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의 아이러니
부족주의 vs 개인주의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2 슈퍼내추럴 코드 (2009년 11월 발행)

여기까지 우리 시대에 신인류로 등장한 드나르브 사람들, 즉 브랜드 부족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풍월당이라는 브랜드 부족의 성지에는 부족을 이끄는 휴머니티를 가진 빅맨이 있었으며, 로모족에서는 부족 안에서 오히려 ‘나다워진다’는 드나르브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브랜드가 부족화되는 경향을 ‘부족이 주는 삶의 온기’ 때문이라고 표현했다. 그들이 브랜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인간 본연의 ‘하나가 되려는 연대감의 욕구’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 의문은 ‘브랜드 부족화가 하나의 경향’이라면, ‘브랜드 부족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로 넘어간다.

브랜드 부족의 ‘소속감’

‘브랜드 부족’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소속감’일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브랜드가 할리데이비슨이다. 브랜드 부족이 고객들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단순히 결속력이 강한 커뮤니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배타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왜냐하면 브랜드 부족은 ‘연결’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이 느끼는 소속감을 생각해 보면 쉽다. 유대인들은 4,000년의 역사 중 2,000년간 국가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했고 세계 인구의 0.23%에 불과한 1,500만 명의 소수 민족이며, 전 세계에 흩어져 살지만 그들은 ‘하나’라고 느낀다.

 

브랜드 부족의 소속감은 집단 활동을 해야 한다기보다는 유대인이 느끼는 소속감에 가깝다. 그것은 소속감(所屬感)이라는 단어의 한자어 풀이에서도 알 수 있다. 소속에서 뜻 부분인 屬자는 두 가지 뜻과 음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무리 속’과 ‘이을 촉’이다. 따라서 소속감이란 어느 무리에 속한 느낌이자, 어딘가에 ‘이어져 있는’,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고객이 브랜드에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을 《유니크 브랜딩》의 스캇 데밍 역시 했던 모양이다.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고객에게 약속한 것 이상을 이행함으로써 그들이 특정 문화 집단이나 가족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창조해 내는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 브랜딩은 마치 결혼할 때와 같은 소속감을 수반하는 강한 애착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1. 브랜드는 고객에게 약속한 것 이상을 이행한다.
2. 고객은 속해 있다는 느낌, 즉 브랜드와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3. 브랜드와 고객은 결혼과 같은 소속감, 즉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관계가 된다.

 

이를 앞에서 사례로 든 브랜드 부족에 적용해 본다.

해병대
1. 해병대는 해병대원에게 약속한 것 이상을 이행했다. 그것은 전역 이후에도 이어지는 사회적 보호였다.
2. 해병대원은 사회에 나와서도 ‘안전망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을 느낌으로써 해병대와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3. 그래서 해병대와 해병대원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인 평생을 함께하는 관계가 되었다.

로모
1. 로모는 고객에게 약속한 것(카메라) 이상을 이행했다. 그것은 다른 카메라 브랜드에는 없는 ‘놀이 문화’였다.
2. 로모그래퍼들은 로모만의 놀이 문화를 경험하며 ‘로모를 통해서 나다워졌다’는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어, 로모와 자신의 정체성이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3. 그래서 로모그래퍼는 로모를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브랜드로 생각한다.

풍월당
1. 풍월당은 고객에게 약속한 것(클래식 음반) 이상을 이행했다. 그것은 풍월당의 휴머니티였다.
2. 풍월당의 고객들은 풍월당이 제공하는 인간적 마케팅에 감동하여 마치 풍월당에게 가족과 같이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3. 그래서 풍월당의 고객들은 평생 함께하기 위하여 풍월당을 존속시키는 후원자 관계가 되었다.

이렇게 해병대, 로모, 그리고 풍월당이라는 브랜드는 고객과 약속한 것 이상을 이행함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그 브랜드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감정인, 진정한 의미의 브랜드 소속감을 느끼게 했다. ‘약속한 것 이상’은 해병대에게는 ‘사회적 안전망’, 풍월당에게는 ‘휴머니티’, 로모에게는 ‘놀이 문화’였듯 브랜드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그렇지만 이들이 소속감을 만들어 내는 방법의 공통점은 그 중심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객을 ‘보호’하고, 고객을 진심으로 ‘위하’고, 고객의 정체성을 찾게 ‘돕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다. 

 

 

명백한 개인주의 이면의 합일을 지향하는 강한 열망,
이것이 브랜드 부족의 존재 이유이자 그들의 영향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합일을 지향함으써 바로 ‘나다워짐’ 곧, 자신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그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브랜드 부족이 주는 소속감의 아이러니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브랜드를 선택하곤 하는데, 개성이 흐려질 수 있는 부족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이미 로모족에게 들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부족 안에서 더 ‘나다워’지기 때문이다. 브랜드 부족이 주는 것은 단순한 ‘삶의 온기’만은 아니다. 이에 대하여 《브랜드 하이재킹》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브랜드 부족화 현상은 사람들이 점점 더 개인주의화된다는 통념과 모순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두 경향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 분명 사람들은 타인을 개의치 않으며 자기 자신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명백한 개인주의의 이면에는 합일을 지향하는 강한 열망이 숨어 있다.”

 

‘명백한 개인주의 이면의 합일을 지향하는 강한 열망’, 이것이 브랜드 부족의 존재 이유이자 그들의 영향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합일을 지향함으써 바로 ‘나다워짐’ 곧, 자신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것은 그것 자체로 그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다시 유대인의 소속감으로 돌아가자. 어쩌면 그들은 소속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합일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국적, 국경이라는 이름으로 명확해 지는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유대인에게는 없었기에 그들 스스로 탈무드, 유대인의 교육법, 그들만의 엄격한 율법 등을 통해서 끊임없는 정서적 소속감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소속감을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어딘가에 소속되려는, 다시 말해 누군가와 합일을 지향하는 것은 ‘인간의 강한 열망’이다.

 

로모그래퍼가 각자의 사진으로 로모월을 완성하고, 로모투어에 참가하는 이유 역시 로모그래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주위에 아무도 로모를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로모에서 주최하는 ‘다이아나 월드 투어’에 참가했다는 한 로모그래퍼의 말이 이러한 소속감의 아이러니를 설명해 준다.

 

풍월당에 가는 풍월폐인들 역시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공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풍월당에 가서 같은 부족원을 만남으로 인해서 서로를 알아봐 주고 ‘나는 클래식을 듣는 사람’이라는 개인의 독립성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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