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런칭 전략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6 브랜드 런칭 (2008년 08월 발행)

“가장 위험한 전략은 변경이 되지 않는 전략이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 런칭은 한정된 시간과 마케터의 머리 속도 싸움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싸움의 승자는 언제나 시간이다.

시간의 함정

동네 구멍 가게의 런칭(보통 이런 경우는 개점이라고 한다)에서부터 대기업 마케팅 팀에서 준비한 200평 크기의 브랜드 런칭(오픈)에 이르기까지 항상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볼 때, 런칭 당일 날 준비된 모든 프로모션을 여유롭게, 그것도 예정된 순서에 맞춰 진행하는 브랜드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오히려 3시간 뒤면 문을 열어야 하는데 전등도 달지 못한 황당한 상황이나 오픈용 상품이 매장에 거의 들어오지 않아 담당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들이 더 많았다. 왜 그럴까? 모두 게으른 것일까?

 

그 이유는 누적되고 은폐되었던 문제들이 런칭 당일 날 모두 터졌기 때문이다. 기획 관계 부서들이 런칭(오픈) 직전까지 심각한 의사결정을 해야 될 일을 서로 미루었거나, 누군가 숨겨 두었던 실수가 런칭과 함께 터졌거나, 가장 바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런칭 한 달 전에 작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내버려두었던 일이 곪아 터졌거나, 그것도 아니면 런칭 직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쳐내느라고(가장 적당한 표현이다) 또 다른 상상할 수도 없었던 사고를 막지 못한 것이다.

 

런칭은 한정된 시간과 마케터의 머리 속도 싸움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싸움의 승자는 언제나 시간이다. 항상 부족한 것은 시간이므로 숙련된 마케터들은 직속 상관에게는 두 달, 사장에게는 한달 정도의 런칭 시간을 숨겨두고 일한다. 또한 런칭 10일 전에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완벽한 파티를 준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머리로나 가능한 일이고, 아무리 쪼개고 쪼개어도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을 건지는 경우가 현장의 이야기일 것이다.

 

런칭 직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기고 심각한 기획의 오류가 터져 나오면 담당자들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런칭과 함께 매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으면 그야말로 회사 분위기는 얼음바다가 된다.

 

 

런칭의 가장 심각한 위기는 런칭 후 1주일이다.
이제 막 런칭한 브랜드는 감염되지 않은 상태로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말하기보다
주변의 의견에 대해서 눈치를 보는 시기이다.

 

 

런칭의 가장 심각한 위기는 런칭 후 1주일이다. 이제 막 런칭한 브랜드는 감염되지 않은 상태로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의견을 말하기보다 주변의 의견에 대해서 눈치를 보는 시기이다. 그 다음에 경영진, 런칭 관계자, 경쟁자, 언론, 소비자 그리고 내부의 시기자 등 모든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한다. 특히 최고 경영자의 한 마디에 의해서 브랜드의 운명이 좌우되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갓 태어난 아기의 얼굴은 예쁘지 않다. ‘정말 예쁘지 않아?’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손톱만한 눈과 코를 ‘호수 같은 눈’에 ‘코가 어쩌면 이리 오뚝한지 모르겠다’며 자랑하고 신기해하는 사람은 오직 아기의 엄마 아빠 뿐이다. 이제 갓 런칭한 브랜드도 이와 비슷하다. 만든 사람에게는 출산의 고통으로 기적 가운데 가까스로 런칭한 것 같지만, 그것을 기다리고 상상하며 눈앞에 보이는 브랜드를 평가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부족해 보인다. 대부분의 신규 브랜드 팀은 런칭 1주일 안에 어눌하고 서툰 평가에 의해서 쉽게 와해된다. 물론 이와는 정반대로 브랜드가 나오자마자 성공하는 그 순간이 브랜드의 위기일 수도 있다. 성공적인 브랜드 런칭으로 놀라운 아이디어의 주인공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수많은 일등공신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들은 보상과 포상을 바라며 부족하다고 느끼면 쉽게 경쟁 회사로 이직 한다. 3개월 안에 런칭의 파티는 곧 이별의 파티로 끝난다. 하지만 런칭 대성공의 브랜드가 위험해지는 것은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런칭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희생양을 찾는다. 왜 안 되었는지 보다는 무엇 때문에 안 되었고 결국 누구 때문에 안 되었는지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런칭으로 긴장했던 조직은 균열이 생기고 급기야 공중 분해 되어 결국 그룹의 모체 혹은 인간성까지 파멸하게 된다. 따라서 ‘런칭’도 중요하지만 ‘런칭 이후’를 기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런칭 전’ 그리고 ‘런칭 후 10일’이 브랜드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위험하고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런칭 보고서에는 이러한 최악의 경우와 최상의 경우를 예측한 내용을 만들지 않는다. 또한 성공의 90%를 차지하는 예상 외 성공과, 실패의 90%에 해당하는 걱정만 했던 실패에 대해서도 보고서를 만들지 않는다. 물론 보고서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고서를 만들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과 위기에 대해서 한 번 정도는 생각할 수 있고, 만약에 그런 불상사가 터졌을 때 어느 정도는 예상 했었기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를 위한 보고서가 아니라 검증을 위한 보고서의 작성은 매우 중요하다.

 

런칭 전략서를 짜면서 가장 무서운 함정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려고 완벽한 보고서를 만드는 것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본 최고의 런칭 보고서는 런칭 과정 중에 점검해야 할 1,000개의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서 하나씩 점검하도록 만들어진 빈틈 없는 보고서였다. 인간의 머리로는 완벽에 가까운 준비였지만 운명(하늘의 재앙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에 가까운 의외의 변수가 결국은 ‘터져’ 나왔다. 완벽한 런칭 프로세스를 따라가면서 눈에 거슬렸던 의외의 변수는 런칭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해야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졌지만, 런칭을 앞둔 중·후반기에 이르면 일명 ‘조직 관성의 법칙’에 의해서 무조건 런칭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결국 예상했던 실패가 현실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런칭의 총력전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장단점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이해 관계가 걸린 현장에서는, 이 두 가지의 상황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가 더 많다. 그리고 한 가지 선택 만을 해야 하는 그때가 성공의 여부를 결정하는 때라면 그 누구도 다른 대안을 말하지 못한다. 결국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아무런 사전 지식과 고민 없이 자신의 감으로 ‘밀고 나가!’와 ‘전면 재검토’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에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안과 실행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어떻게 될까?

 

 

두려움이라는 지혜

사업계획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마케팅 구루들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기대하지도 않을 사업전략을 왜 만들까? 여기서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계획대로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이다. 과거의 정보 분석과 미래의 정보 해석을 통하여 성공의 논리를 규명하는 사업전략은 만들 수 있지만, 실상 이것은 성공한다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일종의 주인공 중심적인 해피엔딩 시나리오일 뿐이다.

 

주인공 중심의 시나리오를 항상 비극과 희극으로 몰고 가는 것은 의외의 인물이며, 런칭에서는 의외의 사건이다. 기름값 상승, 쇠고기 촛불 집회, 조류 독감, 한일 관계 악화, 경쟁자들이 만든 최고의 상품들, 갑작스러운 유행의 변화 등. 대부분 브랜드 런칭의 중요한 외부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SWOT분석 안에 5개 정도로 정리되고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물론 계획 안에 포함된 외부의 위기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막연히 예상한 미래일 뿐이다. 실제로 예상하지도 못한 외부환경의 악재가 터지면 브랜드뿐만 아니라 기업과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 그럼 이런 천재지변에 가까운 문제가 발생되면 마케터들은 무엇을 해야 되나? 하늘의 뜻으로 생각해야 할까? 먼저 마케터들이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가 적의 약점을 나의 강점으로, 사회의 위기를 나의 기회로, 경쟁자의 어려움을 나의 성공요소로 바꾸는 일이다. 여기서 ‘바꾸는 것’ 자체가 마케터의 힘으로 이것은 ‘(미래의) 상상력과 (현실의) 유연성’의 경험, 훈련에 의해서 강화된다. 단지 세미나와 책으로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과 동일한 ‘훈련’에 의해서 개발되고 강화된다. 가장 현실적이며 효과적인 훈련은 현장의 작은 실수로 인해서 자극 받으면서 현실감 있게 위기에서 ‘바꾸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실수로 배우겠다는 것은 사실 야생 호랑이를 훈련시켜서 집에서 기르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현장의 위기에서 배우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배우는 것이다. 마케터에게 보다 긴장감 있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을 배우는 유일한 기회는 런칭 전략서를 짜고 그것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실패 보고서를 만들 때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신을 자극하면서 완벽에 가까워지는 프로그램이다.

 

 

사업계획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마케팅 구루들의 이야기다.

 

 

브랜드 런칭의 결과는 심플하다. 1)전략이 적중해서 성공한 런칭 2)실패(실수로 혹은 예측의 불발로)로 끝난 런칭 3)처음 계획과는 달리 의외의 기회에 의해서 예상 밖으로 성공한 런칭이다. 이 세 가지의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런칭 과정에서 미약하지만 신호signal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계획대로 ‘착착’되는 것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에 계획에 없었던 신호와 결과에 대해서는 그냥 무시한다. 마케터들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고, 다른 것들은 보지 않는다. 결국 자신이 보려고 하는 것만 보다가 런칭에 실패한다. 따라서 유연한 런칭의 전략은 성공과 실패의 의외성을 인정해야만 ‘근접 기획’과 ‘수정 기획’을 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처음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빨리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의외로 성공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예상치 못했던 고객의 반응을 발견했을 때, 기존의 기획 방향을 우회하여 그 반응을 집중했을 때 나타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기획한 방향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의외의 성공(혹은 신호)을 놓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브랜드 런칭 과정에 들어가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수많은 변수들이 보였다가 사라지고, 뭉개지고, 무시되고, 그리고 때로는 그 변수들을 그대로 안고 가게 된다. 결국 브랜드를 런칭해 보면 처음 머리 속에 그렸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변태, 혹은 돌연변이로 태어난다. 이는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에 부적절한 대응을 함으로써 결과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케스 반 데르 헤이든Kees van der Heijden은 그의 저서인 《시나리오 경영》에서 “환경 변화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적응하는 조직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되고 이를 위해서는 시나리오 경영을 해야 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인 《미래형 마케팅》에서 성공을 100% 보장하는 마케팅 전략은 없다고 했다. 기업은 한 가지 차별성이나 공격무기에 의존하기 보다는 마케팅 품질과 활동을 독특한 무늬의 조합으로 잘 엮어서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자면, 한 개만의 시나리오를 가진 것은 오직 신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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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런칭 전략, 시간의 부족, 두려움, 미래의 변수, 브랜드 런칭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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