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하고, 견결하고, 흔들리지 않는 brand statement
창조적인 슈퍼 디자이너들을 위한 성배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매튜 힐리  고유주소 시즌1 / Vol.10 디자인 경영 (2009년 06월 발행)

흔히 브랜드와 디자인을 잘 알지 못할 때, 사람들은 디자인을 단지 ‘데코레이션’ 정도로만 이해하는 우를 범한다.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은 브랜드의 핵심 개념에 정확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무엇이 브랜딩인가What is Branding》라는 책을 펴낸 매튜 힐리는, 그래픽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 명확한 시각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런 그에게 디자이너라면 올바로 알아야 할 ‘브랜드’와 ‘디자인 경영’에 대해 들어보았다.

The interview with 매튜 힐리(Mattew Healey)

 

 

 
디자이너로서 브랜딩에 관한 책을 쓰신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브랜드 컨설턴트로도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당신이 생각하는 ‘브랜드’란 무엇입니까? 
브랜드는 어떤 것의 정수, 즉 본질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브랜드’라는 단어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사실 저는 어떤 것이라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물론이고 어떤 특정한 장소, 심지어 사람까지도 말입니다.
브랜드는 두 가지 방향으로 표현되는데 한 편은 커뮤니케이터인 생산자이며 다른 한 편은 이를 인지하는 고객입니다. 이 둘은 지속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약속하고 의미하는 바를 규정짓기 위해서 커뮤니케이션하며 힘을 겨뤄 변화를 이루는 과정 안에 있습니다.

 

저서에서 브랜딩을 이루는 다섯 가지 구성요소로 포지셔닝, 스토리텔링, 가격, 고객관계와 함께 디자인을 포함시킨 것은 당신이 디자이너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닙니다만, 디자인을 브랜딩의 요소로 본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물론 저는 디자인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디자인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해서 곰곰 이 생각해 보십시오. 디자인은 어떤 것을 ‘미리 계획된’ 형태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을 표면상의 꾸밈 정도로만 고려하고 있을 테지만 실은 디자인이란 제품의 물질적인 속성을 개발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즘 빈번하게 등장하는 형편없는 제품들 속에서 훌륭한 브랜드를 구별해 내는 기준으로 디자인이 사용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좋은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장점과 ‘소유를 통해 얻는 즐거움’이라는 결과를 동시에 가져옵니다.∞10 그런 브랜드는 소위 ‘쿨’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죠. 애플이나 노키아 그리고 삼성은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브랜딩하는 과정에서 기존 제품을 리디자인(redesign)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의 지각을 높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이 첫 단계부터
브랜드의 핵심 개념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에 가까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에서 “기업이 브랜딩을 다시 하겠다고 할 때(Rebranding), 사실은 브랜딩이 아니라 디자인을 다시 한다는(Redesign) 의미일 때가 많은데 브랜딩을 다시 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그 브랜딩 대상의 핵심 개념에 정확하게 접근한다는 뜻이다”라는 표현을 하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핵심 개념(core concept)이라는 것은 아직 특정한 형태를 가지지 못한 꿈이나 아이디어입니다. 예를 들어 ‘내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Makes my life better)’과 같이 말입니다. 디자인은 이러한 아이디어 착안의 다음 단계로 이 아이디어에 처음으로 명확한 ‘형태’를 입혀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 팀이 이 모든 개발 단계에 가능한 한 빨리 참여하여 디자인이 첫 단계부터 브랜드의 핵심 개념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에 가까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디자인도 결국 그 기업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얼마나 확고히 구축했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디자인 프로세스를 잘 관리하는 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살아있게 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디자인 경영이 그래서 중요한 것입니다. 이는 삼성이 훌륭한 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은 좋은 디자인으로 브랜드에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을 이해하고 그 프로세스를 본 받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디자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전 세계의 여러 문화들을 배우려고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견고한 브랜드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기업 중에, ‘브랜드가 디자인을 그 중심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리더십을 발휘한 결과라고 할만한 디자인 경영의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을 위해서는 우선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하겠습니까?
1차적으로 살아있는 다이나믹한 존재인 브랜드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최근 10여 년간 ‘브랜드’라는 단어는 브랜드의 전 과정이 어떻게 실행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많은 기업에 의해 오용되어 왔습니다. 그러한 오용의 참담한 결과는 가끔 터무니없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악명 높은 *페츠닷컴(Pets.com)의 양말인형(Sock Puppet) 사례가 바로 그러한 예입니다. 이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브랜드의 표현(expression)은 언제나 제품의 기본적인 기능이나 효익에 대해서 반드시 솔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객은 언제나 브랜드가 그들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만큼 충분히 똑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디자인을 프로세스에 일찍 참여시키고 중심 역할에 두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또한 브랜드와 디자인의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도 필요합니다. 비록 불황으로 인해 경제적 여건이 열악하더라도 말입니다. 만약 기업이 지금 당장 어렵다고 해서 브랜딩 활동의 예산을 삭감한다면, 오히려 이런 시기를 틈타 그들의 브랜드와 마케팅 메시지를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게 됩니다.

 

 

* 페츠닷컴Pets.com (1999-2000)
미국의 페츠닷컴은 1999년 2월 아마존, 디즈니 등에서 2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받아 웹사이트를 통해 애견용품을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브랜드 마케팅에 무려 1억 2천만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하였다. 1999년 8월에 TBWA/Chiat/Day가 제작한 ‘양말 인형Sock Puppet’을 주인공으로 한 TV광고는 수퍼볼 시즌을 비롯한 매 프라임 타임에 방영되었고 ‘양말인형’은 각종 쇼프로그램에 노출되어 단번에 내셔널 브랜드가 되었다.
그러나 수익을 낼만한 사업구조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된 무리한 광고비용 투자와 늘어나는 적자, 특히 수익과 직결되는 웹사이트와는 전혀 연결 고리가 없는 ‘양말인형’의 유명세는 결국 페츠닷컴이 2000년, 브랜드 아이콘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 도산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광고에 대한 투자와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이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성공적일지 모르나, 브랜드의 핵심과 연결되지 않는 표현과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의 유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CEO가 디자이너들에게
브랜드의 목표와 이상을 담은
명확하고, 견결하며,
흔들리지 않을 사명을 주는 것입니다.
그 다음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과 자원을 제공한 뒤,
그들의 영역에서 나가주는 것입니다.

 

 

 

 
디자인이 프로세스의 시작점부터 참여하거나 전 사원이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조도 잘 갖춰져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기업에서 디자인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며 다양한 디자인들은 제각기 다른 변화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디자인 변화 속도와 광고 디자인의 변화 속도가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속도의 차이를 매니징하는 것은 브랜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를 관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광고, 제품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디자인 기능을 관리하는 조직 구조가 조정되고, 전 사원이 협동적으로 일하며, 누가 이 전체를 조정하고 있는지, 실행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물론 이를 조정하는 기능은 모든 프로세스에 관여하여 전체적인 그림에서 기업을 충분히 이해하는 리더인 기업의 CEO나 VP(Vice President) 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스템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겠습니까?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디자이너들과 일한 경험으로, 저는 디자이너가 문제 해결에 탁월하며 전체적으로 넓은 시각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소비자가 어떻게 사물을 지각하는지에 관심이 매우 많습니다. 또한 자신의 문화권에서 최근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흐름을 읽고 있으며 항상 새롭고 트렌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물론 디자이너들이 항상 스스로 파악한 것들을 명확히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은 어떤 상품을 볼 때도 형태, 컬러, 스타일과 같은 각각의 디자인 요소들이 어떻게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그런 관심이 반영된, 발전된 형태의 디자인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에 있는 다른 사람들, 예를 들어 엔지니어나 영업 매니저들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을 것에 대해 디자이너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순히 개인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브랜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주고 받는 일종의 ‘대화’와 같은 이중적 본성(Dual nature)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산자가 보낸 메시지를 소비자가 어떻게 전달받고 있는지 기업이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때로 디자이너는 그들의 특성상 소비자가 어떻게 이 메시지를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이를 브랜드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최고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 디자이너의 역량을 알고 적재적소에서 그 역량을 배분하여 디자이너와 시너지를 내는 것이 CEO의 역할이 되겠군요.
제 생각에 CEO가 디자이너와 시너지를 내는 최고의 방법은 우선, CEO가 디자이너들에게 브랜드의 목표와 이상을 담은 명확하고, 견결하며, 흔들리지 않을 사명(Statement)를 주는 것입니다. 그 다음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과 자원을 제공한 뒤, 그들의 영역에서 나가주는 것(get out)입니다. CEO에겐 다소 놀라운 일이겠지만, 그렇게 권한과 힘을 부여받은 디자이너들은 정말 놀랄만한 성과를 내곤 합니다.

 

아시다시피 좋은 디자이너를 찾기는 어렵고, 그런 디자이너가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단 하나의 회사와 일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외부에서 디자이너를 영입하여 성공적인 성과를 내는데, 그 첫 번째 비밀은 명확한 사명을 개발, 공유하고 고갈되어 채워야 할 필요성이 있는 자원들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비밀은 기업내의 모든 조직원들, 즉 엔지니어, 영업 매니저, 마케터 등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디자이너의 역할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CEO의 탁월한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란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위치와 역할을 이해하도록 만들어서 원활한 업무 프로세스가 이뤄지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들이 탁월한 브랜드와 디자인 경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면 조언해 주십시오. 
무엇보다도 디자이너는 이제, 디자인의 역할이 진정 제품과 브랜드에 부가가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기업의 최고 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17 항상 브랜드나 제품 개발의 과정에 될 수 있는 한 빨리 참여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며, 디자인이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디자인이 단순히 표면적인 데코레이션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다른 직무에 있는 동료들에게 알리는 일도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겁니다.
 
더불어 Design Council(www.designcouncil.org.uk)이나 Design Management Institute(www.dmi.org)등과 같은 조직에는 디자이너가 참고할 만한 많은 논문과 기사들이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 디자인 경영 컨퍼런스와 같은 주요 행사에 당신을 보낼 필요성이 있다고 결정권자를 설득하십시오. 이런 모임은 당신이 직면한 것과 같은 도전을 받고 있는 다른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는 훌륭한 장소입니다. 물론 그들은 당신과 기꺼이 그간의 경험과 배움을 나누고자 할 것입니다.

 

만약 그런 컨퍼런스에 여러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면 브랜딩과 디자인과 관련된 인터넷 모임에 가입하십시오. LinkedIn(www.linkedin.com)과 같은 네트워크 사이트에는 당신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몇 개의 포럼이 있을 겁니다. 아마 이런 사이트에서는 대학에서 배웠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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