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균 ┃느림, 속도전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 미학
세상과 동행하는 Slowalk
시즌2.5 / Vol.28 에코시스템 브랜드 (2012년 12월 발행)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선한 사람은 보폭을 맞추어 걷는다’고 말했다. 보폭을 맞춰 걷는 행위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함께 걷기 위해서는 평평해야 하고 눈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 배려해야 한다. 선한 동기의 발로다. 현재 우리 주변만해도 선한 동기를 가진 사람은 많다. 그러나 보폭을 맞춰 걸을 준비가 된 사람은 드물다. 이미 격차와 경쟁에 익숙해진 탓이다. 빈부, 기술, 사고의 격차 등. 앞서 가는 자와 뒤쫓는 자, 높고 낮음 사이에는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린 디자인 그룹 Slowalk(이하, 슬로우워크)는 그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걸음 내디뎠다. 세상의 보폭에 맞춰 걷겠다는 의지가 담긴 브랜드 네임처럼, 그들의 프레임은 사회 전반의 이슈와 환경 문제를 조명하는 선한 디자이너의 역할과 브랜드 방향성에 초점을 맞춘다.

자연은 세상의 이치를 선악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효율성이나 지속가능성으로 평가하지도 않는다. 넘치면 주어 담고 부족하면 채우는 식으로 균형을 맞춘다. 타의에 의한 행위나 이성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최근 기업의 화두인 지속 가능성이나 효율성은 결국 인간의 관점에서 본 자연의 가치 속성에 해당한다. 자연은 일련의 규칙과 질서에 따라 성실히 움직이는데, 이런 자연이 속도를 높일 때는 불균형 상태에 놓여있다는 증거이다. 즉, 이런 상태에 처하면 자연은 일사 분란하게 움직여 자가회복한다.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에코브랜드는 이런 자연의 생태 시스템과 가치를 모방한다. 서로 연결됨, 관계에 초점을 두고 상호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이 바로 자연의 법칙인 까닭이다.
비행기에서 보는 세상은 구름에 가린 점에 불과하지만, 자전로 지나는 세상은 풀 내음과 단풍의 붉은 빛으로 깊어가는 계절의 변화가 존재한다. 걸을 때 마주하는 세상은 두 발로 전해지는 땅의 기운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체온까지도 느낄 수 있다. 브랜드가 사람과 관계를 지향한다면, 천천히 걸어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포지셔닝》의 저자 잭 트라우트는 “기업이 성장에 집착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하나는 한 곳에 집중하여 남보다 먼저 차별성을 찾아내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잃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열 확장의 덫에 걸려 브랜드의 본질과 가치를 해친다”고 언급했다. 기업이 진정성이 아닌 성장에 초점을 맞출 때 장기전에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고 우려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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