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ooool Marketing 두 번째 이야기
신상품 런칭(launching)편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김경필  고유주소 시즌1 / Vol.6 브랜드 런칭 (2008년 08월 발행)

“쿨해, 멋져, 짱이야, 예술인데?, 남들도 다 가졌잖아, 아빠 나도 사줘, 자기야 나 그냥 저거 사고 싶어….” 유니타스브랜드를 통해 쿨 마케팅을 비롯해 총 3번의 글을 기고하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쿨 마케팅’에 대한 질문과 반응이 의외로 좋아 쿨 마케팅 후속편을 준비하게 되었다. 작년 창간호를 통해 소개된 바와 같이 쿨 마케팅은 고객들로 하여금 ‘쿨Cool해’라고 말할 수 있는, 측정할 수 없고 고객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감성적 가치를 상품에 심어 놓음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구매 하도록 만드는 마케팅 기법이다. ‘쿨 마케팅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기업에서 어떻게 쿨 마케팅적인 시각을 갖고, 쿨한 브랜드와 상품을 시장에 런칭하였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다.

두 개의 사고방식

마케팅 구루인 테오드르 레빗은 《마케팅 상상력》에서 드릴이 아닌 드릴로 뚫린 ‘구멍’을 팔라고 말한다. 소비자가 드릴을 구매할 때 그들은 드릴 자체가 아닌 드릴을 통해 얻어진 구멍을 구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어찌 보면 드릴이나 구멍이나 같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릴 제조업자의 관점과 구멍 마케터의 관점은 큰 차이가 있다. 드릴 제조업자의 시각을 가진 파워 드릴(Power Drill)사의 신상품 런칭(launching) 회의를 살펴보자.

 

 

엔지니어 : 사장님 이번에 개발된 드릴 엔진 신제품입니다.

사 장 : (힘차게 돌아가는 드릴에 만족하며) 좋군. 이번 드릴의 장점은 무엇인가?

엔지니어 : 구형 모델보다 50% 더 빠른 회전력을 가졌으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비슷한, 매우 효율적인 엔진을 장착 했습니다.

사 장 : 단점은?

엔지니어 : 크기가 약 5%정도 커졌습니다. 그 정도면 소비자가 감지하기에는 작은 차이니까 문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 장 : 전력 소모량도 같으면서 1.5배의 힘을 가졌다니…. 좋군. 열심히 개발해 보게!

엔지니어 : 사장님 한 가지 염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사 장 : 뭔가?

엔지니어 : 지난번 개발시보다 엔진 개발비용이 20% 늘어 판매가격이 상당히 올라갈 예정입니다.

사 장 : 음… 일단 좋은 엔진을 개발하도록 해요. 좋은 품질이라면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는 구매할 테니까….

 

 

두 사람과의 대화 사이에는 오로지 기술 이야기밖에 없다. 신제품의 성능과 품질은 과거 보다는 더 탁월하다. 그러나 과연 소비자도 이 상품을 좋게 평가할까? 여기 구멍 마케터적 시각을 가진 사장님과의 대화를 살펴보자.

 

 

사 장 : 이번 개발된 새 엔진의 장점은 뭔가?

엔지니어 : 구형 모델보다 50% 더 빠른 회전력을 가졌으면서도 전력 소모량도 비슷하여, 매우 효율적인 엔진입니다.

사 장 : 잠깐… 우리가 계획했던 신상품 모델의 전면 수정이 필요할 것 같아.

엔지니어 : 네?

사 장 : 어제 장인 댁에 갔었는데 장인 어른 기분이 좋지 않으시더군.

엔지니어 : 우리 신상품과 무슨 관련이 있나요?

사 장 : 어제 목수가 와서 벽에 걸 큰 그림을 위해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있었지…. 장모님 하시는 말씀이, 몇 해 전만해도 장인께서 손수 드릴로 벽에 구멍을 뚫었는데 이제는 기력이 쇠해져서 못하신다는 거야. 사실 장인은 딸 밖에 없어서 그런 집안일을 손수 하셨고 또 즐겨 하셨거든. 그래서 그 분은 못 박는 일이 성가신 일이 아니라, 남편으로 아빠로서 존중 받을 수 있는 일이었지. 그러나 이젠 직장도 은퇴하고 벽에 구멍 하나 못 뚫는, 남자가 아닌 보통 노인네가 된 것 같아 무척 의기소침해 지셨잖아.

엔지니어 : 그래서요?

사 장 : 그때, 난 우리가 뭔가 잘못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의 고객이 누구라고 생각하나?

엔지니어 : 그야 목수와 일부의 남자들이죠.

사 장 : 그렇지. 그런데, 우리가 잠재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했던 것 같아. 우리 장인 같은 분이 우리 고객이 될 수 있었는데 말이야. 우리는 드릴 전문가에 판매할 힘세고 견고한 드릴을 만들었는데…. 정작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구멍’이잖아. 그런데 사실 구멍의 진정한 소비자는 목수가 아니라 우리 장인이더라고. 만약 우리가 노약자나 여성도 쉽고 안전하게 뚫을 수 있는 드릴을 만든다면…. 공사장에서 쓰는 최첨단 드릴이 아니라 여성용 드릴을 멋진 디자인과 함께 만든다면 우리는 잠재 고객에게 드릴이 아닌 구멍을 팔 수 있게 될 거야.

엔지니어 : 멋진데요.

사 장 : 전문가들이 필요한 고성능 엔진이 아니라 노약자들이 쓸 수 있는 작고 휴대가 간편한 엔진을 만들어봐. 성능이 조금 떨어져도 될 꺼야. 어차피 철판을 뚫지는 않을 테니 말이야. 그리고 디자인도 신경 써서 쿨한 드릴을 만들어봐.

엔지니어 : 사장님! 그리고 휴대용 드릴의 장점이 또 하나 있을 것 같아요.

사 장 : 뭔가?

엔지니어 : 사장님 장인의 잃어버린 자신감을 채워주는 비아그라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사 장 : Cool~ (좋은데~)!

 

 

고객으로부터 답을 얻는 외부적 관점인 구멍 마케터적 시각은 다음과 같은 유익이 있다.

 

첫째,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목적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드릴 제조사는 드릴 공급업자가 아니다. 오히려 구멍을 제공하여 고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더 강하고 신속하게 전력소모 없이 뚫는 것이 고객이 원하는 것이라는 발상은 회사 내부의 생각이다. 이런 사고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고 누구나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고객은 드릴로 뚫어진 구멍과 그로 발생되는 편리함과 만족감을 원할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드릴은 단지 구멍을 뚫는 도구이며, 구멍이 진정한 소비자의 목적이다.

 

둘째, 새로운 시장을 발견할 수 있다. 위에서 소비자인 장인은 구멍을 얻기 위해 목수를 고용했다. 우리가 제조업자 마인드에 갇혀 있다면, 우리의 고객을 전문적으로 드릴을 활용하는 목수나 일부 일반 소비자로 한정 시키게 된다.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고효율의 강한 파워 드릴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구멍적 시각을 갖게 된다면 구멍을 원하는 모든 소비자가 고객이 되게 된다. 소위 블루오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셋째, 창조적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그냥 사고 싶게 만드는 쿨한 구매욕구를 일으킨다. 작고 편리한 드릴은 장인에게 구멍뿐만 아니라 남자다움을 회복하게 한다. 어떤 관점에서는 비아그라를 제공하는 제약회사 화이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쿨한 디자인의 드릴은 기능적 측면에서 만족된 상품이 아니라 너무 매력적이어서 소유하고 싶은 쿨한 상품에 이르기를 기원하고 있다. 실제로 명품 필기도구인 몽블랑 마니아들은 다양한 만년필을 수집하는데 그들의 목적은 필기도구가 아니라 감상이다. 그들은 심지어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만년필을 보관한다. 그들에게 만년필은 너무 소중해서 보관하고 싶을 정도의 애정의 대상이다. 이렇게 쿨 마케팅은 구멍의 사고방식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고객은 드릴로 뚫어진 구멍과
그로 발생되는 편리함과 만족감을 원할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드릴은 단지 구멍을 뚫는 도구이며,
구멍이 진정한 소비자의 목적이다.

 

 

1. 쿨 마케팅으로 가는 길
Imagine Customer Desire: 고객의 욕망을 상상하라

“p-value가 0.1%인데… 그럼 우리의 예측이 빗나간 건가?”
“필(Pil)! 다시 한번 돌려봐….”
“가격을 10%올리고 매출 sensitive가 얼마나 상승하는지 보라구.”
“이익은 몇 %나 올라가는지 밥(Bob)이 점검해봐.”

 

마케팅은 나를 늘 흥분시키는 주제였는데, 오히려 비즈니스 스쿨에 오면서 마케팅에 대한 환상이 사라졌다. 동료들과 같이 수강한 모의 마케팅 게임시간에 나는 창조적인 마케팅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 통계 패키지와 엑셀의 복잡한 함수를 활용하여 상대편을 이길 최적의 가격을 도출하고 예상 수익을 계산하기에 바빴다. 계량 마케팅에서 활용하는 수학이 고난이도는 아니지만 능숙하게 활용하기에는 꽤 복잡하고 버겁다. 더군다나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도 아니고 대부분 직장생활을 4~5년 이상씩 한 친구들이 새로이 어색한 확률 통계를 비롯한 수식을 엑셀과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하여 산출하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웠다. 마케팅에서의 수학이라는 것이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바뀌는 상대의 전략에 따라 대응하고 그것을 수식으로 해결하는 것이라 계산을 반복하는 지루한 일이 된다. 몇몇이 팀을 이루어 하는 모의 게임은 자존심 강한 비즈니스 스쿨 학생들의 묘한 경쟁심까지 일으켜 학기 중반쯤 되면 학점이 아니라 자존심 대결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지루한 계산을 새벽까지 진행한다.

 

 

  

 
뱅앤올룹슨과 삼성이 협력하여 만든 Serene 휴대폰 겉 디자인은 단순하고 세련되었지만 번호판은 시계모양의 파격적 디자인이다
뱅앤올룹슨의 Beosound 9000 CD가 밖으로 돌출된 디자인이다.

 

 

내가 이런 것 배우려고 미국까지 왔나? 복잡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하여 마케팅 플랜을 세우려면 이보다 더 복잡한 수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 하고 치부해버리고 넘어가기엔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마케팅 부서에서는 가격을 결정할 때 사실 다수결로 정했다. 영업부, 마케팅부, 매장 매니저, 상품기획자가 모여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그래도 결정이 안 나면 다수결로 했다. 굉장히 비논리적이지만 다수결로 결정한 가격으로 인해 큰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현장으로 돌아온 나는 기존에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리서치와 이를 분석하는 수학적 접근방법에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한편, 숫자를 무시하고 직관에 의해 성공하는 마케터들이 있었다. 과학적인 방법이나 주술적 마법에 의존하지 않는 현장의 경험으로 말이다.

 

과거에 기업들의 제품은 만들면 팔리는 ‘Make and Sell’ 시장이었다. 그 후 기업들은 경쟁이 생기자, 부산하게 소비자 조사를 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상품을 만드는 ‘Sense and Make’ 시장으로 재편되었다. 이런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필요를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고, 이에 맞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복잡하지만 과학적 마케팅 방법이 각광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시장에서는 이제 이것도 어렵다. 소비자들은 경쟁으로 점점 모든 제품이 비슷해져 가는 시장에서 뭔가 더 쿨한 것을 찾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소비자가 원하는 그러나 누구나 아는 뻔한 욕구가 아니라 소비자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내어 소비자를 놀라게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는 ‘Imagine and Surprise’ 시장이다. 따라서 기존 소비자 조사만에 의지해서는 쿨한 상품이 나오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과거의 시각에 얽매어 전통적인 시장조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존의 고객조사와는 다른 방법으로 고객을 연구하고 접근하여야 한다. 즉 그들의 욕구를 지금은 소비자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내어 소비자를 놀라게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는 ‘Imagine and Surprise’ 시장이다.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해야 한다.

 

놀랄 만큼 쿨한 상품은 전통적인 소비자 조사만을 의지해서는 나오기 힘들다. 디자인으로 고객을 놀라게 하는 뱅앤올룹슨의 상품기획 전략은 그런 점에서 신선하다. 뱅앤올룹슨의 디자이너들은 전통적인 소비자 조사를 멀리하는데, 수석디자이너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소비자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합니다. 소비자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에 대해서만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거나 요구할 뿐이죠.”

 

소비자가 무지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는 현재 나와있는 상품 안에서는 충분한 피드백을 할 수 있지만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소비자에게 직접 묻는 대신 그들을 관찰하는 것을 즐겨한다. 그들의 취미, 관심사, 쇼핑 패턴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것이다. 도요타도 렉서스를 만들면서 이러한 전략을 취하였다. 그들은 렉서스를 기획하기 전 기획팀을 미국에 보내 최고급 레스토랑, 고급 골프클럽, 멋진 의상을 입게 하고 미국 상류사회의 문화를 충분히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는 미국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쿨한 브랜드인 렉서스를 만든 것이다. 쿨 마케팅은 기존과는 다른 방법으로 상상력을 통해 고객을 놀라게 한다.

 

 

지금은 소비자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내어
소비자를 놀라게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는
‘Imagine and Surprise’ 시장이다.

 

 

2. Identify Yourself: 당신이 누구인가를 알아야 한다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던 중 우리 반 아이가 나더러 옷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 질문에 “응”이라고 긍정의 대답을 하였지만, 그것이 맞는 말인지 약간 혼란스러웠다.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옷을 판매하니 옷 만드는 회사라고 여겼고, 그래서 입사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우리 회사는 옷을 만드는 공장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실제로 회사 내에서는 옷을 만드는 것을 관리하는 부서는 있어도 만드는 부서는 없다.

 

우리 회사는 과연 옷 만드는 회사일까?
나는 그 학생에게 적절한 대답을 한 것일까?
나는 옷 만드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옷 만드는 사람이 아닌가?

 

당시는 잠깐 고민하고 넘어갔지만 5년 후 비즈니스스쿨 마케팅시간을 통하여 나의 대답이 틀렸음을 알았고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

 

 

레블론 광고, 화장품광고는 기능에 대한 설명보다 모델을 통한 이미지 전달에 힘쓴다. 이들이 판매하는 것은 ‘희망’일까 거짓말’일까?

 

 

“공장에서는 제품을, 상점에서는 희망을”

 

같은 회사지만 공장에서 만드는 것과 상점에서 판매하는 것의 실체가 다르다는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위의 말은 글로벌 화장품 회사인 레블론(Revlon)의 창업자 찰스 레브슨(Charles Revson)의 이야기이다. 화장품은 공장에서 만들지만 그들이 매장에서 파는 것은 희망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 수업의 담당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화장품 회사가 좋게 말해서 희망이지 실제로는 거짓말을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모델처럼 될 수 없으나 고객으로 하여금 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게 하는 거짓말 말이죠.” 고객이 화장품을 구매할 때 기대하는 것은 미백이나 피부보호 그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화장품 모델과 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하려고 하는, 희망을 구입하는 행동이다. 만약 고객들이 미백, 피부보호 같은 기능성만을 원했다면 세계 탑모델과 여배우를 광고모델로 내세우고 엄청난 물량의 광고 홍보 비용을 쓰는 화장품 제조사의 전략은 미친 짓이다. 그것보다는 그들 화장품의 실험결과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광고·홍보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화장품회사도 이런 전략을 쓰지는 않는다. 그들은 오랜 세월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고객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에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자제품을 만드는, 포항제철은 철을 만드는, 대항항공은 항공운수회사이다. 회사가 수행하는 사업이 무엇인가는 너무도 명확해서 의문을 갖지 못할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지식은 틀렸다.

 

마케팅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가치를 올바르게 전달하는 과정이며 기업의 존재 목적이다. 상품은 고객만족의 가치를 전달하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목적이 충족되지 않으면 기업의 사명은 실패한 것이고 따라서 존재할 수 없다.

 

당신의 법인명 또는 당신의 제품 카테고리로 당신이 하는 일과 아이덴티티를 규정하지 말라! 이러한 사고방식은 다시 강조하지만 틀렸다.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쿨로 대변되는 만족, 희망, 기쁨, 사랑, 편리성의 쿨 가치Cool Value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업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는 제품명, 그리고 정관에 명시된 목적과 사업자등록증에 표시된 품목이 대변해 주지 않는다. 우리의 제품을 구매하는 그리고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인식과 마음이 이를 규정해준다.

 

 

당신의 법인명 또는 당신의 제품 카테고리로
당신이 하는 일과 아이덴티티를 규정하지 말라!
이러한 사고방식은 다시 강조하지만 틀렸다.
기업이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쿨로 대변되는 만족, 희망, 기쁨, 사랑, 편리성의
쿨 가치(Cool Value)이다.

 

 

3. Invent Creative Strategy: 창조적 전략을 고안하라

 기업이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임을 분명히 한 후 행할 일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정하는 것이다. 특별한 존중을 전달하기 위한 뱅앤올룹슨의 전략적 선택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전략적 선택임을 주목하라. 뱅앤올룹슨은 특별함을 통한 존경이라는 쿨 가치(Cool Value)을 달성하기 위해서 디자인 경영이라는 창조적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디자인 전략을 살펴보자. 뱅앤올룹슨이 디자인을 중요시하지만 소속 디자이너는 없다. 모두 계약직을 활용하는데 이유는 디자이너의 행동을 자유롭게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회사의 지시를 따르거나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대신 컨셉 디벨로퍼(concept developer)라는 제도를 만들어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엔지니어와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디자인에 관한 특별한 절차도 없어서 때로는 이것이 굉장히 느리게 보이기도 한다. 오랫동안 수석 디자이너로 일해왔던 데이비드 루이스는 코펜하겐에 있는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주로 일하고 매주 금요일 305km 떨어진 뱅앤올룹슨 본사까지 운전하고 와서 미팅을 갖는다. 루이스의 85% 이상이 뱅앤올룹슨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디자인 활동을 위해서 본사는 루이스의 일에 별 간섭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느슨해 보이는 조직이나 문화에서도 탁월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은, 디자인에 대한 원칙과 미학적 도전때문이다.

 

이들의 작업 과정은 흡사 정반합正反合의 철학적 사유 과정과 같다. 디자이너들이 주제(정正)를 내놓으면 엔지니어들이 이것을 현실적인 측면에서 비판하고 수정한다(반反). 이러한 과정들은 끊임없이 반복되는데 이것은 디자인에 대한 포기가 없기 때문이다. 타 회사의 경우 엔지니어들이 심한 반대를 한다면 개발을 이미 포기했을 이상적(?) 디자인들이 이러한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 끝내 합合의 과정에 이른다. 마치 이들은 제품을 생산해내는 비즈니스맨이 아니라 가마에서 조심스럽게 자기를 구워내고 맘에 들지 않는 작품은 깨버려 맘에 드는 소수의 예술품만 일반에게 공개하는 장인이 일하는 모습과 같다.

 

여기서 스텝의 역할은 간단하다. 회사의 사명을 되새기면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진부하지 않은 도전적인 작품을 만드는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비영리 단체의 쿨 마케팅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한다.

반면,

비영리 단체는 그들의 선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기업과 비영리 단체 모두 목적을 이루기 위한 조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은 오래 전부터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경영을 도입하고 마케팅을 통하여 성과를 얻었는데, 비영리 단체 또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경영과 마케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물론 적용 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드러커는 사실 마케팅은 기업에만 필요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쿨마케팅은 비영리 단체에서도 모양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적용된다.

 

교회는 기독교적 진리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들은 이러한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난 수 천년간 성서를 만들고, 가르치며, 설교하였고, 때로는 교회뿐만 아니라 병원과 학교를 세우기도 하였다. 이들의 행위는 다양하지만 기독교적 진리를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목적은 똑같다. 이는 기업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이치와 똑같다.

 

 

 
 부흥 목회자인 빌리 그래함, 흥행에 성공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최근 기독교적 진리를 전하는 방법에 있어서 혁신이 일어났는데, 이것은 교회가 아닌 교회 바깥에서 일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6억 달러 이상의 흥행에 성공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라는 영화는 교회가 아닌 영화관에서 수많은 사람이 관람을 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새롭게 알게 되거나 더 깊이 알게 되었다. 제작, 감독, 작가로 참여한 헐리우드 배우 멜 깁슨은 그 동안 수천 년 교회사에서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그리스도를 못 박은 반유대주의 메시지는 묘하게 중동지역 이슬람인에게도 관심을 일으키게 되었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일부 중동 국가는 상영이 금지되기도 하였지만, 많은 이슬람인들이 자발적으로 영화에 관심을 갖고 보았다. 역사적으로, 이슬람 지역은 교회에서 보기에는 그들의 사명을 전달하기 가장 어려운 미개척지였다. 그러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기독교에 대해서 적대적인 이슬람 권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멜 깁슨이 기독교 진리를 전달하는 기법은 과거 목회자나 선교사들이 전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설교에 의지하지도 않았고 학교나 병원을 지은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금세기 전설적인 부흥 목회자인 빌리 그래함이 일평생 전 세계 185개국 2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진리를 전달한 것처럼 똑같은 역할을 하였다. 목사가 전 세계를 돌며 기독교인이건 아니건 그들에게 기독교 진리를 영향력있게 전하듯이 멜 깁슨의 영화도 같은 일을 하였다. 이렇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라는 영화가 기독교 진리를 성공적으로 전달한 이유는 고객 입장에서 영화가 목사의 설교보다 더 쿨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서 기독교 인구는 감소추세에 있다. 2005년 한국갤럽리서치와 한미준(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에서 발표한 주요 3대 종교 모두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개신교회는 경쟁사라 할 수 있는 불교와 천주교의 성장률에 크게 뒤지고 있다.

 

 

 

 

많은 전통적인 교회는 여전히 성경지식이 있는 사람만이 가르칠 수 있고 이는 교회를 통해서 행해져야 된다고 믿고 있다. 이것은 필자가 제시한 드릴적 사고방식이며 품질 제일주의 가치관이다. 교회와 전통적 목회자가 교회의 품질이라고 생각되는 설교와 성서 연구 그리고 교회와 연결된 활동에 매진할 때, 목회자보다 신학적으로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헐리우드 배우인(그래서 품질의 수준이 훨씬 못 미치는) 멜 깁슨은 이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여기서 영화의 신학적 완성도 논쟁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멜 깁슨의 마케팅적 성과를 말하는 것이다.

 

경영이란 조직이 사명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지식이다. 따라서 교회에서도 경영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쿨 마케팅은 교회를 비롯한 비영리 단체에 새로운 도전을 준다.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교회가 전하는 메시지와 동일하지만 전달하는 방식과 구조는 기존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신선함으로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앞으로도 교회 내의 목회자를 통해서 일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생각해보라. 전설적인 목사 빌리그래함이 기독교 영화를 만든다면 누가 보겠는가? 사람들은 헐리우드 배우 멜 깁슨이 기독교 영화를 만든 것이어서 영화를 보았고 쿨한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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