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반작용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권민  고유주소 시즌1 / Vol.9 호황의 개기일식 (2009년 03월 발행)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그의 저서인 《불안》에서 불안의 정의를 매우 육감적으로 정의했다.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그의 정의가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 본듯하며 친숙한 공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브랜드는 욕망의 하녀다’라는 마케팅 법칙 때문일 것이다. 특히 뇌쇄惱殺적인 산업군의 전투적(?)인 성향을 가진 마케터들에게는 ‘불안’과 ‘욕망’ 그리고 ‘브랜드’를 한 덩어리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그의 저서인 《불안》에서 불안의 정의를 매우 육감적으로 정의했다.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그의 정의가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 본듯하며 친숙한 공식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브랜드는 욕망의 하녀다’라는 마케팅 법칙 때문일 것이다. 특히 뇌쇄(惱殺)적인 산업군의 전투적(?)인 성향을 가진 마케터들에게는 ‘불안’과 ‘욕망’ 그리고 ‘브랜드’를 한 덩어리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불안은 학습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본능으로 가지고 있는 반사작용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마케팅 바닥에서 닳고 닳은 마케터들이 시장의 트렌드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리더들에게 가장 즐겨 사용하는 것이 흑마술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마케터들은 신규 브랜드 안에 글로벌 트렌드, 새로운 디자인, 허영심, 사치, 경쟁심, 체면과 욕망을 적당히 섞어 넣어서 구매하지 않으면 불안하게 만든다. 마케터들은 소비하지 않으면 불안하게 만드는 간단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그것의 독성은 치명적이다.

그런데 불황이 되면 호황에 사용했던 이런 불안은 잘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돈을 쓰지 않고, 그동안 소비영역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머리를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유니타스브랜드> Vol.6에서 ‘철학을 전략으로 브랜딩하다’의 사례로 다뤄진 브랜드, 풀무원의 임원과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 과연 풀무원은 불황 속에서 안녕할까? 정답같은 답변을 해주었다. “우리 브랜드는 IMF 외환위기 때처럼 지금의 불황기에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요리를 할 때 외식비용보다는 저렴하지만 식재료 중에서 최고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역시 불황일수록 소비자는 브랜드를 찾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라면을 전혀 먹지 않던 친구가 집에서 신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을 보았다. 친구는 마지막 국물을 마시면서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아끼려고 라면을 먹지만, 아무리 없어도 1위 브랜드 라면을 먹어야지.” 신라면은 친구의 마지막 남은 체면과 자존심이었다.

 

 

‘현실’적으로 시장 전체가 얼어붙어야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불황에서 활황의 인자를 가진 슈퍼 브랜드가 탄생하고 있다.

 

 

불황에 소비가 과연 사라지는 것일까? 도대체 불황일수록 매출이 올라가는 속옷 산업에는 어떤 소비 메커니즘이 있는 것일까? 불황인데 왜 고급 카메라 기종은 많이 팔리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소비는 사라지지 않았고 이동을 하고 있다. 아마 IMF 외환위기 때나 최근의 불황에 매우 혁신적인 브랜드가 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새로운 욕구의 출현이다. 그래서 ‘불황에는 활황하고, 호황에서는 성황하는 브랜드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시장 생태계를 살펴 보았다. 결국 호황과 불황에도 영생불멸하는 브랜드를 찾기로 했고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IMF 외환위기에 시작했고 지금까지 성장한 브랜드를 찾는다. 둘째, 불황일 때 오히려 호황하는 브랜드 속성값을 찾는다. 셋째, 이번 불황이 끝나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활황의 DNA를 가진 브랜드를 찾는다. 다섯 개의 브랜드를 찾았고 특집 인터뷰에서 자세히 다루었다.

불황이 되면 불황 전까지 기업이 주도적으로 소비자를 이끄는 ‘거만한 마케팅 법칙’들은 사라진다. 오직 고객 중심, 고객 이익 증대, 고객 우선, 고객 가치 창조와 같은 ‘고객 원칙’만 존재하게 된다. 다섯 개의 브랜드들은 마케팅 법칙에서 흔히 말초적 공식이라고 불리는 ‘불안’을 자극하지 않았다. 고객 원칙에 입각한 전략, 즉 소비자를 응원하고, 안정감을 주며, 관계를 형성하고 그리고 신뢰감을 주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섯 개 브랜드들은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시대정신’으로 소비자들에게 ‘구매’가 아닌 ‘동참’을 요구했다. 그리고 불황 속에서 결국 활황하는 이유는 ‘브랜딩’이었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자신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심리학자 프로이드와 만나고 나서 아주 유쾌한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물리학과 심리학은 같은 것을 다르게 인식할 뿐”이라고 프로이드와의 만남을 평가했다.

도대체 상대성 이론과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쌍을 이루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같은 것,’ 즉 인간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마케팅과 정신분석학은 사람을 소비자로 볼 것인가 아니면 환자로 볼 것인가에 대한 차이일 뿐, 결국 ‘같은 것’을 다루는 것이다. 불황이 되면 마케팅 전략 서적은 덮어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성공한 브랜드는 호황할 때 자신들의 탄생을 기념하는 영웅담을 늘어 놓는다. 호황으로 덧칠한 자본주의 우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과격하게 말한 것은 필자뿐만이 아니다.

최근에 전 GE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주주 가치 극대화는 미친 짓”이라고 미국식 자본주의의 개종을 선언했고, 현 GE 회장인 이멜트(Immelt)는 “1990년대에는 강아지라도 사업할 수 있었다”고 개탄했다. 도대체 강아지들이 경영했던 미친 짓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지금 필요한 것은 전략보다는 사람(소비자)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세계관을 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마케팅과 심리학의 중간 학문이라고 불리는 ‘브랜딩’은 제품보다는 가치, 기능보다는 관계, 상표보다는 영혼을 다루는 학문이다.

지금 시장에서 활황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자. 그들은 불황 자체를 오히려 경쟁 브랜드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불황을 자사의 브랜드를 강력하게 만드는 포지셔닝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 불황을 통해서 신규 시장을 생성하고 그리고 독점하고 있다. 불황을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불황 안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도 처음부터 명품은 아니었다. 대부분 차고, 다락방, 헛간, 다른 사람의 매장 한 켠 그리고 창고에서 시작한 브랜드이며, 끔찍한 경제 불황을 직면하면서도 여기까지 버텨온 브랜드들이다. 지금의 명품들이 명품이 된 것은 고난을 통해서 진주같은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철학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불황 속에 우리는 시장의 세 가지 모습을 살펴야 한다. 바로 현실, 사실 그리고 진실이다. ‘현실’적으로 시장 전체가 얼어붙어야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불황에서 활황의 인자를 가진 슈퍼 브랜드가 탄생하고 있다. 이것이 불황의 ‘현실’이며 호황에 ‘사실’로 드러나는 브랜드의 ‘진실’이다.
“불황에서 성공의 법칙은 고객 가치라는 원칙뿐이다”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의 ‘실행’은 아무나 하지 못한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한 길은 오르막 길이다. 그러므로 속력으로 신기록을 세우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타이밍을 읽어야 한다. 불황이야말로 시장이 주는 최고의 타이밍이다. 불황에서 탈출하려 하지 말고 이용해야 한다.

편집장 권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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