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3. 알아야 할 지식과 알지 말아야 할 지식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권민  고유주소 시즌2.5 / Vol.25 BRAND, B자 배우기 (2012년 06월 발행)

나는 기업과 학교에서 브랜드에 관한 강의를 할 때, 아홉 살 딸에게 성교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난감함을 겪는다. 특히 브랜드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그들이 알고 있는 브랜드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브랜드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사과를 먹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사과의 맛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사과는 배처럼 맛이 시큼한 것도 있지만, 포도처럼 즙이 많고, 바나나랑은 맛이 완전히 다르고 그러니깐 딱딱한 파인애플 맛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사과를 설명할 수 있을까?

브랜드 교육과 성교육

“아빠, 나는 언제 생리해?”

 

어홉 살 딸의 갑작스러운 이 질문은 휴일을 맞이해서 가족끼리 야외로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터졌다.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뒷자리에는 카시트에 앉은 일곱 살 아들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들은 창문 너머로 지나가는 자동차만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에도 어디서 듣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질문을 해서 ‘나중에 알려 줄게’라고 대답을 회피한 적이 있다.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갔건만 딸의 표정에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알아야겠다는 확고함이 있었다.

 

자녀 양육에 관한 책에서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지 말고 무시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정확하지 않지만 딸의 질문에 대해서 아빠가 조곤조곤 알려 주어야 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책에서는 어떤 내용을 얼마큼 이야기하라는 말은 없었다. 나는 운전 중이라 뒤를 돌아볼 수 없었고 옆자리에 앉은 아내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았다. 아내는 나보다 더 막막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나름 재치 있는(?) 대답으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아, 그 문제는 설명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서 집에 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 엄마가 너한테 할 말도 있고.”
이렇게 영리하게 피해 가는, 나의 순간적인 재치가 스스로 대견스러웠다.
“아빠! 생리가 월경이지?”
이번에는 일곱 살 아들이 질문을 했다. 나와 아내는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딸의 질문보다 더 당혹스러워 했다. 왜냐하면 연이어 터져 나오는 아들의 질문 공세 때문이었다.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년 전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Why》라는 과학 만화책 전집을 중고로 사준 적이 있었다. 그 전집 안에는 아이들의 성교육을 위한 ‘사춘기’라는 시리즈가 있었다. 우리는 미처 책의 구성을 살피지 못했다. 어느 날 여덟 살 딸이 ‘사춘기’ 시리즈를 읽는 것을 보고 순간 찜찜한 기분이 들어 읽던 책을 달라고 해 살펴보았다. 책은 성에 대해 충실히 설명하고 있었지만, 여덟 살이 보기에는 민망하고 난해한(?) 내용이라고 생각되어 압수하여 숨겨 두었다. 딸은 검열과 압수당한 이유를 물으며 다시 그 책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나중에’ 보여 준다는 타협안으로 그때 역시 피해 갔다. 그렇게 덮어 두고 일은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 1년의 시간이 지났다. 딸과 아들은 다른 집에서 피아노 개인레슨을 받다가 그집 서재에 내가 감추었던 ‘사춘기’ 책을 발견했다. 특히 딸은 왜 이런 내용을 알려 주지 않는지에 대한 강한 호기심으로 피아노 연습이 끝나고 나를 기다리면서 부지런히 그 책을 탐독했다. 딸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야 딸의 눈빛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내가 말하는 것을 맞추어 보고자 하는 의도임을 알게 되었다.

 

딸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나는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딸은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고, 그런 지식들은 딸이 자라면서 어디까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는 딸의 입장이 되어서 궁금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여전히 대답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기업과 학교에서 브랜드에 관한 강의를 할 때, 아홉 살 딸에게 성교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난감함을 겪는다. 특히 브랜드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그들이 알고 있는 브랜드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브랜드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사과를 먹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사과의 맛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사과는 배처럼 맛이 시큼한 것도 있지만, 포도처럼 즙이 많고, 바나나랑은 맛이 완전히 다르고 그러니깐 딱딱한 파인애플 맛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사과를 설명할 수 있을까?

* 이 아티클의 전문을 읽으시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1. 현재 유니타스브랜드는 매거북의 모든 기사를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보실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멤버십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2. 기사는 무료(share) 기사와 유료 기사로 구분되어 있으며 온라인 로그인 시 무료 기사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3. 무료 기사는 [MAGABOOK > 전체보기]에서 볼륨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는 MAGABOOK 메인 페이지에서 '무료 기사 보기'를 이용해 주세요.

4. 이 기사에 대한 PDF는 리디북스(유료)(http://ridibooks.com)에서 만나 보실수 있습니다.

유니타스브랜드 문의

About Us

찾아오시는 길

멤버십 문의

  • 070-5080-3815 / unitasbrand@stunitas.com

교육, 컨설팅, 제휴 문의

  • 070-5080-3800 / ahneunju@stunitas.com

매트릭스 단체, 쇼핑몰 문의

  • 02-333-0628 / momen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