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을 빚다, 빚은
바람을 등지는 순항, 그들의 항해일지 볼륨배지시즌배지테마배지

Written by 김진억  고유주소 시즌2 / Vol.18 브랜드와 트렌드 (2010년 12월 발행)

“웬 떡이야?” 문장 하나로도 글을 읽는 사람에게 그 문장의 의도와 느낌까지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은 2차원이라는 한계에 묶인 지면이기에 장치를 둔다는 것이 고작 문장의 마지막을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로 끝낸 것이다. 그래서 부연 설명을 하자면, 위의 문장은 기대치 못한 횡재를 했을 때 터져 나오는 감탄사가 아닌, 단어의 의미 그대로 “(트렌드를 다루는 이번 특집에) 웬 떡이야?”라는 편집팀의 반응을 한마디로 정리한 표현이다. 물론 본 에디터 역시 청동기 때부터 우리 민족이 즐기기 시작했다는 떡을 두고 새삼 ‘웰빙 먹거리(물론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지만 식상하므로)’나 ‘전통에 대한 재해석의 시도’ 등의 미사여구로로 떡을, 또 이를 다루는 ‘빚은’이란 브랜드를 조망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역사가 길고 친숙한 제품이니만큼 고루해 보이는 떡 시장에 새로이 부는 바람은 어떤 것들인지, 그러한 바람은 왜 일게 되었는지, 그 바람을 등지고 순항 중인 빚은은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따라서 독자들도 제품이 아닌 시장을 빚는 빚은의 항해일지 속에서 이 시대를 움직이는 몇몇 동인들과 그들만의 트렌드 운용 기술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바란다. “웬 떡이야!”를 외치며 말이다.

The interview with 빚은 FS 사업본부 부장 김진억, 대리 송수정, 대리 전웅용, 빚은 마포점 대표 박양춘

 

 

바람이 분다

공기의 이동, 바람은 늘 불게 마련이다. 태양의 열을 많이 받은 곳이나 상대적으로 쉽게 뜨거워지는 곳의 공기는 가벼워져 위로 뜨고, 그 공기가 위로 뜨면서 생기는 빈 공간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이동해 채우면서 바람은 만들어진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시대의 키워드는 위로 ‘뜨고’ 그것이 남긴 빈 자리는 다른 키워드들이 점차 채워 가며 시장에 바람을 일게 한다.

 

우리나라에도 2001년부터 불기 시작해 지난 10년 동안 오히려 그 세가 더해지는 공기의 흐름이 있었으니, 그것이 웰빙(well-being)이다. 참살이로 풀이되기도 하는 이 거대한 바람은 ‘이 바람도 그치는 날이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만큼 여러 종류의 또 다른 바람을 만들어 내며 멈출 듯 멈추지 않고 다양한 방향으로 불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웰빙이라는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잘, 참(well)’이라는 것은 먹거리부터 시작해 철학적으로도 너무나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한 ‘행복’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회자되는 여러 트렌드 관련 용어들은 마치 이름만 바꾼 웰빙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처럼 시대의 정신을 넘어, 세상의 진리처럼 여겨지는 웰빙이라는 거대한 바람은 의식주휴미락의 모든 분야에 거세게 몰아쳤다. 거기에 각종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조명되는 여러 먹거리의 불안정성, 2007년 식탁 위의 뜨거운 감자였던 트랜스 지방에 관한 문제와 패스트푸드의 폐해 등도 바른 먹거리에 대한 니즈(를 넘어선 욕구와 종전 음식에 대한 불만)를 증폭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돛을 올려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식품 브랜드인 SPC가 이 바람을 그냥 흘려보냈을 리 없다. “SPC의 행보를 주시하면 외식 문화의 트렌드를 감지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국내 외식(특히 제과?제빵) 산업 분야의 선도기업인 그들이 이 바람(웰빙)에 돛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바람의 방향과 속력, 그리고 간헐적 난기류까지 모두 조사하던 그들은 오랫동안 그들의 전문 분야였던 빵과는 조금 다른 영역으로의 진출을 결심한다. 그것이 바로 떡이다. 그들은 순항하던 SPC라는 배가 더 빨리 목적지를 향해 갈 수 있는 새로운 돛으로 왜 떡을 택했을까?

 

간단히 말하면 그들의 배(SPC)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식품 관련 비즈니스와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강점을 가진 이 배는 재래시장 한 켠에 숨어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기존의 영세한 (방앗간) 떡집들을 수면 위로 올리면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빚은이란 떡 브랜드의 런칭부터 현재까지 함께한김진억 부장은 빚은의 탄생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김진억(이하 ‘김’) SPC가 떡을 다루는 기업은 아니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노하우였다. 그리고 떡도 빵처럼 곡물을 주재료로 하기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웰빙이란 트렌드는 건강에 좋은 것, 전통적인 것, 신토불이 등으로 확장되어 바른 먹거리에 대한 시장의 니즈를 증폭시켰는데, 떡은 쌀을 이용하고 천연재료로 색을 내며 소화가 잘 되는 건강한 먹거리로 인정받을 만한 아이템일 수 있겠다 판단했다. 시장 규모도 충분했기에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SPC
    
역시 그랬다. 빚은의 뒤에는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스쿠찌 등으로 4,30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며 연 2조 5,000 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SPC그룹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은 밀을 재료로 하는 빵 중심의 브랜드를 운영했지만 쌀 역시 같은 곡류며 그간 축적한 프랜차이즈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다면 처음 해보는 떡이지만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룹사로서 브랜드 포트폴리오상 서로 경쟁 구도의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영역의 브랜드를 런칭할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빵이 가진 이미지보다 천연 재료 위주의 떡이 웰빙에 더 적합한 아이템인 것도 분명해 보인다.
요즘의 외식산업, 특히 제과?제빵 브랜드로 시장에 이는 바람을 정확히 읽어 내는 그들에게는 그만 한 이유가 있다. 패션파이브passion5라는 훌륭한 바람 관측소를 가졌기 때문이다. 패션파이브는 한남동 SPC 사옥 1층에 자리잡은 그들의 플래그십스토어이자 R&D센터라고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높은 퀄리티의 다양한 제과?제빵 제품과 초콜릿, 젤라또, 요거트 등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 하나하나가 바람(트렌드) 감지기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실험적인 제품이지만 고객의 사랑을 많이 받는 제품은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에서 좀 더 대중화된 모델로 고객을 만나고, 더 인기가 있거나 대중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자회사이자 빚은을 담당하고 있는 삼립식품이나 샤니에서 양산 빵으로 생산되기도 한다. 바람을 읽고, 읽어 낸 바람을 자신만의 풍향기로 증폭시켜 더 큰 바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에 속한 개별 브랜드의 브랜딩, 마케팅 담당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미팅을 갖고 그간 읽은 시장 흐름을 공유하며 공동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떡 시장
놀랍게도 우리나라에는 빵집(약 1만 5,000개)보다 떡집(약 1만 7,000개)이 더 많다. 게다가 떡 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약 3조 원이며 현재는 이보다 더 높은 수치로 추정된다. 3조 원이라는 규모가 막상 잘 와 닿지 않는다면 몇몇 시장과 비교해 보자. 국내 남성복 시장(2010년), 한국 미용성형 시장(2010년), 골프장 시장(2008년) 규모가 모두 3조 원가량으로 떡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약 1만 7,000여 개의 떡집 중 80%가 5인 미만의 방앗간 수준의 영세하고 노동 집약적인 구조인데다 소량 생산, 주문 판매의 매출 비중이 높고 명절에 수요가 집중되는 실정이다.

 

 

닻을 내려라

지금 부는 바람의 성격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잠시 닻을 내려 정지한 후 면밀히 조사하는 것도 방법이다. 빚은은 그들의 첫 닻을 대치동에 내리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앞으로 빚은이 타고 순항할 바람을 제일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대치동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5년 2월, 빚은의 직영 1호점인 대치점을 오픈했다. 1호점을 대치동으로 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재래시장이나 할인점, 쇼핑센터에 샵인샵(shop in shop) 형태로 시작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메인 타깃인 젊은 소비자들, 그리고 중,상류층 고객들을 만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빚은이라는 작은 아이가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 해보고 싶어서였다. 대치상가 등에 자리 잡은 유명한 떡집과 경쟁해서 이 8평 규모의 작은 점포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지켜볼 수 있는 기회였다. 연이어 직영 2호점을 분당 서현역 주변에 위치시켰다. 대치점보다 좀 더 젊으면서도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을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호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대치점은 지난 9월 폐점했다. 성과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포지셔닝에 변화가 생겼고 그에 따른 매장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포지셔닝의 변화는 빚은이 세 번째로 닻을 내린 교대점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발견된 바람의 정보 때문이었다. 대치점이 바람의 큰 방향성을 알려주었다면 교대점에서는 바람의 향기와 습도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떡이라는 먹거리와 함께할 수 있는 ‘마실거리’에 대한 수요였다.

 

실제로 영업해 보니 아침시장이 존재했다. 처음부터 매출이 활성화되던 매장들은 오피스와 주거가 혼재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그곳의 유동인구는 떡으로 아침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때 부가적인 마실거리를 많이 찾았다. 그래서 교대점에 시범적으로 전통 음료와 커피로 구성된 카페 메뉴를 접목해 카페형 매장을 런칭했더니 매출이 상당히 많이 올랐다.

 

 

   

 

 

예전의 떡집보다 접하기 쉬운,
즉 지리적 접근도를 높인 것은 물론, 심리적 접근도 역시 높이게 된 것이다.

 

 

빚은은 점포 입지의 환경에 따라 카페 메뉴 유무를 결정하지만 카페 메뉴가 있는 경우 식혜, 수정과, 앵두차 등의 전통 음료와 주스, 셰이크, 셔벗, 커피 등의 현대 음료를 병행하여 판매 중이다. 김 부장의 말처럼 ‘프리미엄 라이스테리아’로 육성하기 위한 액션이다. 현재 대구의 수성점은 45평의 대형 카페형 떡집으로 구현됐다.

 

 

배고픈 아침
2007년 통계청은 국가통계를 바탕으로 *6개의 블루슈머(Bluesumer, Blue Ocean + Consumer)’를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아침 사양족(Hungry Morning)이었다. 당시 한국의 20대 중 49.7%인 370만 8,000명이 집에서의 아침식사를 거른다고 답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언젠가부터 등장한 출근길 지하철 역사 내부에서 떡과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좌판들, 지하철 출구 앞의 김밥 아주머니들, 소규모의 주먹밥 전문 브랜드들도 이러한 수치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었을 것이다. 2010년 현재 전형적인 아침 대용식인 시리얼을 필두로 즉석 죽, 즉석 밥, 즉석 수프 등은 시장 규모가 약 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 우리나라의 아침 대용식 시장의 규모는 일본시장 규모의 4분의 1인, 1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6개 블루슈머는 ‘이동족(Moving Life)’ ‘20대 아침 사양족(Hungry Morning)’ ‘피곤한 직장인(Weary Worker)’ ‘3050 일하는 엄마(Working Mom)’ ‘살찐 한국인(Heavy Korean)’ ‘무서워하는 여성(Scared Women)’이다.

 

 

카페라이제이션
‘카페라이제이션(Cafelization, 카페화)’이란 새로운 용어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빚은 뿐만 아니라 SPC의 많은 브랜드들이 카페형 매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들 외에도 수많은 커피 전문점들이 거리와 동네 곳곳을 메우고 있다. 커피 전문점 외에도 요즘에는 서점, 의류매장, 갤러리 등 이종 제품을 다루는 매장에서도 한 켠에 에스프레소 머신 등을 설치해 카페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상당수다. 완전한 레드오션으로 보이는 커피 전문점, 그 안에서 차별화 방안은 무엇이 될 지, 그 끝이 궁금하다.

 

 

바람을 맞을 준비를 하라, SMART하게!

바람을 읽었다면 이제 그 바람에 맞는 돛을 준비하거나 재정비해야 한다. 똑똑(smart)하게 말이다. 그런데 스마트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때 그 대상을 두고 ‘스마트하다’라고 표현할까?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가장 손쉽게 떠올려 볼 수 있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이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지능적이고 빠른 수행 능력을 보이기 때문일까? 사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기능적 이유에 불과하다. 좀 더 들여다보면 그들이 나에게 무한한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란 나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불편함을 제거해, (여러 측면으로) 부담을 줄여 주는 대상에게 주는 작위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알고 내게 도움을 주는 똑똑한 친구녀석. 내가 기억해야 할 것을 대신 기억해 주거나 계산해야 할 것을 대신 해주는 기계들. 이들에게 주는 작위 말이다.

 

빚은 역시 좀더 스마트해지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미리 말해두자면 빚은에게 고객은 크게 두 부류다. 실소비자와 가맹점주)의 환경(context)를 이해하고 그에 맞은 시스템(interface)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빚은이 어떤 방법으로 트렌드라는 바람에 맞춰 자신들의 돛을 스마트하게 준비해 왔는지 살펴보자.

 

돛을 펼쳐라

부는 바람을 추진력으로 삼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돛을 펼쳐 공기에 대한 돛의 저항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빚은은 140여 개의 돛(가맹점)을 펼쳤다. 종전 재래시장의 방앗간 떡집 형태로는 그들이 타깃으로 하는 젊은 소비자를 만나기 어려웠으며, 만나더라도 횟수가 지극히 저조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다양한 곳에 얼굴을 내밀기로 했다. 길거리로 나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듣고, 반응하고, 수정해 나갔다. 이러한 얼굴 내밀기는 또 다른 효과를 가져왔다. 예전의 떡집보다 접하기 쉬운, 즉 지리적 접근도를 높인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인식 속의 심리적 접근도 역시 높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최대한 많은 수의 돛을 펼쳐 고객에게 지리적, 심리적 접근도만 높이면 성공할 수 있을까? 허면, 경기도가 2007년 4월부터 야심차게 준비해 스타벅스(2007년 당시 스타벅스 매장 수는 약 215개)에서 팔았던 떡은 왜 이제는 자취를 감췄을까? 그 어떤 곳보다도 다양한 연령층의 유동인구가 빈번히 드나드는,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에 자리를 잡았는데도 말이다. 떡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떡을 만들어 소비자 가까이 간다 해서 고객의 사랑을 받는 것도, 트렌드가 되는 것도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작은 돛 여러 개를 만들어라, 바람에 섬세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그들은 작은 돛을 여러 개 만들어 최대한 바람(트렌드, 곧 소비자의 니즈)에 섬세하게 반응하기로 했다. 여기서 여러 개의 돛이란 다양한 제품을 의미한다. 자신이 타깃으로 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어떠한 풍속과 풍향으로 이동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제품 개발 때부터 전주대학교 전통조리학과 한복진 교수 및 그 연구팀과의 산학협동으로 제품을 개발했다. 젊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떡인 셈이다.

 

떡 종류도 크렌베리설기, 블루베리설기, 사과설기, 초코설기, 모카 통찹쌀, 사과계피맛 찹쌀떡, 고구마맛 찹쌀떡 등 기존의 재래식 제품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품목을 고안해 냈다. 또 젊은 친구들의 기호에 맞게 빵 스타일의 제품군도 늘렸는데 일반적인 떡 케익에서 한 단계 더 진화된 구운 케익류(구움치즈케익 녹차맛, 초코맛, 흑임자맛 등)와 제빵 스타일의 약식 파운드, 홍차케익, 롤케익 등을 개발했다.

 

이처럼 제품 품목의 다양화가 더욱 절실했던 이유는 아직 떡이란 아이템이 상시 먹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도 아니고 간식도 아닌, 특별한 날에 가끔 먹는 음식이란 이미지에서 맛있어서 찾게 되는 음식, 밥 대신 먹어도 되는 음식, 출출할 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야 했기에 이들은 3년간 떡을 다양하게 변이 혹은 진화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으로 현재 그들이 구비한 품목은 250여 종에 달하며 제품의 호불호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으로 바람의 갈피를 다시금 잡아 가고 있다.

 

송수정(이하 ‘송’) 보통 월 평균 40~50종의 제품을 개발하고 내부품평회를 통해 아이템을 선별한다. 결국 최종적으로 고객을 만나게 되는 상품은 월 평균 5품종 정도에 그친다. 또한 ‘미인(米人, 30~40대 주부패널그룹)’과 ‘미인 lady(20대)’ 등의 소비자 패널 그룹을 운영하며 피드백을 받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지난 여름, ‘옛날 빙수’라는 제품으로 좋은 과실을 맺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빙수용 떡은 환약 크기의 떡이다. 그런데 이런 공장용 빙수 떡이 제조되기 전의 옛날 빙수에는 큼지막한 찹쌀떡을 썰어 넣어 주었다고 한다. 이에 착안해 생산된 빚은의 옛날 빙수에는 팥이 꽉찬 찹쌀떡 혹은 찰떡이 잘라져 나온다. 이를 신선하게 느낀 젊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공간에 쉴새 없이 소개하면서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돛을 디자인하라, 바람을 한가득 담아낼 수 있도록!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그냥 나온 말도, 옛날 이야기도 아니다. 점점 더 디자인 요소에 민감해지는 요즘, 우리는 떡에 대해서도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이제는 웬만한 떡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 되었지만 설기 위에 하트 모양을 넣은 ‘원형하트설기’는 빚은이 의장 등록을 가지고 있다. 떡의 모양새가 바뀐 것이 뭐 그리 대수냐 싶겠지만 이 제품의 디자인 하나로 빚은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열었기에 의의가 크다. 현재 매출 중에서도 선물용 떡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맨 위 상단 카테고리가 ‘떡 선물세트’일 정도다.

 

원래 설기는 주로 100일 떡으로 많이 사용되었고 나누어 먹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찜기에 찐 떡을 칼로 잘라 내다 보니 사각형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굳이 사각형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전통적으로 떡을 쪄 낸 질시루를 연상시키는 원형의 프레임에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하트를 넣어 생산해 봤다. 처음에는 한 두 개 점포에서 실시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다. 개인 취식용도 있었지만 더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바로 ‘선물용’이었다.

 

실제로 여자친구에게 고백하기 위해 원형하트설기를 다량으로 구매해 케익처럼 쌓아 선물하는 젊은 남성분도 있었다. 더구나 돌, 백일, 어르신 생신 행사의 답례 떡으로 많이 사용되는 설기류이기에 더 반응이 좋았다.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 백일이나 돌잔치를 한 후 답례품으로 많이 선호한다. 세련된 디자인과 낱개 포장 때문에 간편하다는 평이다.

 

그들의 돛 디자인은 제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이 들어와 머무는 공간에도 포함된다. “여기가 뭐 하는 곳이죠? 갤러리인가요?” 인사동점을 오픈했을 때 밖에서 기웃거리던 한 고객이 차마 문을 다 열지 못하고 고개만 빠꼼히 내민 채 묻던 질문이라고 한다. 런칭 초기부터 현재까지 빚은의 점포운영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웅용 대리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전웅용(이하 ‘전’) 원래 빚은의 매장에는 ‘떡’이란 글자가 없었다. 방금 말한 그 손님 때문에 그 간판이 생긴 셈이다. 워낙 전통적인 아이템을 소개하는 갤러리가 많은 인사동이어서, ‘빚은’이라고만 써 붙인 우리 매장을 갤러리로 오인하고 그런 질문을 한 것 같다. 그 고객을 보고 그래도 떡을 파는 곳임을 알리는 것이 좀 더 친절하겠구나 싶어 현재처럼 ‘떡’이란 문구를 간판에 추가하게 됐다.

 

 

    

 

 

돛의 방향키는 중앙에서 통제한다, 배가 제대로 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아무리 잘 감지된 바람이라도 돛이 제대로 조정되지 않으면 배의 항로는 난항을 겪게 된다. 이것은 빚은이 런칭 후 2~3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처음 빚은의 물류 컨셉은 완제품이 아닌 쌀가루와 원료를 공급하는 수준이어서 가맹점에서 대부분의 것을 생산하는 구조였다. 그렇다 보니 일정한 맛, 디자인, 품목 수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점차 시스템을 바꿔 나갔고 현재는 C.K.(Central Kitchen) 방식으로 제조를 마치고 급속 냉동된 완제품과 일부 재료를 매일 새벽마다 가맹점에 공급해 주는 방식을 갖게 되었다. 특히 떡은 유통기한이 하루밖에 되지 않고 노화현상이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물류 보조 시스템과 빠른 배송 시스템 구축이 필요했다.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처럼 매장에서는 베이킹만으로 완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그 전 공정을 모두 준비해 주는 것과 비슷하다. 가맹점을 고민하던 분들께 큰 호응을 얻으며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 2009년경부터다.

 

현재는 전 품목 중 90%가 완제품 형태로 가맹점에 전해지며 떡케이크, 음료, 커피, 샌드위치, 토스트, 빙수류의 재료만 원재료 상태로 배송되어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다. 특히 이런 부분은 고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빚은 100호점인 이천 창천점의 경우 45평형에 이르는 넓은 매장의 전면에 떡을 찌는 스팀시루를 설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고객들이 스팀에서 올라오는 증기와 향까지도 경험하도록 한 것이 그것이다.

 

전 대리의 말처럼 이러한 문제들이 차차 해결되면서 2009년 1월에 23개 점포이던 것이 지난 10월 130여 개의 매장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2011년까지 310개, 2015년까지는 1,033개의 매장으로 성장하는 것이 현재 빚은의 목표라고 한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이는 SPC그룹 내에서도 가장 빠른 프랜차이즈 성장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C.K. 방식
C.K.란 센트럴 키친(Central Kitchen)의 약어다. 중앙 집중식 조리센터이자 전 제품의 위생 검사시설을 갖춘 공간을 의미하는 동시에 대형 외식업체, 패밀리 레스토랑,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중앙 공급식 주방 시스템을 통칭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균일한 맛과 위생 유지, 원가 절감 및 생산 비용 감소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공간이자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빚은의 디자인이 뛰어나고 다양하며 새롭기까지 한 제품들도 사실 이러한 시스템적 뒷받침 없이는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확률이 높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시장은 1979년 외식업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러던 것이 약 30년이 흐른 오늘날,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약 2,400개이며 가맹점 수를 모두 합하면 25만 7,000여 개, 근무 인력은 100만 명, 이들이 움직이는 시장 규모는 약 97조 원이다. 97조 원은 삼성전자의 2008년의 국내외 매출 합계인 118조원의 약 82%에 해당하는 수치다. 무엇이 프랜차이즈 산업을 이만큼의 규모로 키웠을까? 물론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구분할 수 있어야겠지만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창업’에 대한 니즈도 분명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2009년 취업 포털사이트 스카우트가 직장인과 구직자, 10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그들 중 91.7%가 창업을 꿈꾼다고 답했다. 창업에 대한 열망을 품은 드리머들은 불나방이 제 몸 타는 줄 모르고 불 속에 뛰어들듯 무한 경쟁의 시장 속에 나름 준비된 창업 아이템을 들고 투신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국세통계연보와 국세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창업 및 폐업 현황’을 보면 2008년 창업자(총 101만 1,000명) 중 80%가 폐업했다. 이러한 직·간접적인 경험이 창업 준비자들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수익성, 안정성, 그리고 신뢰도가 높아 보이는 프랜차이즈로 발길을 돌리게 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치킨집이나 한번 해볼까?’라는 겁없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또 다른 돛을 준비하라, 지금 부는 바람 뒤에 따라오는 또 다른 바람을 맞을 수 있도록!

‘좀 더 제대로 된 삶’이란 웰빙의 사조는 당연히 노년층 인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년간 이것에 영향을 받고 직장에서(그들이야말로 웰빙과 관련된 이슈를 사업모델로 하는 회사의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었을 사람들이다), 가정에서, 그리고 여러 시대적 흐름에서 그 단서들을 체감하던, 그리고 향후 5년 이내에 은퇴를 맞이해야 하는 세대가 있다. 바로 1955년 전후로 탄생한, 현재 약 55세 전 후의 인구, 즉 베이비부머들이다. 아직 살아갈 날이 한참 남은 그들은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적당히(?) 준비된 노후자금으로 그들은 어떤 비즈니스를 꿈꾸고 있을까? 과연 위험도가 높은 산업에 그 노후자금을 투자할까? 아닐 확률이 높다. 적당히 안전하고, 일정 수익이 보장되며, 일하기 쉽고, 가급적이면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이 제안하는 여러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선택 물망에 오를 확률이 높다.

 

빚은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수혜를 보았다. 일반 예비 가맹점주들은 물론 그간 영세하든, 규모가 꽤 크든, 고된 노동으로 힘겨워 하던 재래식 방앗간 떡집 주인들의 마음을 흔든 것이다. 올 4월 지난 10여 년간 운영해 오던 개인 떡집을 동생에게 물려주고 빚은의 가맹점을 시작한 마포점의 박영춘 대표의 이야기(오른쪽 페이지)를 들어 보자.

 

 

빚은 마포점의 박양춘 대표의 이야기

  
원래 개인 떡집을 운영했다고 들었다.
개인떡집을 10년 넘게 운영했는데 동생이 한다기에 물려주고 나는 여기에 가맹점을 얻어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이제 문을 연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왜 가맹점을 시작하게 됐나?
매출 자체는 개인 떡집이 더 좋다. 하지만 좀 제대로, 쉬어 가며 살고 싶었다. 건강 버리면서 돈 더 벌면 무슨 소용이 있나. 규모를 크게 해서 돈을 더 벌어도 병원비나 직원들 인건비 주고 나면 그게 그거다. 현재 여기 가맹점은 9평 남짓에 나와 아내, 그리고 직원 한 명으로 운영된다. 무엇보다 힘들지 않아 좋고 수익율도 만족스럽다. 요즘은 하루 평균 매출이 130만 원 선인데 이 정도면 만족한다.
사실 떡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많다. 왜 빚은이었나?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사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검증될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 말할 수도 있다. 3년 정도 지나니 작년 가을부터 가맹점들이 정말 많이 눈에 띄더라. 이 정도면 자리를 잡았구나, 이제 해도 되겠다 싶어서 시작했다. 대기업이 운영한다는 점도 믿음이 가는 대목이었다. 재래식 빵집이 브랜드 가맹점 형태로 많이 바뀌었듯 앞으로 떡도 그럴 것 같다.
기존 떡집을 운영했을 때와는 많은 것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있나?
가장 큰 것은 고객층이다. 개인 떡집은 시장에 위치해 있었고 주로 연령이 높았는데 빚은을 찾는 사람들은 훨씬 젊고 다양하다. 아무래도 이곳이 오피스와 오피스텔 상권이기 때문인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식사나 간식용, 또는 선물용으로 사간다. 나이 든 분들은 좀 고급스러운 떡을 찾으시다가 여기를 발견하고 오시는 경우가 많다.
바쁜 시간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새벽에 일어나 쌀가루를 내리고 떡을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새벽 시간이 제일 바빴다. 반면 이곳은 아침밥 대신 떡을 먹는 손님들 때문에 오전 7~9시, 그리고 점심시간과 좀 출출해 지는 오후 4~6시가 가장 붐빈다. 또 개인 떡집을 할 때는 아침에 한 차례 그날 팔 떡을 만든 다음 잠시 쉬고는 다시 주문 받은 떡을 만드느라 바빴는데 여기서는 오후 3시 전까지만 본사에 그날 주문 받을 떡을 말해 주면 그게 100팩이든, 1,000팩이든 내일 아침에 정확히 배달돼서 편하다. 마지막으로는 품목 수다. 옛날에는 내가 직접 개발해야 했고 또 찾는 떡이 거의 정해져 있어 많아야 30~40개 품목이었다. 빚은의 경우 실제 우리 매장에 들어온 품목은 150여 개이고 원래는 250여 개의 제품이 있다.
솔직히 그전에도 떡 시장은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런 빚은 같은 브랜드가 호황인 것 같나?
젊은 사람들도 떡을 먹긴 하는데 눈에 안 보이고 찾기 힘들어서 못 먹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에 150명 정도의 손님이 오는데 낱개로 비닐 포장된 찰떡이 제일 잘나간다. 부담 없이 식사 대용으로 먹기에 좋고 특히 여성분들이 많은데 작고 예쁘니까 더 잘 찾는 것 같다.
빚은 매장이 너무 많아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없나?
발전하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 나쁠 것도 없다. 그것이 걱정된다면 프랜차이즈 창업을 못했을 거다.

 

 

바람,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서두에서 밝혔듯 바람은 늘 분다. 지구가 공전을 하는 한(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말이다. 마찬가지로 시장에 트렌드는 늘 있게 마련이다. 인간의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말이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이용해서 브랜드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때때로 활력을 줄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가, 또한 일관성이 관건인 브랜드가 어떻게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트렌드는 늘 어렵다. 때로는 너무 추상적이거나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며 심지어 어떤 때는 시장에 상반된 두 트렌드가 동시에 공존하기도 하고 트렌드를 예측하는 전문가나 기관들도 상이한 트렌드 모두에 주목하라니 더욱 어렵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왜? 원래 바람은 그런 것이니까.

 

“서풍이 붑니다” vs. “아니오, 동풍입니다”

바람의 방향을 동시에 관측하던 두 선원이 위와 같이 정반대의 풍향을 보고 했다고 하자.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둘 다 옳을 수 있다. 그 선원들 각자의 관측 장소(높이)가 다르다면 말이다.

 

해풍과 육풍에 대해 들어 봤을 것이다. 육지는 바다보다 더 빨리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다. 그래서 낮에는 육지가 더 빨리 데워져 육지 위의 공기는 위로 올라가 고기압권을 형성하고 그 빈 공간을 바다 쪽 공기가 와서 채운다. 그래서 낮에는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해풍이 분다. 그리고 밤에는 천천히 식는 바다 위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마찬가지로 육지 쪽 공기가 바다로 불어서 육풍이 분다. 그런데 이것은 다분히 ‘지면’에 맞닿은 사람이 느끼는 바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다. 만약 지면 위가 아닌 높은 고도에서 풍향을 관측하면 어떻게 될까?(<그림4>, p72 참고)

 

이처럼 바람(트렌드)은 공기 덩어리(인간의 욕망)의 움직임이고 공기 덩어리는 뜨거워지면 뜬다(사회에서 대두된다). 동시에 한 공기 덩어리의 이런 움직임은 숙명적으로(빈 곳을 채워야 하기에)으로 다른 공기 덩어리(또 다른 욕망)를 움직이게 한다.

 

한 시대에 상반되는 트렌드가 포착되기도 하고 낮을 지배하는 트렌드와 밤을 지배하는 트렌드는 극단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심지어는 한낮에 관측되는 트렌드도 상이할 수 있는 이유다. 결국 관측자의 상황(시간, 장소,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다른 트렌드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드는 어떤 바람을 등지고 서야 할까? 바람을 등진다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텐데 말이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 같은 바람은 없다. 굳이 정답을 찾자면 내가 탄 배(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비전)으로 더 잘(빨리 그리고 안전하게) 도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바람이 부는 고지로 돛의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돛의 높이를 조절하는 키는 브랜더에게 있다(우리나라 CEO들 모두가 진정한 브랜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자사의 목표 좌표(아이덴티티)를 분명히 숙지한 브랜더만이 돛의 방향을 제대로 맞춰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좌초된 배에서 구조를 요청해야 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 자명하다.

 

현재까지 빚은이 기록한 항해일지에는 다양한, 그리고 알맞은 돛으로 높이를 조절해 가며 필요한 바람을 등지고 순항중이라 적혀 있다. 새로운 시장을 빚어내며 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점차 증가할 경쟁자들(떡 브랜드, 아침 대용식 시장 진출자, 디저트 카페 등)과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자신만의 브랜드 약속을 지켜낼지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성공적인 항해일지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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