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컬렉션(Super Collection) 브랜드 뮤지엄(Brand Museum)
브랜드와 브랜드 유산이 영원히 사는 곳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2 슈퍼내추럴 코드 (2009년 11월 발행)

박물관에 수집된 과거의 유산들이 현 시대 대중에게 의미를 갖고 통찰력을 주듯, 한 사람의 브랜드 박물관에 수집된 브랜드들은 그 개인의 삶에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타인에게도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브랜드 자체의 귀중함뿐만 아니라 시대적, 문화적 의미를 알려 주는 매개가 된다. 실제로 이제 만나게 될 수집가들은 단순히 ‘자신의 만족을 위한 수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꿈꾸기도 하고, 자신이 수집한 브랜드를 다음 세대에 물려 줄 유산으로 계획하기도 했다.

제우스는 기간토마키아(Giganthomachia, 거인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 자신의 승리를 축하하는 축가를 짓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자신과 거인들과의 전쟁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기억하는 사람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뿐이었다. 제우스는 므네모시네와 9일간 동침했고,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이 바로 아홉 명의 무사이(Musai, Muse의 그리스어)다. 이들이 곧 학예의 여신, 뮤즈다.

 

‘뮤즈’는 무사이의 영어식 표현으로 요즘엔 흔히 음악과 시의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녀들은 시, 천문학, 연극, 합창과 가무, 무용과 팬터마임, 독창, 유행가, 현악 등 다양한 분야들을 각각 전담할 만큼 다재다능한 여신이었고, 그래서 많은 창조와 예술의 영감이자 원천이 되기도 했다. 이들이 머무는 신전이 바로 무세이온(Mouseion)이며, 이곳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박물관(Museum)의 어원이자 원형이 되는 곳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뮤즈들이 바로 ‘최고의 신’과 ‘기억의 여신’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신전(Mouseion, Museum과 동의어)은, (비록 신화이긴 하지만) 현재의 박물관이 최고의 것들을 기억하게 해주는 장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들을 여전히 기념하고 기억 하는 장소라는 점과 연결된다. 박물관은 역사나 예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고고학 자료와 학술적 자료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동시에, 교육적 배려로 이를 일반에 공개하면서 계속 조사 연구하는 시설이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한국에 박물관이 세워지기 시작한 지 딱 10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 박물관의 100년 역사 속에는 100년 이상의 인류 역사 동안 그 의미를 간직해 온 ‘위대한 유산’들이 머물고 있다. 과연 브랜드에게도 이런 박물관이 있을까. 여기서 말하는 브랜드 박물관이란 단순히 그간 나왔던 제품들을 모아 놓은 기업의 재고 창고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뮤즈와 뮤지엄의 기원처럼 그것이 개인적으로든, 기업적으로든 ‘최고의’ 의미를 가진 채 각각이 그 의미를 담은 ‘기억’으로 모아진 소중한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장소는 누군가의 특별한 애정과 노력이 없이는 생겨날 수 없다. 이 장소에 모아지는 수집품들은 때로는 아무도 모르게 흙더미 속에 묻혀있기도 하고, 실제로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지만 제대로 그 가치를 인정받거나 의미를 부여 받지 못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것들이 박물관에 ‘모셔’ 지도록, 그래서 박물관이 만들어지도록 이것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탐험, 수집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 박물관이 만들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그것이 최고가 되도록 가치를 부여하며 수집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브랜드 박물관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상징적인 박물관이든, 실제 건축된 박물관이든) 이런 박물관 건립은 주로 브랜드 마니아를 통해서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뮤즈와 뮤지엄의 기원처럼
그것이 개인적으로든, 기업적으로든 ‘최고의’ 의미를 가진 채
각각이 그 의미를 담은 ‘기억’으로 모아진 소중한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장소는 누군가의 특별한 애정과 노력이 없이는 생겨날 수 없다.

 

 

주로 어떤 브랜드나 제품군의 수집가(collector)를 대하는 사회의 시선은 처음엔 ‘신기함’과 ‘놀라움’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 짧은 탄성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이내 수집가는 인간의 ‘만족함 없는 욕망’이나 ‘이상한 습관’ 같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해체되곤 한다. 수집은 단순히 필요에 의한 소유가 아니라 실질적 필요 없이도 구입하는 ‘지나친’ 소유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구매 행위의 연속이라 ‘강박적’이라는 의견으로부터 시작되는 ‘수집’에 대한 견해는, 소유욕을 만족시키려는 행위라는 평가에서 결국 “정당한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지나친 소유는 소유 자체가 주인이 되어 소유자를 노예로 만든다”는 니체의 말로 끝을 맺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박물관에 수집된 과거의 유산들이 현 시대 대중에게 의미를 갖고 통찰력을 주듯, 한 사람의 브랜드 박물관에 수집된 브랜드들은 그 개인의 삶에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거기서 확장되어 타인에게도 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브랜드 자체의 귀중함뿐만 아니라 시대적, 문화적 의미를 알려 주는 매개가 된다. 실제로 이제 만나게 될 수집가들은 단순히 ‘자신의 만족을 위한 수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꿈꾸기도 하고, 자신이 수집한 브랜드를 다음 세대에 물려 줄 유산으로 계획하기도 했다.

 

“자신을 위해 한 일은 자신과 함께 사라지지만 다른 사람과 세상을 위해 한 일은 영원히 지속된다”는 알버트 파인의 말처럼, 이들은 자신과 함께 사라질 욕망의 충족이 아닌, 영원히 지속될 박물관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꿈을 꾸면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을 탐험과 탐사를 거쳐 발견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며,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이것들은 개인의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개인의 기록’이 되기도 하고, 만약 그들의 꿈처럼 박물관이 완성된다면 ‘시대의 기록’이 되기도 할 것이다. 기억의 여신인 므네모시네의 딸들, 뮤즈와 뮤즈의 신전처럼 말이다.

 

 

한 사람의 브랜드 박물관에 수집된 브랜드들은
그 개인의 삶에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거기서 확장되어 타인에게도 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브랜드 자체의 귀중함뿐만 아니라 시대적, 문화적 의미를 알려 주는 매개가 된다.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어령 위원장은 박물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박물관은 더 이상 옛 것들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미래의 비전과 역사를 창조해 가는 지적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만나 볼 수집가들에게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모아 놓은 대단한 ‘컬렉션(collection)’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이 어떤 뮤즈들로부터 자극을 받아 열정을 갖게 되었는지, 또 그 뮤즈를 통해 어떻게 뮤지엄의 꿈을 꾸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뮤지엄을 꿈꾸고 있는지다.

 

수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그 사람들이 브랜드를 통해 미래를, 그리고 꿈을 꾸도록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브랜드는 분명 그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까지 그들이 만든 박물관에서 과거의 기억에서 현재의 기억, 미래의 기억으로 거듭나 결국 ‘최고의’ 브랜드로 영속하게 될 것이다. 브랜드가 과거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이들로 인해 미래의 비전이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인 창조물이 되는 것은 브랜드의 마지막 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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