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브랜드 사례 2
브랜드는 약속입니다 - The interview with 송인창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이사장

고유주소 시즌3 / Vol.39 Vol.39 (2015년 02월 발행)

 

 

해피브릿지는 1997년 식자재 유통업체를 시작으로, 국수나무, 화평동, 더파이브, 도쿄스테이크 등 7개의 외식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에 400여개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보유한 건실한 업체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가 2012년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사명 아래,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그 중심에 있는 송인창 해피브릿지 이사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협동조합은 생존방식’이라고 말한다.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위해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한 이들에게서 브랜드 공동체를 향한 열정이 느껴졌다.

 

 

UnitasBRAND (이하 UB): 해피브릿지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해피브릿지는 ‘사람 중심 기업’이라는 미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브랜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는 ‘약속’ ‘신뢰’라고 생각하거든요. 즉, 브랜드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인 거죠.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축적과 상호작용입니다. 축적된다는 것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신뢰는 단기간이 아닌 오랜 기간을 두고 쌓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신뢰를 얻는가 상상해보면 브랜드도 쉽게 정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UB: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도 ‘브랜드는 약속이다’는 연장선에서 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막연한 게 아닌, 구체적으로 사람 중심의 기업이란 무엇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고민하던 차에 2011년에 협동조합을 알게 됐어요. 이탈리아의 볼로냐는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잘 사는 도시인데, 그곳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의 40%가 협동조합 조직이 차지하고 있거든요. 협동조합의 정의를 살펴보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며 경제사회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사업체로서 정부로부터 자율적이어야 하며, 재정적으로 자립적이어야 한다’ 입니다. 즉, 협동조합은 그 목적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고, 조합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싱크로율이 90% 이상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스페인에서 일곱 번째 큰 기업인, 60년이 넘는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있는데, 그곳과 협약을 맺고 경영연구소를 만들어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UB: 기업의 사명을 지키기 위해 창업자 스스로 개인의 이익을 포기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결국 해피브릿지의 아이덴티티와 관련된 얘기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창업자들은 경제적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을까’ 이해하기 어렵죠. 우선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어요. 농경사회에서는 토지가 삶의 기반이었듯이, 저희는 기업이 농경사회의 토지와 같다고 봅니다. 쉽게 얘기하면 기업은 삶을 이루는 터전이라는 거죠. 대개 기업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일반적으로 돈버는 거라고 대답해요. 근데 기업이 삶의 터전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돈을 벌려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 있다는 거죠. 먹고는 사는데 좀 다르게 먹고 살아보자. 이런 기업의 관점이 우리 회사의 근간을 이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좋다는 걸 체험하는 과정에서 우선 선배들이 모범을 보이고 그렇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죠. 결국 선배들에 대한 신뢰, 선배들이 합의한 가치가 내부의 브랜드가 되고, 그게 확산되어서 지금의 해피브릿지가 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UB: 브랜드 경영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은 얼마나 중요하며, 어떤 기능을 한다고 생각하나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의 사명과 가치를 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는 정말 팀 축구예요. 선수들이 10년 이상 함께 일을 해왔으니까요. 현재 10년 넘은 사람들이 1/3은 되요. 130명 중에 40명 정도로 그 사람들 대부분이 중요한 리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말하자면 그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같이 공을 차서 작전회의를 따로 안해도 경기에 나가면 기본은 하는 거죠. 그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가치를 공유하기에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새로 들어온 사람들은 우리가 함께 경험해온 역사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가치를 지향한다 해도 갈등이 생길 수 있거든요. 우리가 지켜온 가치가 희박해지는 느낌도 들고요. 커뮤니케이션은 그런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UB: 원활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최대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사람꽃을 피웁니다’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만 들어와야 하는 거죠. 근데 이미 들어온 사람들의 경우는 교육 밖에 방법이 없어요. 무엇보다 협동조합은 삶의 방식, 태도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변화, 성찰 없이는 불가능해요. 예를 들어 우리 목표는 월급을 많이 받는 게 아니라 같이 사는 것이라고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는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주식이나 집값이 오른 얘기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지잖아요. 그걸 극복하려면 심지가 굳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필리핀 마닐라에 최대 빈민촌이 있어요. 300만 명이 사는 나보타스란 곳인데 거기에 1년에 20명, 5~6명씩 12일간 홈스테이를 보냅니다. 악취와 쓰레기 더미, 빛도 없는 곳에서 3~4일 정도 체험하고, 양계장에서 일하고, 이틀은 휴양하는 프로그램이죠. 가면 충격 그 자체예요. 한번도 상상하지 못한 삶이죠. 현재 50명이 다녀왔는데, 백마디 인문학 강좌보다 더 낫습니다.

 

 

UB: 브랜드 구성 요소 (5M)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뽑는다면?

 

결국 기업의 사명, 미션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말로는 사람 중심의 가치가 좋아 보이지만 기업과 결합하는 순간, 이익창출, 경쟁 중심으로 가잖아요.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사람 중심의 가치를 기준으로 비즈니스를 해온거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기업은 삶의 터전이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삶을 영위하는데 그 목적은 행복하기 위해서죠. 처음부터 거창하게 정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이런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온 겁니다. 본질은 사람이죠. 그래서 저희 슬로건이 ‘사람꽃을 피웁니다’예요.

 

 

UB: 브랜드 경영 과정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느낀 계기가 있었나요?

 

우리 회사가 17년 동안 존속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내부의 인적 역량들이 축적되고, 손실이 없었다는 거예요. 저희는 오히려 위기를 겪고 나면 매출이 뛰고 성장해 왔어요. 나간 사람이 없었고, 다 버텨주었으니까요. 회사가 어려워지면 월급을 100만원 받다가 90만원을 받으면 거기까지는 참아요. 그러다 70만원이 되면 조금씩 갈등이 생기죠. 50만원을 주면 나가고 싶고… 일반회사는 직장 알아보고 나가면 되잖아요. 여기는 그게 싶지 않죠. 단순한 계약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니까요. 17년 동안 12시간 넘게 얼굴보며 생활해왔으니, 직급은 있지만 형, 동생인 거죠. 그러다 사업은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게 됩니다. 사업은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기도 하지만, 70%는 환경이 받쳐줘야 하거든요. ‘기업이 어떻게 변화에 맞춰갈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한 조건인 거죠. 결국 오랫동안 쌓아온 인적 역량과 팀워크가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UB: 해피브릿지의 독특한 조직문화와 인적자원이 성과 창출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 셈이네요.

 

우리 회사의 역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협력과 연대와 통합의 역사라고 해요. 살기 위해서 협력하는 거죠.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 힘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꼭 누군가와 협력을 해왔어요. 저희가 초기엔 식자재 유통업체였어요. 타깃 업체가 갈비집이었고, 고기를 납품했는데 2003년도에 광우병이 나면서 거래처가 다 문을 닫고, 매출이 반토막으로 떨어졌죠. 이를 계기로 갈비집을 냉면 전문점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합니다. 유통업체에서 프랜차이즈로 업종전환을 한거죠. 1년에 100여개 가맹점으로 만드는 성과를 올렸는데, 이게 가능했던 것도 미션인 사람 중심이었어요. 그걸 동의한 사람들이 모여서 2005년 5월에 만든 법인이 바로 해피브릿지예요. 그때 구체화된 게 사람 중심 기업이에요. 물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나갑니다. 한번 위기가 오면서 물밑에 흐르던 미션이 튀어나 오면서 미션을 중심으로 탄탄해지게 됩니다.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정리하면서 구체적으로 슬로건이 정리된 거죠.

 

 

UB: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오히려 사람 중심의 사명, 기업의 존재이유가 명확해졌네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400개의 가맹점이 된 국수나무도 시작은 그랬어요. 2009년에 환율폭등으로 회사가 어려웠는데 당시 국수나무는 7~10개, 화평동 왕냉면이 150여 개 였어요. 국수나무를 개발한 사람이 제 친구였는데 만두제조공장이 있어서 밀가루 반죽 유통을 같이 개발했거든요. 그러다가 쓰레기만두 파동으로 친구가 거의 망하기 직전까지 갔어요. 그 시점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하게 됩니다. 당시 저희는 식당을 개발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친구에게 관리를 맡긴 거죠. 그래서 지금의 국수나무가 400개가 된 거예요. 외부 기업과 합병할 때도 경제적 가치로 협상을 한 게 아니라, 사람 중심의 미션에 동의하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통합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 가능성을 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우리 회사의 성장동력이 되었습니다.

 

 

UB: 브랜드 경영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위험요소는 신뢰를 주지 못한 행동을 할 때죠. 신뢰가 높은 브랜드는 운신의 폭이 작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단일한 메시지로 고객들에게 포지셔닝, 인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해피브릿지가 건강한 먹거리를 지향한다 했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한 먹거리와 고객들이 생각하는 게 다른 경우입니다. 해피브릿지가 착한 기업이라고 생각한 고객들은 건강한 먹거리하면 당연히 친환경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저희가 생각하는 건강한 먹거리는 되도록 신선한 재료를 쓰고 조미료를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해도, 고객들이 다르게 인지할 경우 설득하고 합의할 때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즉, 상징화된 브랜드로만 디테일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품이나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고객층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UB: 브랜드는 결국 공동체를 이루는 것인데, 브랜드 공동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공동체란 단일한 미션을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단지 물리적 공간의 개념이 아닌 미션을 중심으로 보다 넓게 형성된 네크워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 공동체는 바라보는 곳이 같은, 즉 동일한 미션과 비전을 중심으로 체험을 공유한 동질성이 높은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가 품었던 사람 중심의 미션이 협동조합과 만나서 한국 상황에 맞는 협동조합, 같이 먹고 사는 모델을 잘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제게 브랜드 공동체란 함께 살아가는 생존방식이며,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위한 기본적인 삶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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