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도전하는 자, CHALLENGER KTF 부사장 조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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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조서환  고유주소 시즌1 / Vol.6 브랜드 런칭 (2008년 08월 발행)

대한민국은 반反 기업 정서 1위의 나라다. 이 나라에서 기업가가 존경받는 일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KTF의 조서환 부사장은 존경받는 기업가다. 그가 존경 받는 이유는 역경을 이겨낸 한 편의 휴먼드라마와 같은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 아니라, 창업자나 오너가 아님에도 늘 그들처럼 일하는 기업가정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신을 Intrapreneurship이라고 부른다. 조서환 부사장의 Intrapreneurship의 핵심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 CHALLENGER이다. 신체적 조건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열띤 인생을 살아왔다. 그 스스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세 가지 키워드 Change, Challenge, Creativity는 기업가, 마케터, 그리고 인간 조서환에게 모두 적용된다. 이 세가지 키워드를 근간으로 자신의 삶과 자신의 회사(일)에 애착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경영해 온 조서환 부사장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The interview with KTF 부사장 조서환

 

 

창업자나 오너가 아님에도 창업자의 정신으로 일해 오셨습니다. 부사장님과 같이, 오너(owner)와 직원 사이의 전문경영인이 갖추어야 할 기업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주인정신입니다. 주인의식이 생기면 남이 하는 대로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조금 바꿔보고, 방법을 조금 바꾸고, 그러면 그것이 향상된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샐러리맨이 되지만, 주인정신을 가지고 있으면 비즈니스맨이 되지요. 샐러리맨은 쌀과 라면을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돈을 준다고 ‘쌀라리맨’이라는데, 쌀라리맨은 비애스럽습니다. 비즈니스맨이어야 하지요. 비즈니스맨다운 생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그래서 사회나 회사에도 기여를 해야 자기도 큽니다.

 

또한 기업가정신이란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위험을 떠안을 때 쾌감을 느낍니다. 위험을 떠안을 수 있을 정도로 오너처럼 목숨 걸고 일을 해야 합니다. 항상 개인 재산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 봅니다. 결국, 오너는 오너답지 않은, 오너가 아닌 사람은 오너다운 생각을 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라고 생각해요.

 

 

 

 

마케터로 시작하셨기 때문에 회사 경영도 마케팅적 마인드로 접근하실 것 같습니다. 마케팅 마인드 기반의 기업가정신이라고 한다면 무엇일까요?
경영자만큼 중요한 사람이 마케터 입니다. 경영자가 마케팅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면 더욱 좋겠죠. 저는 수많은 제품을 만들고, 다양한 회사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제조업, 서비스업, 공기업, 민영기업, 다국적기업을 다녀 보았고, 제조업 중에서는 제약, 화장품, 생활용품 그리고 지금은 이동통신 업계에 와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느꼈던 점은, 어디에 있든 상관 없이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마케팅에서 우리가 흔히 4P Mix라고 부르는 Product, Price, Promotion, Place라는 개념에 하나의 P가 더 붙어야 됩니다. 그것이 바로 People입니다. 이 사람이 바로 마케터 입니다. 기본적인 4P를 갖춘 제품일지라도 시장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잘 안 됩니다. 이때 그 사람의 자질은 대체 뭐냐라고 한다면, 또 다른 P로 설명될 수 있는데, 그것은 Philosophy, 즉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5개의 P 중에서도 마지막의 ‘사람’을 중요한 경영 철학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마인드 기반의 기업가정신의 근간에는 철학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기업의 핵심은 돈도 기술도 아닌, 바로 사람입니다. 그것도 철학과 열정이 넘치고 자신감과 비전으로 똘똘 뭉친 인재들이 넘쳐나야 합니다. 똑같은 자금과 자원을 갖고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회사가 사람이 멈춰서 일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기업(企業)의 기(企)는 사람인(人)으로 시작합니다. 제 1 덕목이 사람이란 말이죠. 그리고 그 밑에 멈출 지止 자가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 사람이 멈춰서 일하는 곳입니다. 영리한 머리에 열정과 성실함으로 일에 몰두하는 직원만 있다면, 회사는 절대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업이라는 단어만 찬찬히 뜯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 아무나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심각한 착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가 안되죠. 회사 입장에서 보면 능력 없는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이 들어오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그래서 안목을 지닌 사람을 심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유감없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죠. 경영을 하시면서 오너가 아니기 때문에 갖게 되는 한계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종적인 결정권이 없는 상태에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려움도 따랐을 것 같은데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것만으로도 90% 성공했다고 봅니다.
나머지 10%는 그 목표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느냐의 차이지요.

 

 

가장 무서운 적은 경쟁사나 소비자도 아니고, 제품의 품질도 아닙니다. 가장 큰 방해요소는 바로 내부의 적입니다. 1998년에 2080 치약이 나왔는데 그때에는 누구도 동의를 안 하는 결정이었어요. 1997년에 IMF 경제위기가 오고 나서 1998년은 소비가 사상 최대로 얼어 붙었을 때인데, 그 때 신제품을 낸다는 것은 게다가 성숙 시장에 신제품을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느 하나 동의 하지 않는데 광고비를 30억 40억 쓰겠다고 하니 정신이 나간 것 아니냐고 했어요.

 

엄청난 반발이 있었겠군요.
그렇습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합의가 안 되었죠. 하지만 제가 가진 철학으로 설득하고 또 설득했습니다. 꼭 이루어 내겠다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보니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경쟁사를 분석해보니 경쟁사는 ‘토탈’이라고 하고 있었어요. 잇몸질환, 치주염, 구취제거, 미백효과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라는 것이죠. 1등 하는 브랜드나 2등 하는 브랜드나 모두 똑같이 ‘토탈’을 외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은 제 철학과 위배되는 것이었습니다. 제 마케팅 철학은 광고에서는 딱 한 마디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딱 하나 말이죠. 핵심 하나만 이야기해야 하는데 여러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 것도 말하고 있지 않은 것과 다름 없죠. 그래서 2080을 내놓으면서 딱 한 마디만 했습니다. 20세의 치아를 80세까지 지켜주겠다고요. 당시 치약시장은 완전 성숙 시장이었고,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치약을 아껴 쓰느라고 사용하는 양 자체를 줄여서 시장의 3분의 1은 토막이 난 상태였어요. 그런데 2080이 나오자 마자 1년 만에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1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내부 직원들을 설득하셨나요?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했죠. 저는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3C가 있어요. 우선 지금 현재 상태에서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하기 위한 변화(change), 변화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할 수밖에 없는 도전(challenge), 그리고 도전을 할 때 효율적으로 성취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창의력(creativity)입니다. 이 삶의 공식은 어디에서나 같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험상 이들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willingness)이지요. 성취하려고 하지 않는데 성취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저는 뭐가 될 거라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진 것만으로도 90% 성공했다고 봅니다. 나머지 10%는 그 목표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느냐의 차이지요. 목표가 있었고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끈질기게 설득하고 또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운명적으로 2등 회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유니레버, 로쉬, 다이알, 애경, KTF까지 second mover,
혹은 late mover에 속해 있었죠.
그런데 들어간 시장에서는 항상 1등을 했어요.
왜냐하면 일등 할 요소만 남겨놓고
질 것 같은 것은 안 해버리니 당연히 일등을 하죠.

 

 

그러한 설득의 시간이 마케터에서 경영자로 거듭나는 도약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요. 설득이라는 것은 지난하지만 의미 있고 중요한 과정입니다. 하나로 샴푸를 런칭할 때에는 더했습니다. 그때 당시의 상황은 더 나빴죠. 이미 태평양에서 샴푸와 린스가 하나에 담긴 ‘투웨이 샴푸’가 있었고, 럭키 ‘랑데뷰 샴푸’도 있었죠. 넘버 3로 시장에 집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대가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있었습니다. 늦기는 했지만 이미 ‘하나로’라는 네임을 등록해 놓았기 때문이죠. 신제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마케팅 요건들이 맞아 떨어져야만 합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브랜드 네이밍 자체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죠. ‘하나로’는 네임 하나로 소비자들에게 쉽고 분명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확신이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새 광고를 보고 남는 단어가 어떤 단어일까 고심고심해서 만들어 놓은 네임이었고, 예상대로 소비자들은 하나로를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제일 마지막에 시장에 진입해서 6개월 만에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었죠. 덕분에 2계급 특진을 하고, 과장에서 부장이 되고,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3C를 늘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이 세 개의 C가 부사장님의 기업가정신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 세 가지가 각각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아니에요. 예를 하나 들어서 설명해 볼까요. 제가 KTF 마케팅 전략실장으로 부임을 했을 때, 정말 할게 없었어요. 왜냐하면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 핸드폰을 줘도, 핸드폰을 받아서 딴 사람을 줍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 하고 물어보니, ‘난 번호를 못 바꿔’라고 하더군요. ‘1997년부터 지금까지 썼는데 친구가 그 회사 들어갔다고 내가 어떻게 갑자기 번호를 바꾸냐. 알려줘야 하는 사람들이 좀 많냐’라는 것이죠. 그래서 내가 ‘그럼 문자로 번호 바꿨다고 얘기하면 될 것 아니냐, 중요한 사람한테만 전화하고, 내가 안내 서비스 받을 수 있게 해줄게. 안내 해주는데 2,000원 밖에 안 들어. 6개월 동안 해 줄게. 공짜로 해줄게’하면서 별의별 얘길 했지만, ‘됐네 됐네, 이 사람아’ 그러더라고요. 그 때 생각한 게 뭐냐. 아 이 번호는 없애버려야겠다. 그러니까 자기 번호를 자기가 갖고 통신사를 바꿀 수 있게 해야 되겠다라고 결심을 한 겁니다.

 

그냥 된 게 아니라 정부당국자를 엄청나게 설득했습니다. ‘번호가 어떻게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느냐. 이건 위헌이다. 그리고 스피드011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번호가 브랜드가 될 수 있냐. 어떻게 소비자를 묶는 브랜드가 있을 수 있느냐’라고 주장하면서 특허무효심판청구를 했습니다. 결국 무효청구가 받아들여졌고 그래서 오늘날처럼 자유롭게 번호이동을 할 수 있게 된 거에요. 이 안에 세 개의 C가 모두 있어요. 번호이동의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변화시켜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서 도전해야 했죠. 3C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고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은 쉽게 나오지 않아요. 정말 내가 간절히 원하고, 진심으로 하고자 한다면 그에 따른 창의적인 방법들이 나옵니다. 창의력은 열정이 있을 때에 나와요. 이미 마음 속에서 포기를 해버렸는데 무슨 창의력이 나오겠습니까.

 

 

창의력은 열정이 있을 때에 나와요.
이미 마음 속에서 포기를 해버렸는데 무슨 창의력이 나오겠습니까.

 

 

그렇다면 부사장님의 기업가정신을 완성하는 것은 열정이라고 보면 될까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저는 포기와 적당한 타협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KTF 마케팅전략수장으로 옮길 때에도 그 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제가 뽑힌 이유를 생각해 봤어요. 객관적으로 보면 나를 뽑을 이유가 전혀 없었죠. 약점만 따져 봐도, 첫째 IT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고, 둘째 쟁쟁한 유학파들 가운데서 두드러진 학벌이 아니었고, 셋째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력도 없었고, IT분야의 경험도 없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도 하나 없었고, 얼굴도 넙적했고, 게다가 청양 촌놈이었으니 아무리 찾아봐도 사장님의 시선을 끌만한 사실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그 답은 아마도 내가 인터뷰 과정에서 보여준 당당함, 열정, 그리고 전혀 손 잃은 사람 같지 않은 표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요. 면접장소에서 골프를 어떻게 치는지 골프 시범까지 보였죠. 그 여유를 통해 약점을 약점으로 남겨두지 않고 오히려 화려한 강점으로 부각시켜버렸습니다. 노출된 약점은 이미 약점이 아닙니다. 극복책을 세우기에 따라서, 협상의 기술을 발휘하기에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약점조차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고, 그 열쇠가 바로 열정입니다.

 

《모티베이터》에 보면 ‘자신감’과 ‘자기확신’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자신감과 자기확신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열정’이나 ‘도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경영자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운명적으로 2등 회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유니레버, 로쉬, 다이알, 애경, KTF까지 second mover, 혹은 late mover에 속해 있었죠. 그런데 들어간 시장에서는 항상 1등을 했어요. 왜냐하면 일등 할 요소만 남겨놓고 질 것 같은 것은 안 해버리니 당연히 일등을 하죠. 이것이 자신감과 자기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사물을 놓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지요. 저는 생각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옳다는 확신이 생기면 절대 흔들리지 않아요. 틀렸다고 결정이 난 후에 인정하면 되지 그 전부터 옳은지 그른지,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미리 걱정하지 않습니다. 조바심이나 초조함은 자신감을 상쇄시키고, 자기확신이 없으면 목표를 향해서 가는데 주저할 수 밖에 없어요.

 

다국적기업을 많이 경험하시면서 느낀, 우리나라 기업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셨나요?
한국은 마케팅 위기국입니다. 우리나라는 마케팅은 영업하던 사람도, 공장을 운영하던 사람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스위스, 영국, 미국 이러한 나라들은 제가 신입사원 때였던 80년대부터 명함에 마케터, 브랜드 매니저라고 쓰여 있는 사람들이 전 세계로 날아 다니며 마케팅을 했어요. 제가 마케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그것입니다. 당시 저는 말이 기획담당이었지 주요 업무는 공항에서 피켓을 들고 외국 바이어가 도착하면 택시 태워서 호텔로 데려다 주고, 버스 두 세 번 갈아타서 회사로 돌아 오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왔다 갔다만 하면서 회의가 들기도 했는데 천천히 그 외국인들의 명함을 보니 모두 marketer, brand manager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마케팅의 시대가 올 것을 직감했죠. 지금은 그때보다야 나아졌지만 아직 멀었어요. 그래서 저는 산자부 대신에 마케팅부가 생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국가기관으로서의 마케팅부가 한국의 국가 브랜딩도 맡고 한국의 브랜드들도 관리하는 것이죠.

 

기업가가 갖추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영자가 철학이 없으면 굉장히 흔들림이 많습니다. 내부적으로도 의사 결정할 때 엄청난 반대에 맞닥뜨리기도 하죠. 똑같은 상황에서도 ‘이것은 용수철이다, 아니다 이것은 바인더다, 아니다 이건 피면 철사다’ 별의별 의견이 다 나옵니다. 거기에 소비자 조사 결과, 내부적인 종합 의견, 또 엄청난 반대자들에 흔들림이 없기 위해서는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철학만 가지고 되느냐, 아니죠. 열정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나 마케팅을 하는 것은 때로는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열정으로 밀고 나가야 합니다. 사실은 안 되는 것 천지입니다. 그런데 하고 보면 안 되는 건 하나도 없죠.

  

이 분의 기업가정신은 배우고 싶다 하는 분이 있으신가요?
故 정주영 회장이 생각나네요. 성공한 사람들을 가만 보면 그냥 있지 않아요. 현실에 절대 만족하지 못하고 또 하나 더 하려고 하고, 뭐 더 좋은 것 이 없나 찾아 다녀요. 그렇게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죠. 그래서 정주영 회장에게는 6·25로 폐허된 땅에 탱크 조각이 있고 녹슨 폭탄도 있고 그런 것들이 다 돈으로 보인 거에요. 일반 사람들 눈에는 사방천지가 지저분한 쓰레기뿐인데 그것을 돈으로 봤다는 것은 일찍이 마케터의 눈으로 모든 사물을 본 것이죠. 오늘날 우리나라 조선소가 대호황인데, 세계에서 가장 큰 발주를 다 우리나라가 따내고 있어요. 그게 목표의식이 강했던 정주영 회장 같은 사람들 덕이라고 봐요. 사실상 허허벌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업적을 이룬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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