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설계도를 알게 되면 미래는 달라진다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신정보 혁명 볼륨배지시즌배지

Written by 서정선  고유주소 시즌2 / Vol.19 브랜드의 미래 (2011년 02월 발행)

21세기를 바이오의 시대로 정의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듯 싶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마이클 센델, 제레미 리프킨 등 세계적인 학자들이 앞을 다투어 바이오테크놀로지 혁명이 만들어내는 미래상에 대해 기대 반, 염려 반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맞춤아기나, 개인의 유전자로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고 나아가서는 서열까지 매기게 되는 ‘신우생학 시대’에 대한 극단적 상상은 바이오테크놀로지 혁명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연구결과들이 성공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평균인간의 유전자가 아닌, 한 개인유전자지도를 세계에서 4번째로 완성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에덴동산에서 뛰쳐나온 아담이 이제 자기 몸의 설계도까지 손에 쥐게 되었다면, 미래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마케터들과 브랜더들은 여기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까?

The interview with 서울대학교 유전체의학연구소 소장 서정선, 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 소장 강신익

 

 

유전자지도 천 달러 시대, 인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다.

서울대 유전체의학 연구소의 서정선교수는 인간유전자지도를 인간이 이전에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정보’의 개념으로 바라보며 우리 사회에 *신정보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유전자지도 천 달러의 시대’로 대표되는 게놈의 대중화는 질병예방과 개인형 맞춤의학의 의미를 넘어서, 우리사회의 사회문화적 지형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하며 마케터나 브랜더들은 일전의 ‘PC 천 달러 시대’가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인간, 전지하면 전능해진다
21세기는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이번 가상 소설은 특히 인간의 게놈지도 발견과 유전자 치료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수준이 아니라 나아가서 더 *우수한 형질의 유전자로 바꾸고 싶어하는 욕망을 어떻게든 채우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상상에서 시작해 보았다. 또한 이 때문에 유전자로 인간의 서열이 매겨지는 ‘신우생학’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서정선(이하 ‘서’)물론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며 가상의 소설로서 이슈를 제기하는 수준에서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 생명공학기술의 발달은 그러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과학을 이용해서 다른 종을 정복하듯이 인간 자체도 더 강화시키겠다는 이야기인데, 지금 우리가 유전자 정보를 알아내어 사회에 적용하는 패러다임은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적용되는 힘의 논리가 아닌, 지혜의 논리에 가깝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하면, 나는 우리 사회의 진화의 방향은 우주의 모든 정보를 아는 것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IT혁명의 진화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이미 IT혁명으로 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약 30~40%로 아직 한정적이다. 나머지 정보는 무엇인가. 바로 60% 이상의 정보는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유전자지도를 통해 이제 그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혁명이다. 나는 전지하면 전능해진다고 본다. 이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인간 삶의 한계였던 생로병사의 ‘로’와 ‘병’을 풀어보자는 것이다. 즉 질병과 수명에 관한 인간의 한을 풀자는 데에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 2020년, 맞춤아기가 보편화된다?
많은 사회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신기술 예측 전문가이자 조지워싱턴대학의 윌리엄 할랄 교수는 맞춤아기, 즉 태아유전자 디자인이 2020년쯤 현실화되어 어느 정도의 시장 규모를 갖게 될 것인지를 예측해 주는 ‘테크캐스트(techcast)’의 운영자이기도 한데, 2020년이 되면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모두 파악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지구상엔 5,000여 종류의 유전자 관련 질병이 있는데, 태아 때부터 유전적 질병을 갖는 유전자를 제거하게 되면, 미래에는 이런 병들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태아의 지능, 머리카락 색깔, 키, 몸무게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아기, 즉 베이비 디자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보았다.

 

 

* 정자은행에서 아기를 선택하다
최근 인간 DNA와 관련된 사업의 연간 규모는 현재 1,000~2,000만 유로를 넘어섰다. 이미 미국에서는 태어나는 신생아의 1%가 시험관 아기이고 그 숫자는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덴마크의 정자은행 크리오스에는 1만개 이상의 유전자 코드가 섭씨 196도의 액화질소에 담겨 보관되고 있다. ‘푸른 눈의 운동선수’나 ‘갈색 눈의 키 큰 학자’의 정자가 주문 후 2시간 안에 대금교환우편물로 배달되며 주문의 내용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고 미래학자인 호르크스는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사진 모델들의 난자가 여섯 자리 액수에 경매되기도 했다.

 

 

 * 인간게놈프로젝트, 인류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정보
1990년 미국을 비롯한 18개국은 유전자지도를 작성하기 위해 2005년까지 15년 동안 30억 달러를 투입하는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 계획한 것보다 빠른 2000년 6월에 90% 이상의 유전자를 해독하는 인간 게놈지도의 초안이 발표되었다. 이어서 2001년 2월, 인간게놈프로젝트 팀과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셀레라 제노믹스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99% 정도 완성된 게놈지도를 발표했고, 마침내 2004년 10월, 100% 완성게놈지도를 발표함으로써 생명의 설계도가 사람 손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 유전자지도까지 밝혀져 이제 자신의 설계도를 저렴한 가격에 손에 쥘 날이 멀지 않았다. 개인 유전자지도를 통해 인간이 알게 되는 정보는 첫째로 우리 인간의 몸 속에서 각각의 기능을 하는 유전자가 어디에 있으며 그 역할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근거다.

둘째로 어떤 유전자들의 염기 서열 일부가 바뀌거나, 없어지거나 중복되어 제기능을 못하게 되는지 알게 되어 왜 질병이 생기는가를 알 수 있으며 인간의 생로병사의 근본 유전자들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유전자들이 개인마다 어떻게 다른지 바로 비교되고 따라서 어떤 형태의 인간인지를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질병 예측뿐 아니라 개인의 행동지향 가능성도 밝혀지게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정보가 개인의 손에 쥐어 쥐고 산업적으로 대중화된다면 정보의 무궁 무진한 활용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게놈은 제 2의 반도체? - 신 정보혁명
정보혁명을 통해 컴퓨터가 PC(Personal Computer)화 되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와 지식이 대중화되는 것과 유사하게 바이오테크놀로지혁명을 통한 생명공학의 대중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인간 게놈 분석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개인의 유전체를 완벽히 분석할 수 있는 비용이 현재의 6만 달러 수준에서 천 달러 수준으로 낮아지면 게놈 분석이 개인 단위에서 왕성하게 발생할 것이며, 이러한 게놈 정보를 활용한 생명정보산업과 생명공학산업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정보혁명의 시작은 학계에서 비롯되었지만 정보통신과 관련된 최고의 원천 기술을 인텔(Intel)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 유전자 정보를 둘러싼 산업계 전반의 치열한 움직임은 충분히 예상되고도 남는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인간의 유전자지도를 또 하나의 ‘정보’로 바라보는 접근이 매우 흥미롭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안다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한 개인을 기계라고 봤을 때 개인의 부품 상태가 낳을 때부터 어떤 상태로 나왔느냐를 알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 그 개인 설계도가 바로 게놈지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모든 사람이 완벽한 부품을 가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인간 유전자는 개인에 따라 수천 개에서 수십만 개의 염기를 더 갖고 있기도 하는 등 구조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에 따라 사람마다 걸리는 병이나 효과가 좋은 약물의 종류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자신의 유전자 구조를 알면 질병의 예방과 함께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유전자 정보를 통해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고 치자.

 

부계와 모계로부터 대장암을 억제시키는 유전자를 하나씩 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잘못되어서 나머지만 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 야채 위주의 식생활로 바꾸고 스트레스 받는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며, 매해 대장암 검사를 계속한다고 하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확연하게 줄어든다. 그게 이른바 정보의 힘이다. 이렇게 되면 나라는 기계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생활하는 것이 삶의 혁명을 충분히 가져다줄 수 있지 않겠는가. 이는 또한 치료 중심의 의학에서 예방 중심의 의학으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내 몸의 설계도’를 손에 쥐게 될 날은 언제인가?

2000년 이전까지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런데 2000년에 25억 불을 들여서, 1700명 가량의 과학자들이 11년을 걸려서 사람의 평균 게놈지도를 만들었다. 이른바 1차 게놈혁명이라고 불리며 인간은 ‘이러한 설계도로 구성되었다’라는 정보가 밝혀졌다. 그런데 개인별 유전자의 차이가 0.4%에서 0.7%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표준 게놈지도보다는 개인의 유전자지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2007년에 2차 게놈혁명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후로 우리 연구소도 2008년에 한국인 30대 남성의 개인 유전자지도를 분석해 냈다.

 

지금은 한 사람당 9,000달러로 8일 안에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다. 물론 한 명은 안 되고 50명을 모아서 진행할 수 있으며 유전자 정보를 연구 차원에서 공개한다는 조건 하에서다. 앞으로 이런 개인별 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개인별 맞춤의료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본다. 나는 3~5년 안에 십만 명의 데이터가 쌓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인별 게놈 데이터가 벌써 23명 정도 된다. 전 세계적으로 단일 인종을 그 정도로 많이 가진 곳이 없다. 따라서 *민족과 인종에 있어서 변이를 찾는 데는 우리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 아시아 게놈지도의 의의
현재 서정선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아시아 게놈 연구지도’는 인종과 민족에 따라서 유전자가 틀리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미국은 게놈 프로젝트를 백인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외 나라에서는 유럽과 아프리카 유전자를 비교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생어(sanger)연구소가 유럽과 아프리카인의 유전자를 비교했더니 만 쌍의 인간 유전자중 유럽인과 아프리카인만 가진 유전자 복제수 변이CNV가 각각 1,000개 씩 발견됐다. 그러나 아시아인은 3.500개가 달랐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은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유럽인보다 녹말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유전자 개수가 많다는 사실도 입증되었다. 유전자는 생존을 위해 유구한 역사를 통해 진화해 왔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아프리카와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중앙아시아 산맥을 지난 북방계 아시아인이 한국에 들어온 사람을 70%, 남방계 해안을 따라서 인도와 베트남을 지나 들어온 사람을 30%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아시아 인종의 게놈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아시아인들의 의료 기록들이 모아질 것이다. 약 10만 명 쯤 분석했다고 하면, 이중에 어떤 사람이 심장에 안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유전자가 당뇨를 일으키는지를 알 수 있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쌓이게 될 것이고, 이는 거대한 정보 컨텐츠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다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계속된다면 소설에서처럼 금발, 푸른 눈 등 외모를 담당하는 유전자, 지능과 아울러 순응성, 중독성, 공격성 등의 행동 유발을 일으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발견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아직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2만 1,000개의 유전자 기능을 다 모른다. 서서히 밝혀지는 중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유전자가 노화를 담당하고, 또 어떤 유전자가 근육강화를 담당하는지 알 수 있다. 특정 행동과 성향을 유발하는 유전자도 찾게 될 것이고 계속 실험 중에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는 질병예측이다.

 

행동 유발 유전자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건강과 수명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예를 들면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 기억에 관한 유전자를 발견하는 쪽으로 연구의 방향은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그 유전자를 찾아내면 유전자를 조절하는 약물을 투입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

 

마케터 입장에서 엉뚱한 상상을 해보는 것을 이해해 달라. 질병뿐 아니라 지능, 성향, 행동 유발을 일으키는 유전자도 밝혀지는 시대가 온다면 그것은 인류가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엄청난 정보를 갖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유전 정보를 통해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성을 지닌 소비자군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또한 이 정보를 잘못 사용한다면 사회적 혼란도 예견될 수 있을 것 같다. 단편적인 예로, 단지 가능성과 지향성을 알려 주는 유전자 정보만으로도 보험가입이 거절된다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 않은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판도라상자는 열렸다. 유전자지도의 처음 목적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였지만 연구기술은 계속 발달해서 다양한 행동유발 유전자나 그 외의 것들이 밝혀질 것이다. 이 때는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프랜시스 콜린스는 인류 최초로 31억개의 유전자 서열을 해독, 우리 몸의 지도를 완성한 세계적 유전학자이다. 그는 게놈 정보를 밝히면서 유전자 정보 해독과정이 우리에게 3단계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1단계는 게놈 투 바이올로지, 즉 생물학적인 놀라움의 단계이다. 2단계는 게놈 투 메디슨, 즉 의학적 단계인데, 여기에서 맞춤의학, 질병예방, 노화방지, 생명연장 등이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3단계가 바로 게놈 투 소사이어티다. 즉 사회적 문제로 확장될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2단계에 와 있지만 3단계의 논의도 준비해야한다고 본다. 우리가 가진 정보의 장점에 집중하면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유전자가 100% 결정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단지 지향성과 가능성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유전자 결정론적 접근은 위험하다. 특히 많은 행동유발 유전자들은 유전자끼리의 상호작용과 생활환경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정신분열증 관련 유전자를 찾는 일만 해도 여러 유전자와 결합되고 연결되어 있어서 20~30년 안에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유전자정보로 브랜드 선호 경향성을 밝혀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정봉현교수는 유전자정보의 연구가 활발해지면 이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를 들어 전세계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만 쌍의 커플을 골라서 유전자패턴을 분석하면 그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결혼정보회사에서는 매칭을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유전자정보 패턴분석도 가능해져 어떤 경향성을 지닌 소비자들이 자사브랜드를 선택하는지도 밝혀질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은, 경향성이 있는 것이지 결정적인 결과를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미래에는 유전자정보를 기반으로 배우자선택, 취업, 진로 등을 선택하는 이른바 ‘신점성술’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자신의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밝힌 바 있다.

 

 

PC 천 달러 시대를 되새겨보라 유전자지도 천 달러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러한 바이오테크놀로지 혁명을 맞이해서, 우리 개인들의 구체적인 삶의 행태는 어떻게 변할 것 같은가. 아울러 마케터나 브랜더들은 어떤 인사이트를 얻어야 할까?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안다는 것은, 이전의 IT혁명보다 더 인류 사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혁명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인간 설계도라는 정보의 효용성을 확실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심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가상 소설에서 언급되었던 신우생학 시대로 가는 일이 없지 않겠는가.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자본의 논리와 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것이 아니라, 인류의 행복을 위한 지혜의 방향으로 가게 만들어야 한다.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나 같으면 ‘PC 천 달러 시대’를 다시 주목하겠다.

 

500달러면 미국에서는 와이프와 상의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1,000달러이면 가족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는 금액이라고 한다. 개인 유전자지도 서비스도 아마 몇 년 안에 천 달러 정도로 가격이 인하될 것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120만 원 정도에 접근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발상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열릴 것이다.

 

우리나라의 몇몇 대기업들이 이미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는 개인 유전자지도를 이용한 서비스는 단순한 제품을 파는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제조업 시대처럼 제품을 찍어내고 판매하는 패러다임으로 이 사업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사회적 혁명을 불러일으키는, 파급 효과가 큰 서비스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법적 윤리적 제도의 합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생각하고 감당할 준비를 해야 한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가 인류가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엄청난 정보라면 구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몇 년 전에는 구글이 *23andMe라는 바이오 기업에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이 유전자지도는 엄청난 인간의 정보가 된다. 그래서 3년 전부터 구글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모로 접촉하고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터넷 유저들의 정보 검색 목적의 60%가 의학정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구글과 손을 잡든가, 아니면 우리만의 독자적인 데이터 창고를 만들든가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어떤 형식이 되더라도 개인유전자 정보를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열람할 수 없는, 즉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형태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는 사회 윤리적, 철학적 논의도 함께 가야 한다. 이제 바야흐로 몇 년 안에 개인유전자지도의 대중화는 의료혁명에서 사회혁명으로 진화되는 분기점을 맞이할 것이다.

 

 

* 환자가 구글러일 때
When the patient is a Googler 이미 인터넷은 건강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 되었다. 미국의 경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2008년 한 해 동안 건강 관련 정보를 얻은 정보원으로 인터넷은 59%의 득표율을 얻으며 55%인 의사를 앞질렀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2007년 <타임>에는 ‘환자가 구글러일 때(When the patient is a Googler)라는 칼럼이 실린 바 있다.

일부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올 때 구글로 검색한 자료를 들고 오는 것에 대한 의사들의 불편함을 적은 내용이다. 그런데 미국의 온라인 의료 전문가인 주드 오레일리는 의료 소비자가 의료 정보를 구할 때 구글을 이용하면 20분 정도 정보를 알아보지만,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서 결국에는 포기하고 1980년대 식으로 친구에게 전화하거나 아는 사람들을 만나서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소셜 네트워크가 건강과 의료 영역에서도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제4의 불》의 저자 정지훈 소장은 지적한다.

 

 

* 구글과 23andMe
개인 유전자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2006년 세계 최초로 SNP 유전자형(genotyping) 분석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생명공학회사 23앤드미(23andME)다. 구글의 공동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의 부인인 앤보이치키가 공동 창립자이며 2006년 창업 이후 구글로부터 총 7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업이 단순한 헬스케어 산업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즉 이제 구글이 세상에 떠도는 정보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의 신체 및 생물학적 정보까지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23앤드미는 24가지 유전병, 17가지 약물에 대한 반응, 34가지 신체적 특징과 81가지 질병에 대한 발병 가능성을 확률로 표시해 알려 준다. 정확성 면에서는 이론의 제기가 있지만, 현재 개인 유전자지도의 연구 속도 현황으로 보았을 때 조만간 훨씬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얻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이것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08년 최고의 발명품(TIME’S Best Inventions of 2008)에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참고로 2007년 <타임> 선정, 최고 발명품은 애플의 아이폰이었다.

 

 

유전적 결정론에 대한 반성이 미래를 진화시킬 것이다

강신익 교수는 인터뷰 내내 유전자가 가지고 있는 지향성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유전적 결정론, 나아가서는 과학결정론에 대한 우려와 딜레마에 대해서 진중하게 언급했다. DNA는 물질인 동시에 정보다. 책에 쓰인 글자와 문장이 종이와 잉크라는 물질로 구성되지만 또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바로 그 DNA를 사람들은 우리의 운명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강신익 교수는 이야기한다. 이는 마치 책상 위에 놓인 비행기표가 가까운 미래에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알려주지만, 그 여행에서 만나게 될 사람과 이국적 경치를 미리 경험하게 해주지는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강신익 교수는 유전적 결정론에서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진화시켜야만 미래를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유전자, 경향성은 있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소설에 등장하는 ‘맞춤아기’가 가능해지려면 인간 유전자에 대한 완벽한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개인 게놈지도가 완성된 것을 볼 때, 이것은 아예 공상과학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는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 게놈지도의 발견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주는 함의는 무엇인가?
강신익(이하 ‘강’) 먼저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자. 유전 정보에 관한 염기서열 즉 30억 쌍에 이르는 염기서열이 밝혀졌다는 것이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물론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쓰이면 좋은 것이고, 그것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전에 유전 정보가 가지는 그 철학적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개인 유전자지도를 놓고 어떤 사람은 마치 자신의 생을 결정짓는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지도’라고 하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적절할 수 있다. 어디로 가는지 방향은 나타내 줄 수 있다. 즉 일정 정도 지향성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유전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중이 가지고 있는 큰 오류일 뿐 아니라 과학자들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결정론적 사유방식이다. 예를 들어, 1992년에 〈뉴스위크〉 표지로 천진난만한 아이 얼굴이 실린 적이 있다. 타이틀은‘이 아이가 게이입니까?’였다. 그 당시에 게이 유전자가 발견되었다고 떠들썩했다. 성적 취향까지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유전자가 가능성은 높여 주지만 게이 유전자가 있을 수는 없다. 그것은 윤리적인 면뿐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옳지 않다. 왜냐하면 생물학적으로보더라도 생명체의 형질 발현이 유전 정보의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후성유전(Epigenesis)’이라고 알려진 이 현상은 유전자로 인해 발생한 단백질과 세포 내외의 환경이 거꾸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되먹임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유전자가 생명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만 모든 형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nature와 nuture의 상호작용이 대세다. 

 

바야흐로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시대가 온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들은 정보혁명만큼이나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견한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PC 천 달러’의 시대처럼, ‘개인 유전자지도가 천 달러의 시대’로 진입하면 사회 문화적인 측면이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10, 20년 후를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시대라고 보는 것은 일견 타당할 수 있다. 그러나 결정론적 시각으로 흐르지 않도록 잘 생각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결정론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할 의도가 없었지만, 사회가 그것을 원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PC 천 달러 시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전자 천 달러 시대에 들어가는 것은 눈여겨봐야 한다. 유전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결정론적 시각이 아니라 하더라도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유전자의 경향성 때문에 그렇다. 예를 들어 유전자 검사를 하니까 내가 40대에 헌팅턴 병에 걸릴 확률이 높게 나왔다. 그러면 생체 정보와 관련된 사회적 제도가 상당히 변화할 것이다. *보험회사에서 나의 보험 가입을 거부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결혼도 유전자 검사를 사전에 실시하자고 하는 문화가 생길지도 모른다. 어쩌면 결혼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상담을 해주는 전문가가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직업을 선택할 때나 취직을 할 때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를 구분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유전자 결정론을 통해서 지나치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둘째, 그렇다 하더라도 경향성은 분명히 있기에 사회가 개인의 생체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 어떤 사회적 변화가 올 수 있을지 미리 파악하고 제도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는 있다.

 

어떤 유전자가 특정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선호도까지도 유전자를 통해 알아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것 같다.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소비자는 늘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 그러나 거기에도 함정이 내재되어 있다. 이럴 때 유전학과 뇌과학을 같이 이야기해야만 한다. 뇌과학은 인간의 정체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구매 행동은 차치하고서라도 공격성 같은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내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순간의 행동은 내가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무죄 석방될 수도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하면, 유전적 결정론에서는 그런 행동조차 유전자가 결정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뇌과학의 최근 연구 성과에 의하면 뇌는 엄청난 가소성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유전자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경향은 갖지만, 뇌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의 부분이 매우 넓고 유전자처럼 생물학적 고유 단계, 즉 물질 단계에서는 컨트롤할 수 없는 인간의 의식, 의지 등의 회로가 있기 때문에 인간을 그렇게 단순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미래 사회는 결정론적 유전학보다는 가변적인 인간의 정체성을 다루는 뇌과학이 훨씬 더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전자가 혁명을 몰고 왔지만, 제한된 의미의 혁명이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결정론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뇌과학은 그렇지 않다. 엄청나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므로 기술혁명이 아니라, 사상혁명까지 몰고 올 것이다. 마케팅을 더 잘하고 싶은가? 유전자정보는 경향성을 보여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뇌과학을 공부해라. 인간의 행동과 결정의 최종은 그곳에 있다고 본다.

 

 

*마이클 센델,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 프랜시스 후쿠야마, 《부자의 유전자 가난한 자의 유전자》 -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시대
최근 많은 학자들이 개인 유전자지도의 대중화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들을 비롯해서 바이오테크놀로지 혁명이 야기시킬 미래 사회에 대한 우려들을 내놓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센델은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의 유전자를 부모가 선택하는 것, 유전공학을 이용해서 아이의 지능을 높인다거나 유전자강화를 통해 운동선수들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 등의 윤리적 딜레마들을 소개하며,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완벽해지려고 하는 인간의 충동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한 바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부자의 유전자, 가난한 자의 유전자》를 통해서 고삐 풀린 생명공학 기술 연구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상업화되면 부잣집 아이들의 지식과 권력 독점은 반영구화될 것이며, 부자의 유전자(gene-rich)와 가난한 자의 유전자(gene-poor) 질서가 고착화되고, 사회는 반자유주의 체제로 전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자는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생명공학을 통제해야 하며, 그것은 위기에 처한 인간 본성을 구제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보험, 고용, 범인색출, 우성인간을 위한 유전자조작 등- 개인유전자지도로 예상되는 사회적 문제들
개인유전자지도의 대중화를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 정보의 놀라운 가치와 함께 사회적 합의 없이 이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전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 계약의 체결을 거부당하거나 위험에 대한 추가부담금을 요구 받을 수 있다. 고용의 문제에 있어서도, 질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걸릴 지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용에서 차별을 겪게 될 소지가 있다. 또한 수사과정의 범인 색출에서도 범인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그 어떤 방법보다 유전자 정보는 더 명확한 증거를 제공한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아직 DNA 지도는 범죄자 확정을 위한 통계적인 증거 가치만을 가지기 때문에 보다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배아 치료를 통한 인간 특성의 선호와 개량이다. 인간 유전자 프로젝트의 완성은 유전자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확대시킨다. 유전자 치료는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 치료와 체세포 유전자 치료로 구별할 수 있다. 전자는 후자와는 달리 완벽한 치료가 가능하고 태아의 낙태를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그러나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 치료는 인간 특성의 선호와 개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늘 사회윤리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인간, DNA보다 전전두엽이 더 강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바이오테크놀로지의 혁명을 바라보며, 마케터들은 어떤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필요할까?
진화, 특히 관점의 진화 즉 사고방식의 진화를 말하고 싶다. 지금처럼 일정한 근거 하에서 기계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진화란 적응을 상대로 한다. 우리에게는 항상 새로운 문제가 주어진다. 그것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예전과는 달리 문제에 대해서 너무 과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인간의 진화 유형과는 다른 방식이다.

 

예전에는 생존과 짝짓기를 통한 번식이 진화의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생존과 번식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적인 면들까지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이는 인간이 전전두엽이라고 하는, 다른 동물이 갖고 있지 않은 조직을 진화시키면서 생존과 번식 이외에 반성이라든지 윤리 등 아주 특별한 성질을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복잡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다만 대략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짐작만 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아마 유전적 결정론이 생각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큰 변화가 올 것인데, 단순하게 기계적으로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고, 전전두엽이 지시하는, 즉 반성하는 능력에 조종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술들을 상업적으로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 유전적 결정론과 조작이 우리를 반성하게 만들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힘과 그것을 통제하는 힘 속에서 운용 방식이 결정될 것이다.

 

유전적 결정론에 대한 반성이 있게 되면, 세상을 보는 틀이 바뀌게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인간의 설계도라고 불리는 유전자지도가 나왔고, 그래서 인간이 유전자를 조작하면서까지 우성유전자를 갖고 싶어하지만, 여기에 나와 있는 소설처럼 유전자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는 또 다른 종류의 인간들을 보며, 세상이 운용되는 방식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과학의 직선적, 기계적 사유방식을 극복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인 알프레드 터보는, 과학은 사실과 가치가 상호작용해서 진화하는 양상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문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장으로 이야기해 달라. 유니타스브랜드 독자인 마케터들은 어떻게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미래를 상상해야 하는가?
미래 예측은 나도 어렵다(웃음). 그러나 이 말은 해주고 싶다. 관점이 현재에 붙들려 있다면 미래를 예측하는데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19세기에 20세기의 미래를 예측하는 그림을 본 적이 있다. 여성이 군대를 지휘하는 그림이었다. 아마도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리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 본다. 그 때 여성이 입고 있던 복장이 무엇이었는지 아는가? 19세기의 여자들이 입던 드레스였다. 바로 그런 것이다. 관점을 바꾸지 않고, 지금의 관점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알프레드 터보는 과학적 사실과 가치가 함께 진화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는 가치로 대변되는 관점과 사실이 함께 스파이럴하게 돌아가면서 공진화할 것이다. 그 진화 양상을 살피는 것이 예측의 기본이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옛날에는 신이 지배한다고 생각했고 천동설이 주류였다. 하지만 갈릴레이, 코페르니쿠스 등을 비롯한 과학자들이 지동설을 주장하며 세상을 보는 세계관이 바뀌었다. 다윈의 등장은 과학적 사실 외에도 또 다른 관점을 우리에게 제시하며 세상을 변화시켰다.

 

나는 앞으로 인류를 변화시킬 새로운 관점이 유전적 결정론의 반성을 통해 뇌과학의 영역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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