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호켄 ┃생명에 이바지하는 생명의 비즈니스
자신의 가치로 변혁하라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5 / Vol.28 에코시스템 브랜드 (2012년 12월 발행)

“네 말처럼, 우주의 역사에 있어서 인간의 탄생은 하나의 주요한 사건, 정말로 주요한 사건이었어. 인간이 탄생하자, 우주의 나머지 부분은 전혀 흥미를 끌지 못했고 전개되던 드라마에서도 밀려났지. 이 드라마에는 지구 혼자로 충분했어. 지구는 인간의 출생지이자 고향이거든. 그게 지구의 의미거든. ‘역할 맡은 자들’은 세계를 인간 생명의 지지 기반, 즉 인간의 생명을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기계로 간주하지.” 다니엘 퀸, 《고릴라 이스마엘》 中, 이스마엘의 대사

 The Interview with 환경운동가 폴 호켄(Paul Hawken)

 

 

“네 말처럼, 우주의 역사에 있어서 인간의 탄생은 하나의 주요한 사건, 정말로 주요한 사건이었어. 인간이 탄생하자, 우주의 나머지 부분은 전혀 흥미를 끌지 못했고 전개되던 드라마에서도 밀려났지. 이 드라마에는 지구 혼자로 충분했어. 지구는 인간의 출생지이자 고향이거든. 그게 지구의 의미거든. ‘역할 맡은 자들’은 세계를 인간 생명의 지지 기반, 즉 인간의 생명을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기계로 간주하지.” 다니엘 퀸, 《고릴라 이스마엘》 中, 이스마엘의 대사

환경위기의 심각성을 부르짖으며 더 이상의 파괴를 멈추자는 이들에게 간혹 어떤 사람들은 *창세기를 들먹이며 상황을 무마하려 한다. 인간에게 이 지구상의 만물을 다스릴 권리를 신이 부여했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복’하고 ‘다스리’는 과정에서 자연이 파괴되고 생물들이 멸종되어도 이 모든 것은 오히려 순리적이라고 강변하곤 한다. 이제 곧 우리와 이야기를 나눌 폴 호켄은 그의 저서 《비즈니스 생태학》에서 이런 사람들의 주장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

‘무척 논리적인 이야기로 들리지만, 사실은 엉터리다.’

그렇다. 그의 말에 따르면 페름기 말기나 백악기 같은 대규모 멸종 사태를 제외하면, 과거의 멸종 사례들은 생명체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주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나이를 최소 38억 년에서 최대 60억 년까지 추정한다. 수십 억년을 무탈하게 굴러온 생명의 삶터는 고작 몇백만 년 전 출현했다는 한 유기체 때문에 위기에 처해있다. 화산 폭발이나 유성 충돌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멸종이 아닌, 유기체가 유기체를 멸종시키는 형국에 직면했다. 호모 사피엔스, 혹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불리는 이 유기체는 더는 슬기롭거나 지혜로워 보이지 않는다. ‘슬기로운 사람’들이 구축한 가장 거대한 시스템 중 하나인 비즈니스는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거대한 한계에 부딪혔다. 누구도 이 한계가 야기할 사회적 혼란은 원치 않지만, 이미 문제점들은 환경과 사회, 경제를 비롯해 전 방위적으로 대두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빚어낸 시스템의 의미를 자연과 공유하고, 그 원리를 자연과 동화시켜야 한다. 철학자 한스 요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우리를 도울 수 없다. 우리가 신을 도와야 한다. 그것이 우리 자신을 궁극적으로 돕는 길이다.’

인간은 명백하게 자연의 일부이지만, 정작 그 활동은 상호 존중이나 순환과 같은 자연의 기본 원리를 상실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환경과 지속가능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구조의 불합리성 등을 진지하게 고찰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가 폴 호켄을 만나야 했던 이유다.

‘저기 먼 곳에 환경이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환경이다. 환경은 우리의 정신이자 소망이며, 이 환경은 우리가 지금 치유할 방법을 찾고 있는 이 세상을 창조했다.’ 폴 호켄

 

*창세기
환경개발론자들은 가끔 다음의 성경구절로 본인들의 입장을 강변한다.
창세기 1장 28절의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가 그것이다.

 

  

 

Tibetan antelope 티베트 영양
티베트 고산지대 서식, 가죽을 위한
불법 포획으로 멸종 위기.

 

파괴의 비즈니스, 수호의 비즈니스

 

폴 호켄. 그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우리나라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대답했다. 급진적인 환경주의자라고. 사실 급진적이라기 보다, 그의 태생이 그렇다. 호켄은 당당히 말한다. “I was born an environmentalist.” 이미 열 살 때 시에라 클럽의 데이비드 브라우어(David Brower)를 만나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대학에 진학했을 때 사람들이 본인과 같지 않다는 것에 오히려 충격을 받은 사람이다. 이런 호켄이 1993년에 세상에 내놓은 《비즈니스 생태학》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에) 상당히 도발적이다. 《비즈니스 생태학》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때는 미국 발행 후 무려 10년이 지난 2004년 9월이었다. 1993년 당시 미국에서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호켄은 아무런 평론을 받지 못했는데 이는 출판사와 매체들에 가해진 회유와 협박 때문이었다. 그는 이것을 ‘배척당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호켄은 절제된 뉘앙스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얼마나 많이 팔리는 것보다, 단 한 명이라도 내 책을 읽고서 세상에 변화가 일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비즈니스 생태학》은 20년 전에 읽지 못한 게 후회될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가치를 높이는 일이 비즈니스의 본질이자 모든 것이 된다면, 그 다음 문제는 우리 자신의 가치를 되찾는 일이다’ 같은 말은 20년 전의 비즈니스를 생각해 보면 더욱 선동적이지 않나. 당신은 환경운동가이자, 이 책을 비롯해 4권의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린 작가이기도 하고, 기업가이기도 하다. 이런 당신의 활동이 세상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의 작업에서 말하고 싶은 바는, 생태학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해를 끼치는 시스템은 사회적인 해를 끼치는 시스템과 같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사회적 문제가, 저기서는 환경적 문제가 일어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며 존재해왔다. 지구를 더 깊이 파헤쳤다. 엄청난 석탄을 태워댔고, 어디도 갈 수 없을 만큼 꽉 막힌 도로에서 차를 몰았다. 그래서 지구에 이중창을 끼운 듯 공기가 뜨뜻하게 변해버렸지 않나. 우리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는 운동을 시작한 것은, 우리 중 상당수가 나르시시즘적이고 편리한 생활방식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5세기에 걸친 집단 학살, 그리고 토착민 학대로 얻은 생활방식이다. 현재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에 직면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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