 주고 싶은 브랜드라서 감히 마니아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사람 블로그에서 탐스를 만나면 제가 너무 기분이 좋아지고 지나가다가 탐스를 신은 사람을 보면 괜히 동질감이 느껴져서 ‘저 사람도 그 문화에 대해 알겠지?, 누군가에게 신발 한 켤레를 선물한 사람이구나’하면서 흐뭇해지죠. 그 기분이 너무 좋으니까 계속 사람들에게 탐스 철학에 대해 말하고 다니게 돼요. 누가 예쁘다고 먼저 말해 주지 않아도 “너도 하나 사라”고 말하게 돼요. 개인적으로 기독교 신자인데, 전도할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소비’에 대해 일종의 죄책감을 갖는다. 다만 그것이 실용적 소비일 때보다 쾌락적 소비일 때 더욱 그러할 뿐이다. 탐스가 실용재인지 쾌락재인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돈을 지출했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소비라는 ‘선택’을 정당화할 대안을 찾게 된다. 이때 설득의 대상은 자신과 타인을 모두 포함한다. 탐스 마니아들이 밝혔듯이 그들 역시 기본적으로는 자신을 위해 소비했지만 ‘탐스의 철학이 너무나 훌륭하고 이타적이기 때문에’ 이는 자신과 타인에게 자신의 소비를 정당화할 수 있는 명쾌한 대안이 된다.

 

이것이 브랜드가 ‘명분(good reason)’이라는 코드를 지닐 때 갖게 되는 파워다. 소비자는 소비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으며, 자신의 소비에 대한 ‘정당한(게다가 아름답기까지한) 사유’가 있기에 소비자는 더 목소리 높여 그 ‘이유’를 주변에 퍼뜨리게 된다. 사람들을 만나거나 자신의 운동화가 이슈가 될 때마다 말이다. 게다가 탐스는 창업자의 창업스토리나, 슈드롭 같은 아주 선하고 흥미로운 스토리까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강력한 버즈buzz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의 소비’에 있어서는 ‘good excuse’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브랜드의 ‘진정성’에 있다. 만약 탐스슈즈가 진정성이 없었다면 소비자는 탐스슈즈를 소비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기에 적합한 브랜드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탐스가 정직한 명분, 즉 ‘good(god) reason’, 다시 말해 ‘신이 허락한 (구매) 이유’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소비’라는 죄목을 용서받는 것이 아닐까?

 

한편으로 이러한 훌륭한 브랜드를 한국에 소개한 탐스코리아(공식 수입처)의 대표와 브랜드 매니저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궁금해졌다. 2007년 여름 한국에 공식적으로 탐스를 들여온 그들은 탐스의 어떤 점을 가장 큰 가능성으로 보고 한국에 소개하게 되었을까? 그들은 탐스슈즈를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로, 혹은 브랜드로 보고 있을까?

 

 

FROM TOMS KOREA
The interview with 코넥스솔루션(이하 탐스코리아) 대표 강원식, 탐스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임동준
 
강원식(이하 ‘강’) 아직 성공을 체감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나 고객들의 사랑이 뜨겁다는 것은 느낍니다. 저희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상품으로 팔기에는 조금 부족한 상품들을 벼룩시장을 열어서 전하는데 탐스를 신어 봐서 자기 사이즈를 아는 분들은 열 켤레씩 사 가지고 가기도 합니다. 너무 편해서 탐스만 신는다고 하시더군요.
임동준(이하 ‘임’) 홍대 앞에서 벼룩시장을 열었을 때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오신 거예요. 12시에 시작하는데 11시 반쯤 줄을 서더니 나중에는 100m가량 줄이 늘어났죠. 그래서 위험할까봐 “죄송하지만 열 분씩만 입장해 주세요, 죄송하지만 두 켤레까지만 구매해 주세요”라고 계속 말씀드려야 했어요. 그 후 공개 행사를 안 하고 있어요. 큰일날 것 같아서요.
 
탐스슈즈의 창립자인 블레이크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2007년 5월에 처음 미팅하러 본사를 찾았습니다. 당시 제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저는 회사까지 그만두고 간 것인데 이 블레이크라는 사람이 시쳇말로 완전 ‘장사꾼’이면 어떡하나였어요. 오로지 ‘한 켤레 팔리면 한 켤레 기부를 하는 철학’ 하나 믿고 시작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하나 팔면 하나 기부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되게 좋아해. 그래서 돈 좀 될 것 같아. 그러니까 좀 해봐’라는 말을 듣게 되면 정말 낭패잖아요. 저희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본질부터가 틀린 것이 되니까 걱정 된거죠.
그런데 오히려 한 시간 동안 저희는 한마디도 못 하고 듣기만 했어요. 당시는 본사 사무실이 일반 아파트였을 만큼 작은 규모였어요. 그 아파트의 조그만 방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너무 열정적인 거예요. ‘아, 이 친구들 진짜구나’ 생각했죠. 2차 미팅 때도 따로 만나 얘기 했는데 더 확신이 들더군요. 그래서 ‘이 사람이랑 하면 되겠다’ 싶어 뛰어들게 되었죠.
 
그런데 탐스슈즈는 어떻게 알게 된 것인가요?
한 외국 사이트에서 봤어요. 처음에는 아이디어만 소개되었는데 굉장히 선한 목적을 가졌으면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관심을 갖고 보았죠. 그런데 검색을 해 봐도 안 나오는 거예요. 겨우겨우 찾아서 디자인을 봤더니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유니크하고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했죠.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비영리와 영리의 모습이 혼재되어 있어서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오해도 많이 받을실 것 같은데요.
가끔은 그럴 때도 있죠. 하지만 저희 기준은 확실한 편입니다. 회사는 영리를 추구해야 하고, 탐스슈즈도 비영리 사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영리 사업체가 아니면서도 좋은 일을 하는 것뿐이죠.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입니다.
영리 사업으로서 비영리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이 제가 살면서 이루고 싶은 것들과 맞아 떨어져서 매우 만족스러워요. 그리고 이걸 통해서 작은 성공이라도 거둔다면 탐스와 비슷한 다른 어떤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흥분돼요.
밸런스 이야기 나왔는데, 탐스는 영리적, 비영리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어느 쪽에 더 포커스를 맞추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정말 쉽지 않은 질문이에요. 둘 다 너무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면 동시에 많은 것을 말할 수 없잖아요. 늘 ‘사업적인 부분이 먼저냐, 우리가 하는 선한 행위들이 더 먼저냐’라는 고민들을 하게 되죠. 처음 시작할 때 아직 우라나라에 기부 문화가 확산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탐스슈즈! 하지만 놀라운 사실 하나는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가 기부된다는 사실!’이런 식으로 진행했죠. 그런데 놀랐던 것은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은 오히려 뒷부분에서 오는 거예요. 그래서 더 기분 좋고 떳떳하게 순서를 바꿔서 진행했죠. 어찌되었건 정말 밸런스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탐스가 재미있는 건 그 밸런스가 묘하게 똑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탐스슈즈와 비슷한 컨셉의 비즈니스를 구상해 봐도 잘 안 되더군요. 그만큼 묘한 지점에 정말 신기하게 서 있어요. 블레이크가 놀랍고 신기할 따름입니다.
 
처음 시작하시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탐스 본사가 워낙 사업 초창기여서 시스템 구축이 전혀 안 돼 있다는 점이었어요. 물량이라든가 상품의 퀄리티 컨트롤이 잘 안됐거든요. 지금의 탐스는 5세대예요. 지금은 퀄리티가 굉장히 뛰어나지만 1세대 때는 사실 조악한 편이었거든요. 그런 점이 가장 힘들었죠.
그리고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신어 볼 수가 없잖아요. 만약 한국 것이었다면 자세히 보고 더 고민했을 거에요. 그래도 우선은 저희가 먼저 직접 신어 봐야겠어서 미국에 사는 친구한테 사서 보내 달라고 했다가 세관에서 걸렸어요. 그 친구가 그냥 ‘선물용’으로 기재해서 보냈으면 문제 없었을 텐데 금액을 상세히 써서 보내다 보니 금액이 조금 커진 거죠. 어찌되었건 세금을 내고 찾아오려고 갔더니 세관이 무슨 신발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브랜드 이야기를 잠시 해드리니까 그 자리에서 확인해 보시더니, “어? 이거 좋은 일 하는 신발이네요. 한 켤레 주면 한 켤레 기부하는 신발이니까 세금도 반만 내면 되겠네” 하면서 세금을 반으로 깎아 주셨어요.
 
물량이 항상 부족한 것 같던데 상품 물량을 확보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이 있나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딩을 위해서입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일부러 수량 조절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이 문제죠. 하지만 자본도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이라고 해야 하나요? 수량 확보를 많이 해서 마켓에 탐스가 많이 풀리면 탐스의 브랜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서 아직은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자본을 더 투입하면 급성장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저희가 컨트롤을 못할 것 같아요. 잘 컨트롤 하면서 차근차근 길게 성장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나요?
우선은 이런 기부 문화에 깊이 공감한다는 점입니다. 즉, 그러한 성향 혹은 고민을 하던 분들이 많으시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를 더 말씀드리자면 트렌드 세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광화문 지하에서 시작했어요. 2008년 봄 상품이 입고되었을 때 그간 애타게 기다리던 고객들을 위해서 “금, 토, 일 3일간 사무실을 개방하고 팔 테니 배송까지 기다리기 힘든 분들은 사무실로 방문해 주세요”라고 메일링을 했어요. 2월에 들어와야 하는 상품들인데 4월에 들어와서 고객이 두 달가량을 기다렸던 상황이었거든요. 저희는 많이 오셔야 100명 정도 오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3일 동안 400명 가까이 왔죠. 그런데 오시는 분들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저희 사무실 옆에 야채가게와 세탁소가 있었는데 그 분들한테는 굉장히 충격적인 비주얼을 하신 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굉장히 패셔너블 한 분들이었거든요.
 
마니아층이 두터우면, 재구매 비율이 더 높은가요?
따로 프로모션이나 마일리지 개념을 두고 고객 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재구매 비율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알 수 없지만, 탐스슈즈가 입점된 컬렉샵 매장 매니저들에 따르면 재구매율이 높은 편인 것 같아요. 탐스를 신고 와서 다른 탐스를 사 가니까요.
 
탐스를 만난 후 개인적으로 변화된 것이 있다면요?
사실 전 상당히 긍정적인 욕심도 많고 사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싶은 욕심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탐스가 저의 이런 성향까지도 매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밸런스를 맞춰 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탐스가 기준이 되다 보니 다른 사업 아이템이 잘 눈에 안 차죠. 탐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 나갈 것 같습니다.

 

 

정정합니다

“정정합니다. 2015년 국어사전 개정판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업’의 사전적 의미를 변경합니다.”

 

< ~ 2015. 12. 31>
기업 (명사)‘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

 

<2016년 국어사전 개정판>
기업 (명사)‘사회적 선과 명분을 이루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

 

언어는 인간의 사고를 지배한다. 국어사전에서 ‘기업’의 사전적 의미를 위와 같이 바꿀 수는 없을까?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라는, 기업의 ‘물리적 기능’은 기존의 정의와 다르지 않다. 다만 최우선 원칙이 바뀔 뿐이다. 사회적 선과 명분을 이루기 위함이 ‘목적’이 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영리’ 개념이 더해지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수정된다면 탐스 같은 브랜드를 의아해하거나 착한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판타지로 넘겨짚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개념으로 ‘기업’이란 단어의 뜻을 익히며 자라나는 아이들은 비즈니스의 주체가 되어서도 의심이나 흔들림 없이 ‘사회적 선과 명분을 실현시키기 위한 경제 활동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탐스 같은 브랜드는 더 많이 생기고 말이다.

 

증거가 없다면 주장하기 힘들겠지만, 탐스슈즈라는, 위 정의에 부합되어 설립되고, 영위되고, 게다가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까지 받고 있는 브랜드가 있기에 슈퍼내추럴 현상을 만들어 내는 여러 코드들 중 한 가지로 ‘명분’이라는 코드를 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여기까지라면 이 기사의 제목이 ‘명분, good reason code’ 쯤이면 되었지, 굳이 ‘TOMS code’일 이유는 없다.

 

설립의 반석이 되는 곳에 ‘명분’이 있고, 고객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독보적인 ‘디자인’을 지녔으며, 거기에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성'까지 갖추고, 마지막으로 명분을 가시화시키려는 ‘의지와 실천’까지 더해진 이러한 코드를 달리 설명할 수 있는 용어가 없기에, 이 자체가 ‘TOMS code’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코드를 한 브랜드가 갖게 되면 기업은 소비자의 본질적 멍에인 ‘소비 죄책감을 상쇄’시키고,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한 스토리로 자연적인 버즈(buzz)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기업 내부 고객들에게 올바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선한 의지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열혈 고객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번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지켜 볼 것은 단순히 한 브랜드의 창립 이야기와 소비자 이야기가 아니다. 선한 목적을 가진 한 사람의 에너지가 그가 만들어 내는 상품에 전도(傳導)되어 온기를 가진 ‘브랜드’가 되고, 그 제품에서 따듯함을 느낀 소비자 집단이 발산시키는 복사열이 얼마나 뜨겁고 강력한 것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로 여겨야 한다. 탐스슈즈의 비즈니스가 현재로서는 사회 한 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시적 동정심’에서 촉발된 단순한 선한 활동으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코드는 앞으로 모든 브랜드가 가져야 할 '영구적 자긍심'이 되는 날이 도래할지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TOMS code'를 눈여겨 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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