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랜드란 무엇인가? 볼륨배지시즌배지

고유주소 시즌1 / Vol.13 브랜딩 (2010년 01월 발행)

브랜드를 공부한 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해서 쉽게 정의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상표에서 브랜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설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상표가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물리적 반응의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랜드란 사람의 감성 변화의 문제인 충성도라 불리는 화학적 반응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이 화학적 반응을 현장에서 경험한 사람들은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초현실적인 과정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정작 브랜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이런 화학적 변화는 개별적 체험뿐만 아니라 시장의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브랜드를 공부한 사람들은 브랜드에 대해서 쉽게 정의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상표에서 브랜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설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상표가 인지도 상승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물리적 반응의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랜드란 사람의 감성 변화의 문제인 충성도라 불리는 화학적 반응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이 화학적 반응을 현장에서 경험한 사람들은 브랜드가 브랜드 되는 초현실적인 과정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정작 브랜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쉽게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이런 화학적 변화는 개별적 체험뿐만 아니라 시장의 역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브랜드는 처음에는 명사(낙인)로 시작했던 단어였다. 그러나 이제는 동사(차별화하다, 품질을 높히다, 명성 있게 만들다, 가치 있게 만들다)로 바뀌었다. 또한 형용사(아우라가 있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차이가 있는)로도 쓰인다. 이러한 단어의 변화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과거, 생산자가 사용했던 브랜드의 정의는 매우 분명했다. 그것은 너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브랜드는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는 부유한 자들만의 상징이 되거나, 컬트 브랜드는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만의 기호품이 되었다. 즉 혼자만의 것을 브랜드라고 하지 않는다. 이제 브랜드는 모두가 인정할 때 비로소 브랜드가 되기 때문에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인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종교, 가치, 신념, 애인, 파트너, 욕망, 자아표현, 개성 등 브랜드에 대해
사람마다 각각 다른 관점이 있기 때문에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마도 브랜드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는 ‘너의 것’과 구별되는 ‘나의 것’에서 ‘우리의 것’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때문에 브랜드마다 그 정의는 매우 다르다. BMW와 스타벅스 입장에서 브랜드 정의와 설명이 다르고, BMW와 도요타 입장에서 브랜드의 정의와 설명이 다르다. 물론 BMW와 미니쿠퍼의 입장에서도 브랜드의 정의와 설명이 다르게 나올 것이다. 그래서 브랜드를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의하는 순간 자신이 보는 관점으로만 브랜드를 보게 될 위험이 있다. 즉 종교, 가치, 신념, 애인, 파트너, 욕망, 자아표현, 개성 등 브랜드에 대해 사람마다 각각 다른 관점이 있기 때문에 브랜드에 관한 정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마도 브랜드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브랜드에 관한 책 6권을 뽑아 각각의 책에서 브랜드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면 6권 모두가 다를 뿐만 아니라 한 권에 있는 브랜드의 정의도 수십 개로 나눠진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 보겠다. 

 

《체험마케팅》의 저자 *번 슈미트는 “브랜드란 무엇인가? 소비자가 마음 속으로부터 갖고 있는 다른 기업, 상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과 차이 나는 독특한 그 무엇이다. 그것은 곧 소비자에게 주는 기업의 이미지, 상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전체적인 문화를 의미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무엇’에 대한 정의는 《브랜드 갭》의 저자인 마티 뉴마이어의 이야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란 당신이 말하는 ‘그 무엇’이 아니고 그들이 말하는 ‘그 무엇’이다.”

 

 

* 번 슈미트(Bernd Schmitt)
《체험 마케팅》 《빅씽크전략》 《번 슈미트의 미학적 마케팅》 등의 저자로 글로벌 브랜드 리더십의 센터장이다. B2B, B2C 시장의 기업 컨설팅, 활발한 강연 활동과 함께 종종 세계적인 회의의 기조 연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Vol.7 p44 참고

 

 

어떤 독자들에게는 이 두 명의 정의가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필자에게는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브랜드는 그 무엇이다’라는 정의가 가장 확실한 정의로 다가온다. 그 무엇에 대한 정의에 대해 《스타일 중독자》를 쓴 마크 턴게이트는 “소비자들은 필요의 단계를 넘어서 욕망을 추구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특별하게 표현하고 느끼고자 하는 감성적인 가치까지 구매하고자 했는데, 그 가치를 넓은 의미에서 ‘브랜드’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 무엇’이란 애매한 정의를 그는 ‘감성적인 가치’라는 개념으로 정의하였는데, 이것에 대해 《파워 브랜딩》의 저자 대릴 트래비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브랜드의 힘은 이처럼 단지 그것이 당신에게 어떤 느낌을 갖게 했는가에 대한 것이지만, 이와 달리 지극히 이성적인 이유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 역시 모두 감정적인 선호도로 설명되며, 이성적인 이유는 단지 우리가 감정적인 선택을 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데 도움을 줄 뿐이다.”

 

다른 말로 한다면 마음이 사랑하는 것을 뇌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4D 브랜딩》의 저자 토마스 가드는 “브랜드는 물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며 정신적인 흔적을 남긴다”고 말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면서 독자들은 브랜드에 대해서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무엇인가 희미한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할 수도 없는 불편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가 인식하는 브랜드와 5명의 브랜드 관련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바로 ‘경험’의 차이 때문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파트인 ‘브랜드 그림책’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 전에 5명의 모호한 정의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분을 위해 또 다른 브랜드 정의를 소개하려고 한다.

 

《디자인 경영》의 저자인 브리짓 보르자 드 모조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는 어떤 이름이나 상징 그 이상의 것이다. 강력한 브랜드는 조직의 약속을 표현한다. 기업의 명확하고 강한 약속을 담은 브랜드는 고객의 충성을 얻을 수 있게 되며, 지속적인 고객의 지지와 호응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근본적으로 브랜드는 느낌, 이야기 또는 회사와의 상호 관계의 경험에 관한 것으로서의 어떠한 모습에 대한 것은 아니다. 브랜드를 수립하는 것은 한 기업의 ‘모습’을 초월하는(하지만 포함하는)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브랜드 수립은 브랜드를 구성하는 경험이나 약속과의 교류를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과 약속과의 교류’는 이 책의 주제인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브랜딩’이다. 광고계의 구루인 데이비드 오길비는 브랜드에 대해서 이런 조언도 한다. “바보도 거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재능과 신뢰, 인내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브랜드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책을 꼽는다면 바로 음식 그림이 없는 요리책일 것이다. 김치찌개는 우리 머릿속에 이미 있기 때문에 그림이 필요 없다. 하지만 ‘김치와 두부로 만든 애 호박찜’ 요리라고 한다면 그 모습은 상상할 수 있지만 정확히 그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책에서 넣으라는 양념과 재료를 넣어서 만들어보지만 그 ‘맛’과 ‘향’에 대해서는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브랜드를 이해하기 위해 브랜드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특정 브랜드에 대해 ‘부적절한 관계’라고 불릴 만큼의 브랜드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다. 그렇지 않으면 브랜드의 정수를 체험한 저자들의 진술(?)은 ‘화성에 사는 브랜더’들이 하는 말 장난처럼 들릴 것이다. 반드시 특정 브랜드에 대해서 남들과 다른 감정을 경험해야만 브랜드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브랜드는 ‘감정’ 그리고 ‘관계’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감정과 관계의 근본은 바로 ‘믿음’에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간의 믿음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최고의 사랑의 대상이 지금 결혼한 사람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믿음의 요구는 배우자 이외에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믿음이다. 지금의 배우자가 자신에게 최고의 사람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순간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관계는 깨지게 된다. 그래서 진정한 믿음은 ‘(마음을 정하는)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정하는)결정’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이런 믿음의 정의를 성경에서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 바라는 것들의 실체’라고 했다. 이것을 결혼에 빗대어 해석한다면 ‘결혼’은 최고의 배우자임을 믿음으로 ‘증거’하는 것이다. 또한 그 증거를 토대로 현실로 보여주는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바보도 거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재능과 신뢰, 인내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결혼의 관점으로 《유니크 브랜딩》의 저자 *스캇 데밍은 “브랜드 충성도는 고객을 브랜드와 결혼시키는 것과도 같다. 장기적인 충성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마케터는 고객이 결혼 결심을 하기까지 필요로 하는 정보와 그와 관련된 브랜드의 물리적 특성, 스타일, 캐릭터와 같은 모든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브랜딩은 마치 결혼할 때와 같은 소속감을 수반하는 강한 애착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누군가와 결혼할 때 당신은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 한다. 바로 이러한 감정이 소비자가 당신의 브랜드를 향해 가져야 하는 그런 종류의 감정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정의를 살펴보면 우리가 공부하는 브랜드는 ‘경영학’이 아니라 ‘연애학’인 것 같다. 과연, 브랜더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청혼’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궁극의 브랜딩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청혼’하는 것을 넘어서 소비자와 브랜드가 하나가 되는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n)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향한(에 관한) 소비자의 믿음은 무엇일까? 필자의 예를 들어보겠다. 필자에게는 여러 만년필이 있는데 가장 아끼는 만년필은 싯가 35만원짜리 몽블랑 만년필이다. 그 이유는 이 만년필로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두 권의 책의 초안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만년필은 유산으로 물려줄 품목 중의 하나로 들어가 있다. 40년 정도가 흐른 다음 몽블랑이라는 브랜드는 어떤 위치에 있을까? 브랜드의 가치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지 않는다면 유산으로 이 만년필을 받은 자식들은 아버지(필자)만 의미를 둔 유산에 대해서 시큰둥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몽블랑에 대한 믿음이 있다. 지금보다 더 좋은 브랜드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래서 필자가 남겨준 몽블랑 펜도 시대적 가치(개인적 가치는 없을지라도)에 따라서 상당한 가치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이와 비슷한 실제적인 사례도 있다.

 

 

* 스캇 데밍(Scott Deming)
세계적인 강연자이자 기업 트레이너,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광고 마케팅 회사인 RCI를 운영하는그의 강연 주제는 주로 영업과 고객 서비스에 관한 것이다.
유니타스브랜드 Vol.11 p68 참고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랜드 탄광지대에서 발견된 ‘LOT 501’라는 리바이스 청바지가 있다. 당시 이 바지와 함께 발견된 종이 가방에서 1895년부터 1898년까지 존재했던 랜즈버그 시의 상점 이름이 적혀 있었다. 보관 상태까지 양호했던 이 청바지는 경매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약 3천 6백만 원에 최종 낙찰되었다고 한다. 경매로 가져간 사람은 다름 아닌 리바이스 본사였다. 이 청바지가 리바이스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걸레 혹은 쓰레기라고 했을 것이다.

 

필자는 몽블랑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유산적 가치를 그 브랜드 속에 집어 넣었다. 만약 독자 중에 필자처럼 브랜드에 대해서 이처럼 사적인 감정이 개입된 ‘부적절한 관계’를 느껴본 적이 없다면 브랜드의 실체를 공감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상품과 품질은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에 의해서 결정된다. 하지만 브랜드와 감성은 리바이스의 예처럼 ‘가격’을 초월한 믿음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믿음은 본질도 바꾸어 버린다.

 

“우리는 요구르트를 팔지 않고 다농을 팝니다.”
“지미추를 신는 순간 영혼을 판거야.”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 도시의 쉼을 팔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것은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아니라 도심에서 말을 타는 것이다.”

 

분명 성경이 말한 대로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이고 바라는 것의 실상인 것 같다.

 

믿음의 대상은 원형(Archetype)이다. 원형은 철학적인 의미에서는 ‘이데아’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심리학에서는 ‘원시적인 이미지’라고도 부른다. 브랜드에서는 ‘진짜’같은 ‘진짜’를 ‘원형 브랜드’라고 말한다. 예를 든다면 리바이스 청바지를 말할 때 사람들은 ‘진짜’ 오리지널 미국 브랜드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리바이스는 ‘자유’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는 것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자유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자유를, 그리고 이것이 진짜 자유인 것처럼 누리는 것이다. 참고로 *데님과 청바지의 기원은 유럽이다. 그래서 ‘진짜 같은 진짜’에서 ‘진짜 같은’의 의미는 ‘상징’을 말하는 것이고, 뒤에 나오는 ‘진짜’는 ‘비유’로서 그것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사실 자유의 원형을 리바이스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필자에게 자유의 원형을 가진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리바이스 대신에 ‘페라리’를 택할 것이다. 페라리는 진짜 스포츠카이며, 필자 안에 있는 자유를 그대로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그 원형을 어떻게 만들까? 바로 믿음이다. 티파니는 청혼과 사랑이라는 원형을 가지고 있다(혹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티파니를 선물하는 것은 결혼에 대한 마음을 진심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그 남자가 결혼하고 몇 년이 지나 차고에 할리데이비슨을 끌고 왔다면 이제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가겠다는(?)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책을 읽은 독자가 브랜드에 대해서 원형을 느끼지 못하거나, 원형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여기까지가 인내심의 한계일 것이다. 앞으로 이야기할 브랜딩이 바로 ‘원형’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 데님과 청바지의 기원
청바지(Jeans)는 이태리의 제노아(Genoa)항을 나타내는 불어 Genes에서 유래되었다. 제노아 항에서선원들이 청바지 형태의 작업복을착용하였고 현재의 데님직물은 프랑스의 Nimes에서 직조되었다고 한다. 최초의 진은 독일출신인 레비스트로스(Levi Strauss)에 의해 18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샌프란시스코) 금광의 광부들에게 입혀진 청바지였다.

 

 

브랜드라고 다 같은 브랜드는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브랜드의 기준은 상품에 목적과 의미가 부여된 브랜드이며, 브랜드의 수준은 이러한 목적과 의미라는 원형을 가진 브랜드다. 애플의 원형은? 나이키의 원형은? 바디샵의 원형은? 맥도날드의 원형은? 브랜드가 원형을 가지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치’가 생겨야 한다. 이럴 때, ‘가치’라는 무형의 에너지를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공유하고 향유하며 나아갈 때, 결국 소비자는 그 브랜드가 가치를 실제로 실현하는 ‘진짜’ 브랜드(원형 브랜드)가 되게끔 헌신(Commitment) (이 과정이 브랜딩이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형 브랜드가 끝은 아니다. 이것은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되는데 원형과는 비슷하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변형 브랜드다. 바로 아이덴티티(Identity) 브랜드가 그것인데, 이것은 가치로 기업과 소비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브랜드인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아이덴티티 카드(Identity Card)는 신분증이다. 그 신분증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대체해주는 것이다. 외국에 가서 여권이 없어졌다면 그 사람이 외국 경찰에게 자신을 어떻게 설명할까? 아이덴티티 브랜드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브랜드다. BMW를 몰고 온 젊은 남자는? Volvo를 타고 온 젊은 여자는? Lexus를 끌고 온 중년의 남자는? 그들의 직업은 무엇일까? 그들의 학력은? 그들의 성격은? 이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했을 때 만약, 그들의 대답이 비슷하다면 아이덴티티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브랜드의 정체를 파악하는 이 세 개의 질문과 세 개의 갈망은 인간의 본능 그 자체다.
따라서 이것을 채워주는 브랜드는
말 그대로 본능의 결과에 따른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인정받고 싶다! 나는 성공하고 싶다! 나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질문에 브랜드가 대답을 하고, 이 욕망에 브랜드가 화답한다. 브랜드의 정체를 파악하는 이 세 개의 질문과 세 개의 갈망은 인간의 본능 그 자체다. 따라서 이것을 채워주는 브랜드는 말 그대로 본능의 결과에 따른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브랜드가 이처럼 강력해진 것은 이성적인 경제생활의 결과물이 아니라, 본능적인 충동에 대한 만족 때문이라고 본다. 브랜드 외에 다른 것으로 이 만족을 채우는 사람을 우리는 속세를 떠난 성인이라고 부른다.
그림이 없는 ‘김치와 두부로 만든 애 호박찜’은 어떻게 생겼을까? 마파 두부 맛, 아니면 술 안주로 자주 나오는 담백한 김치 두부 맛일까? 아무리 상상해도 맛은 상상할 수 없다. 브랜드도 아무리 말해도 경험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다.

 

 

브랜드가 아닌 것은 무엇인가?

이야기에 앞서 독자가 직접 찾아 보도록 하자.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브랜드라고 부르지만 아직까지 상표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3가지만 적어보자. 그리고 그 이유를 적어보면 된다.
1.
2.
3.
그렇다면 이번에는 당신이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브랜드와 그 이유를 3가지를 적어보자.
1.
2.
3.

 

이제는 필자의 기준을 예로 들어 보겠다(앞서 말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이다).
1. 이 브랜드는 활발히 활동하는 있는 소비자 커뮤니티가 있는가?
2. 나는 이 브랜드를 소비하지 않고 수집하고 있는가?
3. 이 브랜드의 탄생 혹은 성장의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가?
4. 이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해서 돈을 모아 본적이 있는가?
5. 이 브랜드와 함께 겪었던 특별한 체험을 A4 한 장에 적을 수 있는가?
6. 이 브랜드는 불이 났을 때 가지고 나올 것 중 우선순위 3위 안에 드는가?
7. 이 브랜드는 내가 죽어 관에 들어갈 때 부장품(副葬品) 품목에 들어가는가?
8. 이 브랜드는 손자에게 줄 브랜드인가? 등.

 

지금까지 말한 기준은 필자의 기준도 있지만 대부분 유니타스브랜드 Vol.12의 특집인 ‘슈퍼내추럴 코드’에 나와 있는 브랜드 마니아들의 기준이다.
브랜드들은 소비자와의 관계 속에서 컬트 브랜드, 럭셔리 브랜드, 고등 브랜드, 마니아 브랜드, 오리지널 브랜드 등으로 계속 분화와 진화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가 아닌 것을 정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브랜드에 대한 정의가 먼저 서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무엇’의 정의로 브랜드를 일반화 오류에 갇히게 하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일반적인 독자가 적었을 내용을 기준으로 브랜드가 아닌 것을 정의해보겠다.

 

1. 브랜드는 로고(logo)와 심볼(symbol)이 아니다.
필자가 독자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브랜드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 ‘로고와 심볼’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꽤 (많이)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단순히 로고와 심볼, 정확히 말하면 상표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를 디자인실에서 디자인(그림)으로만 관리한다. 혹은 마케팅실에서 상표를 PPL로 어떻게 보여주고, 어떻게 노출을 시킬 것인가에만 신경을 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재래식 대중 마케팅 에 사용했던 옛 습관의 산물이다. 그때는 소비자를 타깃Target이라고 했다. 최고의 무기는 ‘가격 대비 품질 만족 혹은 경쟁사 제품보다 우위’로 타깃에게 정조준하여 대중 매체로 슬로건을 쏟아 내는 것이었다. 따라서 눈에 띄는 CI와 쩨스러운(시쳇말이지만 현장 언어이다) 심볼만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런 상표가 받는 최고의 찬사는 ‘이거 물 건너 온 것이에요?’였다. 이러한 상표의 로고와 심볼은 차별이 아니라 구별이다. 멋진 로고와 심볼로 브랜드가 되는 것이 아니다.

 

2. 브랜드는 품질이 우수한 상품이 아니다.
품질이 우수하면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품질이 상품의 기본 속성일지라도 브랜드의 절대 속성이 될 수 없다. 흔히 마니아 브랜드로 불리는 아이폰, 미니쿠퍼, 로모, 닥터마틴 그리고 스트라이다의 단점을 그 브랜드의 마니아들에게 이야기하면 그들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말이 끝나면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이것은 원래 그래!” 그들에게 단점은 약점이 아니라 ‘차별화’다. 그렇다고 품질이 우선순위에서 떨어져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품질은 더 이상 차별화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3. 브랜드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만을 가진 상품이 아니다.
흔히 ‘원조’가 가지는 브랜드의 시간은 분명 브랜드가 브랜드되는 중요한 요소다. 왜냐하면 브랜드의 시간이라고 불리는 ‘역사’는 모방 불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조’만으로도 브랜드가 될 수 없다. 앞서 설명했듯이 몽블랑은 만년필의 원조가 아니며, 청바지도 리바이스가 원조가 아니다. 특히 IT관련 분야의 브랜드에게 ‘원조’는 아예 의미조차 없다. 그렇다고 트렌드 상품이 브랜드는 더더욱 아니다. 트렌드 상품은 일종의 ‘시대의 사은품’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탁월한 로고와 CI, 탁월한 품질 그리고 모방할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는 브랜드가 브랜드되는 흥분속성 그리고 강점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절대적이지는 않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A 제품
1210만 화소, LCD크기 3.0인치, 고정 LCD방식, 얼굴인식, 벌브 지원, HD동영상, 먼지제거, 한글지원, 라이브뷰, HDMI출력, ISO 감도 3200, 센서크기 4/3”, CCD방식 Live MOS, 초점영역 23개, 셔터스피드 1/4000초, 연사 3매, 메모리 SD, 메모리 SDHC, 최대 동영상크기 1280x720, 동영상프레임 30프레임, 전원공급 전용배터리, 무게 285g

 

B 제품
1230만 화소, LCD크기 3.0인치, 고정 LCD방식, HD동영상, 얼굴인식, 손떨림 방지, 먼지제거, 한글지원, 라이브뷰, HDMI출력, 아트필터, 벌브 지원, ISO 감도 6400, 센서크기 4/3”, CCD방식 Live MOS, 초점영역 11개, 셔터스피드 1/4000초, 연사 3.0매, 메모리 SD, 메모리 SDHC, 최대 동영상크기 1280×720, 동영상프레임 30프레임, 전원공급 전용배터리, 무게 335g
 

 

C 제품
1030만 화소, LCD크기 2.5인치, 고정 LCD방식, ISO 감도 2500, 센서크기 1:1.3, 한글지원, 벌브 지원, 뷰파인더, CCD방식 CCD, 셔터스피드 1/8000초, 연사 2매, 메모리 SDHC, 메모리 SD, 전원공급 전용배터리, 무게 545g

 

이렇게 3개의 카메라가 있다(여기에 있는 제품 설명은 현재 쇼핑몰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당신이 이 3대의 카메라 중에 아무거나 하나 고를 수 있다고 치자. 이렇게 나열된 정보를 보고 어떤 감정(혹은 느낌)이 드는가? 아무런 느낌이 없을 것이다. 분명 여기까지는 ‘기계’다. 그리고 위에 숫자와 같이 적혀있는 용어는 이 기계들의 기능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성능과 특성을 알려주는 ‘제원’이다. 당신은 무엇부터 보겠는가? 아마도 화소수 일 것이다. A제품은 1,210만 화소다. B 제품은 1,230만 화소다. 그리고 C 제품은 1,030만 화소다. 카메라에 대해서 제원을 잘 모르면 ‘최근 제품과 비싼 제품=화소수’라는 공식에 의해서 A제품과 B제품으로 선택이 압축될 것이다. C제품에는 없는 것이 참 많다. 요즘 나오는 디지털 카메라의 기본 기능이라고 불리는 동영상 기능도 없다. 이제 A와 B제품을 보면서 절대 비교를 한다. 무게, 셔터 스피드, ISO, 그리고 초당 몇 장을 찍는가에 따라서 제품의 선별은 달라질 것이다. 아마 많은 갈등을 하게 될 것이다.

 

A제품은 파나소닉 루믹스 DMC-GF1으로서 현재 가격은 100만 원 정도다. B제품은 올림푸스 PEN E-P1 카메라로서 현재 가격은 90만 원대다. C제품은 라이카 M8 화이트 에디션으로서 가격은 1,200만 원 정도다. 참고로 컬러가 블랙인 것은 현재 가격으로 약 600만 원이다. 블랙과 화이트의 가격이 무려 600만 원 차이가 난다. 이것은 비싼 컬러 염료 때문이 아니라 화이트는 ‘리미티드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쉽게 사지 못하도록 비싸게 판다. 그야말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근간인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역행하고 있다.

 

브랜드란 ‘제원’에 나와있지 않는 모든 것을 말한다. 생산자가 제원에서는 쓸 수 없는 것이 바로 브랜드를 이루는 ‘가치’다. 풀무원의 두부가 비싸도 왜 사서 먹을까? 같은 콩으로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풀무원이 만든 비싼 두부를 먹는 것은 경쟁자도 모르는 ‘마음의 제원’을 가치 있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카메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라이카란 터무니 없는 상표다. 하지만 라이카 마니아들에게 라이카는 ‘상품’이 아니라 ‘소장품’이다. 이처럼 어떤 브랜드는 누구에게는 브랜드이고 누구에게는 브랜드가 아니다. 따라서 브랜드는 소비자 안에서 특정 계층과 특수 목적을 가진 사람들만의 공유 가치라고 말할 수 있다.

 

제대로 된 마케팅을 통해서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한다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4P(Price, Product, Place, Promotion) Mix라고 할 수 있다. 《파워 브랜딩》의 저자 대릴 트래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요컨대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에서 만들어진다. 하루에 수천 개의 제품이 공장에서 출하되지만 브랜드는 딱 한 번 팔릴 뿐이며, 그것도 ‘느낌’에 의해 팔린다.” 한마디로 브랜드란 ‘제원’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차원’이다.

 

 

브랜드 제조법, 브랜딩

HP의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팩커드는 “마케팅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마케팅 담당 부서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이 얼마나 충격적이면 아직도 수많은 마케팅 책에서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마케팅은 마케팅 담당부서에서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데이비드 팩커드의 선언 이후, 네슬레의 바비외 대표는 또 다른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브랜드를 이제 더 이상 마케팅 관리자들에게만 위임할 수 없다.” 그는 이렇게 말한 이후에 마케팅 조직을 바꾸어 버렸다고 한다.

 

영리한 마케터라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를 뛰어난 경영자가 눈치채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시장의 변화와 요구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간파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주도하는 시장의 주문이 ‘마케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도 수많은 보고서는 마케팅의 기본 매뉴얼인 SWOT분석과 4P Mix로만 구현되어 있다. 여기에는 브랜드와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없다. 브랜드를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4P Mix다. 하지만 이것으로만 모든 것을 생각하는 것은 ‘특정 음식’만 고집해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과 같은 경우다.

 

마케팅이라는 이름의 특성상 마케팅의 절대 선은 런칭 이후에 ‘목표 매출 달성’이다. 하지만 이것은 마치 사랑에 빠져(신규 브랜드 런칭 팀들이) 결혼식만 준비하고(런칭만 준비하고) 결혼생활에는(브랜드 구축에는) 무지하고 무식한 것과 같다. ‘사랑해서 결혼하면 모든 것이 행복하겠지’ 하는 동화의 주인공처럼 생각한다. 마케터가 런칭과 동시에 ‘대박’만 꿈꾸는 것은 ‘도박’을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스타벅스는 재래식 매스 마케팅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성공적인 런칭을 했다. 우리나라도 1999년에 기존의 마케팅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스타벅스가 런칭하고 성공하면서 지금까지 알고 있는 모든 마케팅 지식에 대해 재고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2009년 12월 1일, 애플의 iPhone 런칭을 보면서 또 다시 ‘무엇이 마케팅인가’를 재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 두 개의 브랜드는 기존의 마케팅 사고 방식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브랜드다. 하지만 브랜딩으로는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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