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를 잇는 세상에 하나뿐인 수제화 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2.5 / Vol.35 골목대장 브랜드 (2014년 04월 발행)

하루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00년을 생각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100년 브랜드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인 ‘관계’를 이들은 삶으로 입증했다. 수작업의 고된 노동으로 감내했다. 수제화 시장이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들은 4대를 맞는다. 이들을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만든 주체는 누굴까. 다름 아닌 그 브랜드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송림수제화를 신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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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view with 송림수제화 사장 임명형

 

 

 

 

최근 브랜드 수명은 10년 안팎이다. 10년이 채 안 돼 사라지는 브랜드도 허다하다. 브랜드가 태동할 때 리더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운영을 시작한다. 100년 넘게 사랑 받은 브랜드를 보면 지속성을 고민하며 성장과 변화를 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골목 브랜드는 어떨까. 이번에 만난 골목 브랜드 대표는 ‘사람’과 ‘관계’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77년간 이어왔다고 고백했다. 한 사람 한 사람 꼭 맞는 신발을 만들어주기 위해 연구하고 개발한 결과 조금씩 발전했다는 것이다. 해당 브랜드가 문을 연 1930년대는 모두 가난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힘든 시절이었다. 하루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00년을 생각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100년 브랜드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인 ‘관계’를 이들은 삶으로 입증했다. 수작업의 고된 노동으로 감내했다. 수제화 시장이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들은 4대를 맞는다. 이들을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만든 주체는 누굴까. 다름 아닌 그 브랜드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송림수제화를 신는 사람들이다.

 

 

 

 

1mm 차이를 조율하는 장인 정신

  

을지로3가 수포로 초입은 오래된 1960년대 건물이 건재하다. 한때 제지회사와 인쇄소가 자리했던 골목은 이제 타이어, 건재상, 공업사들의 터전이 되었다. 눈이 추적추적 쌓인 골목이 을씨년스럽다. 한국 영화가 한창 꽃피던 1960년대 중반, 영화 흥행을 보증했던 파라마운트 극장 자리는 한창 공사 중이었다. 그 맞은 편에 송림수제화 매장이 있다. 1936년이래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켰다. 골목의 산 증인이 따로 없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가게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진열된 등산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뭉툭한 코에 보드라운 재질, 튼튼한 굽, 소위 송림수제화표 신발이다. 자세히 보면 손바느질의 흔적도 보인다. 왼쪽에 진열된 남녀 구두도 보기엔 평범하지만 각기 다른 기능을 담고 있다. 옛 구둣방의 정취가 장인의 체취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찾는 손님이 많았다. 덕분에 3대 임명형 사장의 발놀림도 부산스럽다. 그는 일로 얻은 고질병인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 고생 중이었는데, 손님이 오면 자동으로 허리를 굽혀 직접 구두끈을 묶고 신발을 매만졌다. 얼굴을 찡그리거나 힘든 내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고통을 잊고 오직 손님과 구두만 생각했다.

 

임명형 대표가 송림수제화에서 일한 지도 3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는 왜 이 일에 몰입하게 된 걸까? 그에게 물었다.

 

“신발은 그냥 신발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신발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고 생활이 편해지거든. 저도 처음엔 아버지가 하니까 관심 갖는 정도였어요. 그러다 어느날 가게로 오는 감사 편지들을 보고 이 일이 없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확신했지. 신발이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 옷은 1cm가 크거나 작아도 입을 수 있지만 신발은 1mm로 결정돼요. 기성 신발은 5mm에 맞춰 발의 모양이나 형태와는 상관없이 생산되기 때문에 불편함은 스스로 감수해야 하잖아요. 사실 발은 굉장히 민감해요. 전 세계 70억 인구 중에 똑같은 발을 가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지. 우리는 발의 모양에 맞게 일부분을 잡아줘요. 민감한 사람은 머리카락 한 올 정도의 차이를 인지해요. 우리집에서 신발 맞추는 사람 중에는 그런 손님이 많아. 까다로운 게 아니라 예민한 거예요. 1mm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고 걸을 때 생기는 주름의 각도, 밀리는 발의 높이와 길이가 틀려진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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