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자전거와 함께한 외길 인생 청주 내수자전거

고유주소 시즌2.5 / Vol.35 골목대장 브랜드 (2014년 04월 발행)

충남 충서로를 따라 당진영덕고속도로에 진입, 호남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을 지나 용암북로에 들어섰다. 한낮에 비해 땅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청주는 늦가을의 정취를 드러내며 조용히 늦은 오후의 일상을 맞는 중이었다. 영운천로를 끼고 좌회전을 한 후 도로를 따라 200m쯤 올라갔을까. 오래된 낡은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내수자전거’다. 동네 터줏대감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건물 외벽에 내려앉은 모습이다. 그곳만 시간이 멈췄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본 풍경이 오마주 되는 건 비단 나뿐일까.

43년 자전거와 함께한 외길 인생 청주 내수자전거
The interview with 내수자전거 대표 정필목

 

사람 향기 가득한 작은 가게

 

내수자전거는 문을 연 1980년 이래 한 번도 이전한 적이 없다. 지킨 건 장소뿐만이 아니다. 시간, 사람, 기억, 전통도 지켰다. 겉이 낡으면 추억이 선명해진다. 겉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추억이 선명해지는 건 보낸 시간이 많다는 의미다. 어린 시절 그곳에서 자전거에 바람을 넣던 소년들은 지금도 잊지 않고 내수자전거를 찾는다. 정필목 대표는 그들을 위해 넉넉하게 커피 믹스와 종이컵을 준비해 놓고 있다. 정 대표의 커피, 참 진하다.

 

2시간 남짓 걸린 인터뷰 시간 동안 참 많은 사람이 다녀갔다. 아무 말 없이 자전거에 공기만 넣고 내빼는 숫기 없는 중·고등학생들도 있고, 안부 차 들른 오랜 이웃과 근처에 사는 가족도 있다. 사람이 스치는 풍경은 인이 박인 일상이다. 일상이 새롭고 특별한 것은 찾아오는 사람의 소중함을 아는 탓이다. 그 일대에서는 내수자전거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정필목 대표는 통장 7년, 새마을지도자 17년 통상 24년간 동네 안녕을 위해 헌신했다. 그렇다 보니 가게에 오는 사람들이 아들, 딸 같고 가족 같아서 수리비도 비싸게 받지 못한다. 그의 마음에 인(人)이 박인 까닭이다.

 

이 일을 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정필목 대표(이하 정필목) 옛날에는 다들 중학교도 못 갔잖아요. 이 기술을 배우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고 해서 배우게 됐어요. 먹고 살기 위해서 한 거죠. 15살 때부터 배웠으니까 기술 배운 것부터 치면 43년 정도 된 거네요. 당시는 먹고 살만했어요. 자전거 고치는 곳이 많았거든요. 옛날에는 바퀴가 찰고무라 며칠만 세워놔도 금방 못 썼어요. 대신 구멍이 크게 나도 때울 수 있었는데 지금 자전거는 구멍이 작게 나도 때울 수가 없어요. 오래 세워놔도 괜찮구요. 요즘 세대는 산행 자전거 많이 타는데 우리는 산행 자전거는 못 만져요. 안 해봐서. (웃음)

 

자전거 수리는 어느 정도 배워야 익숙해지나요?

 

정필목 5년에서 10년 정도는 해야죠. 2~3년 배워서는 많이 헤맸어요. 일이 좀 익숙해졌다고 해도 손님이랑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장사하려면 손님하고 대화를 잘해야 하잖아요. 알 던 것도 옆에서 누가 쳐다보면 잘 안 되거든요. 지금이야 나이가 있어서 누가 쳐다보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쓰지만요. 우리 가게에 70~80대 어르신들이 갈 데 없으시니깐 많이 놀러 오세요. 그럴 때면 무조건 놀러 오시라고 해요. 그 분들께 많이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걸 깨닫기도 하고요. 옛날 어른들은 옛날 방식을 고집하시니까. 우리는 중간 세대잖아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사이에 있어서 양쪽 말을 다 듣 고 수용하는 거죠.

 

공짜로 공기 넣고 수리비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데 먹고 사는 건 괜찮으신가요?

 

정필목 돈 못 벌어요. 이 집은 내가 태어난 곳이에요. 여기서 가게 하며 사는 거예요. 딴 곳처럼 받았으면 벌써 빌딩 하나는 지었겠죠. 손님이 많으니까. 근데 그렇게 안 하니깐 돈을 못 벌어요. 돈 못 버는 대신 욕은 안 먹잖아요. 여하간 보람 있어요. 어디 멀리 이사 가서도 찾아올 때면 특히 그래요. 기어 당기는 거 우리는 8,000원 받는데 다른 곳에서는 15,000원 받아요. 마진이 좋기 때문에 일부러 많이 안 받아요. 양심이에요. 신앙인이니까.

 

  

 

여기서 태어나셨군요. 오래돼서 그런지 내비게이션에는 바로 뜨더라고요.

 

정필목 개인택시 하는 사람들은 여기 다 알아요. 오래 했으니까. 간판도 옛날 거라 특별하잖아요. 우리 친구가 간판 쓴 거예요. 부서진 거 내가 고쳐서 계속 쓰는 거예요. 1980년대 말쯤에 썼죠. 저것도 25~6년 되었다고 봐야죠. 재밌죠? 이 지붕도 뼈다귀라고 하는데 나무에 흙 바른 거예요. 청주에서 이런 곳은 우리밖에 없어요. 여기가 참 살기 좋아요. 비나 눈이 많이 오지 않고 바람도 순하고 사람도 온순해요.

 

그런 것 같아요. 청주에 들어서자 마자 공기가 편안하더라고요. 인상들도 선하시고… 그런데 인근 학교 학생들이 많이 오네요. 주변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나요?

 

 

정필목 지금은 제법 많이 타죠. 1980년대는 많이 힘들었어요. 오토바이 붐이 일었잖아요. 2000년대 들어서면서 건강 챙기느라 슬슬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거예요.

 

손님이 없으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버티셨어요?

 

정필목 그냥 쭉 하는 거죠. 한번 끝까지 해봤어요. 대신 겨울에 일없을 때는 노가다 많이 뛰었어요. 워낙 일이 없으니까. 11월부터 2월까지는 아예 수입이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봄에도 손님이 다 떨어져 나가고 없더라구요. 그래서 몇 년 하다가 결국 그만뒀어요. 지금도 손님들이 아저씨 그만두면 어떡하냐고 얘기해요. 그러면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 평생 할거라고 그러죠.

 

요즘은 약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잖아요.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요. 반대이신 거 같아요.

 

정필목 살다 보니깐 그게 나중에 스스로에게도 안 좋더라고요. 약간 손해 봐도 그러려니 하는 거죠. 그래서 나쁜 소리는 안 듣고 살아요.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기술 일도 잘 맞고… 난 대리점 돈 많이 버는 거 하나도 안 부러워요. 서비스 해주고 돈은 많이 못 벌어도 대신 단골이 더 많잖아요. 사람은 인심 잃으면 안 돼요. 사람이 재산이에요.

 

가게 안 휴지통에는 그날 하루 다녀간 사람들에게 타준 인스턴트 커피 봉지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골목대장 브랜드의 흔적이다.

 

* 이 아티클의 전문을 읽으시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1. 현재 유니타스브랜드는 매거북의 모든 기사를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보실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멤버십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2. 기사는 무료(share) 기사와 유료 기사로 구분되어 있으며 온라인 로그인 시 무료 기사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3. 무료 기사는 [MAGABOOK > 전체보기]에서 볼륨별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는 MAGABOOK 메인 페이지에서 '무료 기사 보기'를 이용해 주세요.

4. 이 기사에 대한 PDF는 리디북스(유료)(http://ridibooks.com)에서 만나 보실수 있습니다.

유니타스브랜드 문의

About Us

찾아오시는 길

멤버십 문의

  • 070-5080-3815 / unitasbrand@stunitas.com

교육, 컨설팅, 제휴 문의

  • 070-5080-3800 / ahneunju@stunitas.com

매트릭스 단체, 쇼핑몰 문의

  • 02-333-0628 / momen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