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을 찾아 떠나는 창업 여행기, 여행박사
'Why'라고 묻고 'Only Gene'으로 답한다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신창연  고유주소 시즌2 / Vol.20 브랜드 창업 (2011년 04월 발행)

“○○○은 사업가나 정치인들과는 달리 특정한 목적이 없고 충만한 호기심만 있을 뿐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비밀로 할 수 있다. 비밀스러운 것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 위험과 금지된 것을 하고 싶은 욕망이 ○○의 동기이다.” ○○○, ○○에 각각 채워질 단어는 과연 무엇일까? 만약 위의 설명을 읽다 누군가를 떠올렸다면 그는 아마도 ‘여행’을 닮은 사람일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미래 소비문화 연구학자인 다비트 보스하르트가 《소비의 미래》에서 ‘관광객’과 ‘관광’의 동기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이 글을 보자마자 우리는 여행박사의 신창연 대표를 설명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표현이 어디 있을까 생각했다. 그는 여행을 닮았다. 그리고 여행박사는 이런 그를 많이 닮았다. 더군다나 신 대표와 그가 만든 여행박사라는 브랜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왜 이런 것들은 없지?”라는 질문에 “그럼 내 방식대로 해보자”라고 끊임없이 자문자답하며 창업으로 시작한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참 그다운 방식대로, 그들답게 해답을 찾고 있기에 여행박사는 ‘나다움’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며 ‘구별’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The interview with 여행박사 대표 신창연, 홍보마케팅팀 과장 심원보

 

 

“차라리 행운이었다”
“여덟 명의 식구가 단칸방에서 살 만큼의 처절한 가난은 차라리 행운이었다. 그 이후 어떤 잠자리도 내게는 왕실이었다. (중략) 몸이 약한 비실이는 차라리 행운이었다. 몸을 대신할 악을 키웠다.
(중략) 상사를 잘못 만난 건 차라리 행운이었다. 나의 십년 후 자화상은 그와 정 반대의 그림이었다. (중략) 창업 밑천이 없었다는 건 차라리 행운이었다. 돈 대신 열정과 머리로 덤볐다. 회사의 잘못된 구조들은 차라리 행운이었다. 내 회사를 창업하면 어떻게 하면 되는 지 길이 보였다. (중략) 바닥까지 떨어진 회사의 운명은 차라리 행운이었다. 떠나야 할 사람과 남아야 할 사람들의 인적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중략) 죽을 때까지 내 인생은 행운만 계속될 것임을 백프로 확신한다.” - 블로그 ‘신창연님의 배낭’에서 발췌

 

여행박사 신창연 대표의 블로그에서 위의 글을 읽고 나니 이해가 됐다. 여러 번 인터뷰를 위해서 만났지만 항상 “내가 편한 대로 한다”고 심드렁하게 말하고, 남들이 보기엔 더없이 힘든 상황을 겪었음에도 “전혀 힘든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신 대표는 속을 알기에 참 어려운 인터뷰이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만큼 모드 전환이 빠른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블로그의 이 고백은 파나소닉을 창립한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고백을 떠올리게 한다. 마쓰시다는 ‘가난한 것, 못 배운 것, 허약한 것이 모두 나를 성공하게 한 신의 은혜’라고 말한 바 있는데 바로 이 덕분에 자신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누구에게나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항상 운동하여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신의 은혜이자 행운이라면, 신 대표와 마쓰시다에게는 실제로 어떠한 고비도 없었던 셈이다.

 

이렇다 보니 신 대표는 실패가 별로 두렵지 않다. 뭔가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이 ‘No’를 외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그의 표현대로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가 이런 자신만의 색깔로 여행박사라는 여행사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 온지도 벌써 11년째다.

 

 

‘왜(Why)’로 시작하는 질문하기

여행박사는 창업 이후 근 10여 년간을 독특한 사내 문화와 깜짝 놀랄 만한 여행 패키지 가격, 일본 여행의 전문성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런 표면적인 사실들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이 모든 독특함과 차별화가 가능했냐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신 대표에게 왜 창업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물었다.

 

신창연(이하 ‘신’) 학교 다닐 때부터 방황하던 나를 여행이 많이 잡아 주었기 때문에 관광학과에 갔고, 여행사에 취직했다. 예전부터 버스나 택시만 타도 ‘기사가 왜 이렇게 불친절하지? 내가 하면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 직장생활을 할 때도 ‘왜 저렇게 경영하지? 내가 하면 저렇게 안 할 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마흔즈음에 내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여행사에서 일하면서 보니 돈이 없는 사람들이 여행 갈 때 더 많이 사기를 당하는 게 속상했다. 예를 들어 시골에 사시는 나이 지긋한 분들은 해외여행 한번 가는 것이 평생의 꿈이다. 그런데 이런 분들을 여행시켜 주면서 현지에서 돈을 더 받아 낸다. 더 안 좋은 곳에서 자고, 제대로 못 누리게 한다. 그래서 나는 절대 그렇게 안 할 거라고 마음먹었다.

 

‘여행’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싶었을까. 너무 거창하다 손사래를 쳤지만 그는 자신이 생각했을 때 아니다 싶은 것은 절대로 관행을 따르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었다. 아내와 자신을 포함한 4명이 겨우 250만 원을 밑천으로 시작했다는 여행박사는 이제 인정받는 브랜드이자 부러움을 사는 직장이 되었다.

 

저가로 여행 패키지를 만들고, 특이한 일들을 많이 해서 예전에는 주변에서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런데 지금은 부럽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 하면서. 실제로 행동해서 보여주고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뭘 해도 (잘못된 것과) 똑같이는 안 한다.

 

여행박사처럼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왜 이럴까?” 묻고, 그래서 “나는 왜 일하는가?”에 답할 수 있는 창업자들은 이 답을 완성해 감으로써 브랜딩된다(p26 참조). 더군다나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자신만의 해결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특함도 가지게 된다. 즉 ‘Why?’라는 질문에 ‘내 방식대로’로 답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방식은 무엇인가? 여행박사를 보니 이 방식은 창업자의 내재된 원형, 오리진(origin)에서 확장된 형태로 나타났다. 브랜드는 창업자를 모태로 발아하고 독특하게 차별화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창업자의 오리진(origin)과 브랜드의 온리 진(only gene)으로 답하기

인터뷰에서 신 대표는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만한 단어로 열정과 즉흥, 변화 등을 꼽았다. 거기에 항상 자신과 직원이 즐거운 일을 자유롭게 하도록 하겠다는 생각과,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겠다는 당당함까지 더해 다섯 가지 키워드로 그의 오리진을 종합해 볼 수 있었다. 물론 이 다섯 가지 키워드는 창업자 신창연, 개인의 것이다. 그러나 그를 모태로 자라서인지 이 키워드들이 그대로 브랜드와 조직에 강점이 되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가지로 확인할 수 있다.

 

 

 

 

① 열정

“너무 식상한 단어라 망설여진다. 그건 누구나 다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긴 했지만 열정은 분명 신 대표에게 내재된 강점이자 여행박사의 중요한 가치다. 경북 문경 점촌에서 상경하여 가방공장이며 배달일, 포장마차까지 안 해본 일이 없는 그는 단돈 3,000엔을 가지고 처음 간 일본 여행에서 매력을 느끼고는 여행간 다음 날부터 인력 시장에 다니며 일당을 벌어 그곳 생활을 해보았다. 맨손으로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열정으로 살았고, 창업 초기 여행 루트도 직접 개발하는 등 직접 그 열정을 ‘시연’했기에 이것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전이되었다. 그것은 특히 현재 여행박사가 가진 전문성으로 가장 많이 드러난다. 직원들의 열정은 일본 여행의 경우 1년에 5~6회 이상의 사전 답사하고, 상담할 때 고객에게 샛길까지 상세히 알려줄 정도로 긴 시간 꼼꼼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고객과 통화하기 어려운 단점(?)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② 즉흥

“변덕이 심하고 즉흥적이다.” 이 고백은 ‘즉흥’과 뒤에 올 ‘변화’의 키워드와도 연관이 된다. 단점이자 약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신 대표가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단어로 이를 꼽은 것은 여행박사가 이런 점들을 강점으로 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창업자의 이런 즉흥성이 반짝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하는 실행력과 스피드라는 브랜드의 강점이 된 것이다.

 

즉흥성이 차별점이 되었다. 이를테면 방금 떠오른 아이디어를 빨리 상품에 반영해서 30분 내로 실행해 버린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다른 회사는 너무 복잡하지 않나. 결제 라인도 많고, 누가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 고민하고. 그런데 우리는 일단 하고 본다. 물론 그래서 생기는 실수도 적지 않지만 고객이 기다리는 일도 적고 재미있고 좋은 것들을 빠르게 실행하기 때문에 강점이 된다.

 

③ 변화

사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업무에서 유연성과 융통성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의 강점이다. 실제로 많은 작고 강한 기업들이 업무에서 유연성과 융통성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여행박사는 이와는 조금 다르게 ‘일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에 대한 유연성과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왜 이렇게 할까?’라는 문제의식을 가지면 종전의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관행을 따르려 하지 않다 보니 어찌 생각하면 쉽게, 대충 넘길 수 있는 방법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 우회 노선을 걷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길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다 보니 유연성과 융통성이 길러지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남이 하지 않는 것을 처음 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이것도 여행박사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결국 ‘업계의 기준을 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비행기는 자리가 없는데 텅 빈 채로 왔다 갔다 하는 배들은 굉장히 많더라. 어쨌든 쓰는 기름값이니 싸게 관광객들을 실어 주면 좋겠다 싶었다. 서울 부산을 오가는 교통비보다 싸게 일본에 갈 수 있겠다 싶어서 조금씩 가격을 내려 9만 9,000원짜리 상품도 나왔다. 이런 것처럼 우리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자는 게 신조다.

 

④ 자유와 즐거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자는 신조는 여행박사의 사내 문화에도 적용되는 모양이었다. 신 대표는 인터뷰 도중 “무엇을 하든지 즐겁게 해야 된다. 못할 게 뭐 있어. 하면 되지”라고 자주 말했는데, 여행박사의 워크숍이나 MT, 직원들의 보상과 복지에는 놀라운 이야기가 많이 숨겨져 있다.

 

심원보 과장(이하 ‘심’) 우리가 사실 매출이 1,300억 정도 돼도 회사에 남는 것은 3억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 돈은 모두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주거나 워크숍, MT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제 스물 일곱인 친구가 있는데 연봉이 1억이다. 그런데 인센티브가 5,000만 원이 나갔다. 심지어 안받겠다는 걸 억지로 줬다. 이렇게 직급에 상관없이 성과를 내면 인센티브가 있다. 또한 무엇이든 목표 달성을 하면 하염없이 퍼준다. 운전면허증을 따면 50만 원, 일본어 능력시험 3급을 따면 50만 원, 다이어트하면 300만 원. 이런 식으로 계속 목표를 정하게 한다. 지난해 속리산으로 갔던 워크숍에서는 보물찾기에 1,500만 원어치의 선물을 걸기도 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보니 우리에게는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닌데, 다른 회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나누는 게 사장님 방침이다 보니 가끔 재무팀에서 난감해 할 때도 있다(웃음).

 

무엇이든 직원들에게 맡겨 버린다는 신 대표의 ‘자유방임(?)의 리더십’ 속에서 직원들은 스스로 룰을 만들고 자유롭게 일하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마치 ‘여행’처럼 자유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스로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왔다는 신 대표는 여행박사에도 자신과 같은 문화의 씨앗을 심은 것이다. 회사가 수익을 조금 덜 내더라도 직원이 즐겁게 일하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유와 즐거움을 강조하다 보면 조직을 경영함에 있어 혼란이 야기되거나 사고가 생기지는 않을까? 그러나 신 대표의 대답은 단호하다.

 

직원들끼리 알아서 잘하는데 뭐 하러 간섭하나, 오히려 다양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 여기서 나온다. 그래서 '다양성의 존중'은 직원들한테도 항상 강조한다.  서로 설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옳은 의견에 따르게 된다.

  

⑤ 당당함

여행박사 홈페이지에서는 유난히 칭찬과 건의, 불만 게시판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칭찬도 많지만 가이드와 담당자에 대한 불만사항도 훤히 보인다. 그리고 그런 글에는 일일이 담당자의 사과나 후속 처리에 관한 답글이 달린다. 여행박사의 실수와 잘못을 모르는 고객에게까지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게시판인데도 신 대표는 “우리에게 잘 안 고쳐지는 고질병이 있다”며 심지어 과거에는 “여행박사를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공지를 남긴 적도 있다 한다. 잘못을 스스로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깨닫고 나사를 다시 조이겠다는 취지였는데 이것은 떳떳하고 당당하게 옳은 일만 하겠다는 그의 결심을 보여 주는 사례다. 담당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불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는 기꺼이 감수해야 할 몫이란다.
당당함이란 키워드를 설명해 주는 또 한 가지 사례는 모든 직원들의 월급에서 1%를 공제하고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보태어 사회 환원 사업을 함께 하는 것이다. 사회에 떳떳하게 수익을 나누겠다는 생각에서다. 홍보용이 아니냐는 미심쩍은 눈빛도 많이 받지만,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모두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투명 경영 아니겠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대표님은 항상 상식과 반대로 해보실 분이다.
여행박사와는 쌍둥이 같은 느낌이다.

 

 

내 방식이 우리의 방식으로, 우리의 강점으로
나무도 결대로 갈라야 잘 갈리고, 오징어도 결대로 뜯어야 잘 뜯어진다는 상식이 있어도 대표님은 이것과 반대로 해보실 분이다. 여행박사와는 쌍둥이 같은 느낌이다.

 

황교윤(직원) 직원들에게 많이 맡겨 두시는 분이라 우리도 자유 속에서 독창성이 나오는 것 같다. 알아서 한다고 믿어 주시니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 대표님의 성향이 브랜드의 강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행박사 홈페이지의 불만 게시판. 노골적인 불만들도 삭제 되지 않고, 그 아래 담당자들의 답글이 반드시 달린다.

 

 

신 대표는 좋은 단어로 자신을 포장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장점이 늘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자신의 방식대로 새로움을 추구해 왔다. 창업자 안에 내재된 것들이 모두 좋고 완벽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속에서 강점을 어떻게 잘 살려 브랜드로 전이시키고, 약점마저도 브랜드에서 강점으로 사용할 수는 없을까 고민해 보는 것이다. 여행박사는 지난 10여 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런 전이가 이루어졌고, 이제는 그의 강점들을 직원들도 알기에 그것을 흡수해 기꺼이 조직 문화의 강점과 브랜드의 차별성으로 사용한다.
여행박사 안에서는 ‘여(행)박(사)스럽다’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여박스럽다는 것은 위의 다섯 가지 키워드가 적절히 녹아 있는 그들다운 행위를 수식한다. 창업자와 조직, 브랜드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점이 많고, 모두가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뜻이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리더 없이도 브랜드가 그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브랜드십(유니타스브랜드 Vol.16 참조)’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동시에 창업자 자신도 완성되어 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내가 내 맘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브랜드를 만들면서 많이 바뀌었다. 여행박사가 내 멘토가 되어서 조금 더 자랐다. 처음에는 나도 내 기쁨을 위해서 일하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직원들이 기쁜 것이 더 좋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쪽으로 많이 변했다. 지금은 ‘우리’라는 게 가장 힘이 된다. 이제 나는 창업자가 아니라 경영자가 맞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에게 이제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없냐고 묻자 이렇게 말한다.

 

나는 사실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지 않는다. 다들 자기 스타일이라는 게 있다. 의도적으로 뭔가 자신과 다른 걸 하려고 하면 되지도 않는다. 필연적으로 자신의 색깔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꼭 내가 사업하는 방식이 모두에게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데릭 리 암스트롱은 《페르소나 마케팅》에서 “기업가의 경우 기존의 기업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지 말고 자신의 고유한 생각이 지닌 장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Why’로 시작하는 질문에 답을 세우고, 자신의 오리진과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답을 완성해 가는 것이 어쩌면 업(業)을 창조(創造)한다는 ‘창업’의 뜻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 아닐까. 이렇게 창업을 한다면 창업과 브랜드 런칭은 절대 다른 이야기가 아니고, 새롭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시장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생겨나리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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